갈릴리 호수 동쪽에 길게 자리잡고 누워 있는 골란 고원은 그 산자락에 점재(點在)한 여러 고을들을 보호하듯 마치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예수님께서 그곳들을 두루 다니시며 전도하던 첫 번째 여행을 마치시고 배를 타고 다시 갈릴리 바다 서북 해안에 위치한 가버나움으로 돌아오셨다. 그분에게 여로(旅路)의 종착역은 늘 가버나움이었다. 주님은 회당 바로 곁에 있는 베드로의 집으로 가서 좀 쉼으로 여독(旅毒을 풀고자 하셨으나 동네 사람들이 가만 둘 리가 만무했다. 주님이 다시 돌아오셨다는 소식이 이집 저집으로 퍼졌고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가버나움 사람뿐만 아니라 갈릴리 지역 사방에서도 허다한 사람들이 물밀듯이 모여들었다. 지난 번에 들었던 주님의 매혹적인 말씀을 또 듣고 싶어 안식일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갈급하여 모여든 사람, 호기심을 가진 구경꾼들, 주님의 치유의 능력으로 고침을 받기 위해 찾아온 수많은 환자들이 삽시간에 베드로의 집 안팎으로 둘러 진쳐 인산 인해(人山人海)를 이루었다. 불행하게도 군중들 속에는 산헤드린이 파견한 예수님을 책잡으려는 정탐꾼들도 숨어 있었다. 이를 괘념치 않으신 예수님은 당신을 찾아온 모든 사람들에게 도 (道)를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도”란 구원의 복된 소식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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