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병거 제2장 이스라엘 초기 역사상의 성전(聖戰)
 출애굽기 15장에 기록된 모세의 노래와 사사기 5장에 나오는 드보라의 노래는 모두 이스라엘의 후기 축제 행사에서 사용되는 승리의 찬송이 되었으며, 그리하여 이 노래들은 이스라엘의 종말적인 희망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2) (43.2)
 이스라엘의 사사시대에 있었던 야훼 전쟁의 유형 한 가지를 더 언급하고자 한다. 그 사건은 기드온이 미디안 사람들과 벌인 전쟁시 여호와께서 기적적으로 개입하신 사건이다(삿 6-8장).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에게 나타나셔서 그를 이스라엘의 군대 대장으로 직접 임명하셨다. “너는 이 네 힘을 의지하고 가서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라”(삿 6:14). 기드온은 오브라에 있는 바알의 단을 헐어 버린 후 전투 준비를 하기 위하여 이스라엘의 각 족속들로부터 지원자들을 집결시켰다. 그렇지만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너를 좇는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붙이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스려 자긍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삿 7:2). (43.3)
 기드온은 자신의 군대를 300명의 전사들로 축소한 후 나팔을 불고 항아리를 부수고 “여호와를 위하라 기드온을 위하라”(삿 7:20. 예루살렘 성경)는 승리의 함성을 지르면서 미디안 사람들을 급습하였다. 이 작전은 미디안 사람들을 완전히 공포에 사로잡히게 하였기에 “여호와께서 그 온 적군으로 동무끼리 칼날로 치게” 하셨다(22절). 기드온은 미디안의 두 방백(왕)을 사로잡아 죽인 것을 제외하고는 싸우지 않았는데 이것은 모세가 홍해에서 애굽으로부터 거둔 승리와 많은 유사성을 띤 사건이다. 기드온은 오직 미디안 사람들의 왕들과 그들이 지휘한 군대의 패배를 마무리지었을 뿐이다. 그런데 야훼께서 애굽 군대로부터 대단한 승리를 얻었기 때문에 모세가 야훼를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환호하였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출 15:18),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드온에게 이제 그들의 왕이 되어 달라고 청하였다. 기드온의 역사적인 답변은 이러했다. “내가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하겠고 ∙∙∙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삿 8:23). 이스라엘의 야훼 전쟁은 홍해에서의 하나님의 주권적 간섭 행위를 따라 만들어졌다. 주님은 성전(聖戰)의 유일한 집행자이셨다. 그분만이 이스라엘의 구세주이셨다. 야훼의 임재하심은 신정 정치하에 있는 이스라엘의 승리와 존재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43.4)
 몇몇학자들은 초기 선지자 시대에 있었던 한 중요한 사건도 성전(聖戰)의 범주 안에 분류한다. 이 사건은 이스라엘이 갈멜산에서 야훼와 그들이 맺은 언약을 갱신하고 그분만을 따르겠다고 극적인 결정을 한 후에 일어났다. 그 사건 발발시에 야훼의 영광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선지자 엘리야는 뉘우치고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인정하기를 거부한 450명의 바알 선지자들과 450명의 아세라 선지자들을 도살하라고 명령함으로 자신의 정치적 권위를 행사하였다(왕상 18:19-40). (44.1)
 야훼의 참 선지자 한 명과 바알의 많은 선지자들의 대결 즉 참된 경배와 배도한 경배의 충돌 사건인 갈멜산에서의 영적 전투는 하나님의 영광이 갑작스럽게 번뜩이고, 곧 이어 뉘우치지 않는 모든 거짓 선지자들을 처형함으로 그 절정에 다다랐다. 윌리암 쉐이(William H. Shea)는 대단한 통찰력으로 갈멜산에서의 엘리야의 폭로가 어떻게 아마겟돈의 모형이 되는지를 지적하였다. “갈멜산상의 전투로부터 우리는 요한계시록의 ‘아마겟돈 전쟁’이 의존하는 영상(映像)적 표현(imagery)을 끌어내야만 한다. 후자의 모든 주요 요소들은 구체적인 역사적 형태로 열왕기상 18장에 병행되어 나타난다.”3) (44.2)
 이스라엘의 선지자들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야훼 사바옷(Yahweh Sabaoth), “만군의 여호와”란 이름으로 279번씩이나 칭하였다. 어떤 구약 신학자들은 선지자들이 이 칭호로 신적 전사로서의 야훼를 칭하고자 하였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만군(hosts)이라는 용어는 야훼께서 통치하는 하늘과 땅에 있는 세력들을 가리킨다. “야훼는 모든 초자연적 세력들의 사령관이고 또 이스라엘 군대들의 사령관이었다.”4) (45.1)
 이스라엘이 마침내 자신의 언약의 하나님을 이전에는 가나안 사람들의 본거지였던 시온산에 지존한 왕으로서 모셨을 때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시고 전사이신 야훼에 의한 가나안의 정복을 거룩한 예전(禮典. liturgy)중에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시편 24편을 지었다. 언약궤와 함께 제사장의 행렬이 시온 요새의 고대 문들에 당도하였을 때 다음의 노래로 화답함으로 그 행사의 종교적 의미를 표현하였다: (45.2)
영광의 왕이 뉘시뇨
강하고 능한 여호와시요
전쟁에 능한 여호와시로다 ∙∙∙
만군의 여호와께서
곧 영광의 왕이시로다
(시 24:8-10. 예루살렘 성경)
(45.3)
 야훼를 이스라엘의 전쟁에 능한 사령관으로서 또 승리의 전사로서 높임으로 인하여, 활짝 열린 문을 통해 하나님의 언약궤와 기쁨에 찬 무리들이 예루살렘에서 야훼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하여 시온성에 들어간다.

 (46.1)
 다윗은 그가 “어디를 가든지 여호와께서 이기게 하시었기”(삼하 8:6)때문에 인접한 모든 민족들은 결국 그의 치리하에 굴복하여 들어왔다. 결국 이스라엘의 연례 축제들에 참석한 모든 속국들의 지도자들은 야훼의 왕권을 환호하는 것으로 인정하였다. (46.2)
너희 만민들아 손바닥을 치고
즐거운 소리로 하나님께 외칠지어다
지존하신 여호와는 엄위하시고
온 땅에 큰 임군이 되심이로다
(46.3)
여호와께서 만민을 우리에게,
열방을 우리 발 아래 복종케 하시며 ∙∙∙ .
(46.4)
하나님이 즐거이 부르는 중에 올라가심이여
여호와께서 나팔소리 중에 올라가시도다 ∙∙∙ .
(46.5)
열방의 방백들이 모임이여
아브라함의 하나님의 백성이 되도다
세상의 모든 방패는 여호와의 것임이여
저는 지존하시도다(시 47:1-9. 예루살렘 성경).
(46.6)
 신학자들은 시편 47편에서 하나님과 또 미래의 큰날에 그의 메시야를 향해 우주적이고 전세계적인 찬양이 있을 것이라는(계 5:13) 더 깊은 약속을 알아차렸다. (47.1)
 2. 다윗 가문의 왕들에 의한 야훼 전쟁들
 다윗의 계승자들은 이스라엘 나라의 평화를 유지할 수 없었다. 시편 2장이 극적인 필체로 묘사한 바와 같이 속국들은 다윗 왕가에 대해 반역을 꾀하기 시작하였다.5) 야훼 전쟁들이 그 본질상 더욱더 세속적으로 변해 갔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벌였던 모든 전쟁이 진정한 야훼 전쟁의 범주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전쟁들은 야훼 전쟁의 표들을 지니고 있다. 진정한 성전(聖戰)의 근본적인 검증 각인은 왕에 의해서가 아니라 선지자나 혹은 영감을 받은 제사장이 전쟁 결정적인 소환 명령을 내림에 있었다. 사무엘의 승계자들로서 선지자들은 외교 정책과 신정정치상의 이스라엘의 전략적 전쟁에 있어서 최고의 권위를 행사하였다(왕상 20:13, 14; :22:1-28). 선지자는 왕에게 기름을 부었고, 왕을 책망할 수 있었으며, 어떤 특정한 왕에 대한 하나님의 거부조차도 선언하였다(삼상 10:1; 15:22; 왕상 18:17, 18; 19:15, 16; 20:41, 42; 렘 34장을 보라). (47.2)
 어느구약 신학자는 “아합 시대쯤(주전 869-850) 되어서는 군사적 상황에서 야훼의 대변자로서의 선지자는 이스라엘이나 유대의 어떤 왕도 무시할 수 없는 정치 세력이었다”고 결론을 내린다.6) 전형적인 “전쟁에로의 소환”(summons to war)은 예언적 연설의 기본적인 형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왕(요하스)은 그가 선지자 엘리사의 죽음의 침상에서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여 ∙∙∙ 이스라엘의 병거와 마병이여”(왕하 13:14; 2:12 참조)라고 부르짖었다. 이때 그는 선지자의 정치적 권위를 파악한 것처럼 보인다. (47.3)
 유다의 신정정치에서 가장 뛰어난 왕 중의 한 왕은 여호사밧 왕이었다. 모압과 암몬이 주전 9세기 중반에 그와 싸우러 왔을 때 그는 국가적 금식일에 모든 유다를 하나님께 바치면서 성전 뜰에서 공중 기도를 드렸다. “우리 하나님이여 저희를 징벌하지 아니하시나이까 우리를 치러 오는 이 큰 무리를 우리가 대적할 능력이 없고 어떻게 할 줄도 알지 못하옵고 오직 주만 바라보나이다”(대하 20:12). (48.1)
 하나님의 영감을 받은 레위 제사장이 유다에게 다음과 같은 승리의 보증으로 응답하였다. “이 큰 무리로 인하여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말라 이 전쟁이 너희에게 속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라 ∙∙∙ 이 전쟁에는 너희가 싸울 것이 없나니 항오를 이루고 서서 너희와 함께한 여호와가 구원하는 것을 보라 유다와 예루살렘아 ∙∙∙ ”(15-17절). 그리하여 이스라엘의 군대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에게 성별되었다(신 20:1-4). 선지자의 보증은 여호사밧으로 하여금 확신에 가득 차게 하였고 그래서 그는 군대의 앞에서 행하며 여호와를 찬양하는 찬양단을 조직하였다. 그때 갑작스러운 공포가 이스라엘의 적군을 쳐서 일치 단결성을 깨고 군대를 파하였다. “암몬과 모압 자손이 일어나 세일산 거민을 쳐서 진멸하고 세일 거민을 멸한 후에는 저희가 피차에 살육하였더라 유다 사람이 들 망대에 이르러 그 무리를 본즉 땅에 엎드러진 시체뿐이요 하나도 피한 자가 없는지라”(대하 20:23. 24). 예루살렘이 찬양과 넘치는 감사로 응답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