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병거 제2장 이스라엘 초기 역사상의 성전(聖戰)
 신학자들은 이스라엘이 탈출(액소더스)한 것과 그 이후 이스라엘로 하여금 약속된 가나안 땅을 정복케 하신 하나님의 해방 행위를 표현하고자 성전(聖戰)이란 용어를 창출해 냈다. 언약의 하나님되신 야훼께서는 압제하는 국가들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속하는 일을 주도하셨고, 그 이스라엘에게 엄청난 악행 중에 살고 있던 가나안 땅의 각기 다른 일곱 족속의 토지 소유권을 박탈하는 권한을 부여하셨다(신 7:1, 2; 9:4, 5을 보라).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해방된 이후에 하나님을 거룩한 전사(戰士)로 찬양하였다. “여호와는 용사(개역성경은 ‘용사’로 공동번역은 ‘전사’로 번역)시니 여호와는 그의 이름이로다”(출 15:3). 혹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야훼는 전사시니 야훼는 그의 이름이로다”(예루살렘 성경). 구약성경은 장차 이 개념이 다양해질 것이기 때문에 야훼 전쟁에 관하여 획일적으로 묘사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특징적인 요소들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반복하여 나오는 다수의 특징들을 성찰할 수 있다. (37.1)
 1. 초기의 야훼 전쟁들
 성령 충만한 지도자들은 종종 나팔을 불어 야훼의 명령을 따르는 자원군을 소집하고자 사자들을 파견하여 군사적인 동원을 하곤했었다(삿 3:27; 6:34; 삼상 13:3). 이스라엘은 입대한 이 병사들을 “사시는 하나님의 군대”(삼상 17:26)로 보았다. 병사들은 스스로 성별함, 절제함, 하나님께 서원함이라는 엄격한 규율에 복종하였다(수 3:5; 삼하 11:11; 민 21:2). 선지자는 특정 전투가 개시되기 전에 하나님께 희생제물을 드리고 조언과 전쟁의 지휘를 구하였다(삼상 7:9; 13:9-12; 삿 20:23, 27). 그리고 나서 선지자는 야훼께서 원수를 이스라엘의 손에 “붙이신다”고 말함으로 그 원수에 대하여 거둘 승리의 절대적 확실성을 선포하였다(수 2:24; 6:2, 16; 8:1; 10:8, 19; 삿 3:28; 4:7; 7:9 등). 이 보증은 야훼께서 전쟁터에서 이스라엘을 앞서가신다는 확신에 그 근거를 두고 있었다(삿 4:14; 신 20:4). (38.1)
 제사장들은 초기에 “여호와의 언약궤”를 운반함으로써 이 점을 드러내곤 했었다(수 3:11). 사무엘상 4-6장에 나오는 기사는 야훼께서 이스라엘의 거룩한 사령관으로서의 소유하신 주권을 환호하고 있다. 이스라엘이나 블레셋 어느 누구도 하나님의 보좌와 그의 통치권의 상징인 거룩한 궤를 제어할 수 없었다. 야훼께서는 자신의 백성을 돌보고 계셨다. 제사장이 언약을 파기하거나(삼상 2장) 또는 주와 상의하지 않고 전쟁을 선포했을 때 이스라엘은 패배했고 이스라엘의 병사들은 도륙을 당하였다(삼상 4:10, 11). (38.2)
 블레셋 족속이 하나님의 언약계를 탈취한 사실은 야훼의 전쟁(Yahweh’s war)개념이 극적으로 반전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실상 야훼는 자기 백성과도 전쟁을 벌이실 수 있었다. 이점은 이스라엘의 후기 선지자들의 종말적 전망에서 더욱 발전되어진 개념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이 거룩하신 주님과 진실되게 언약적으로 교류함을 지속하는 한 하나님의 언약궤를 들 때마다 그 행위는 야훼께서 일어나시어 이스라엘이 치를 전쟁을 싸워주시는 것을 뜻하였다. (38.3)
궤가 떠날 때에는 모세가 가로되
‘여호와여 일어나사 주의 대적들을 흩으시고
주를 미워하는 자로 주의 앞에서 도망하게 하소서’
하였고
궤가 쉴 때에는 가로되
‘여호와여 이스라엘 천만인에게로 돌아오소서’하였더라
(민 10:35, 36. 예루살렘 성경).
(39.1)
 성경은 이러한 전쟁들을 야훼의 전쟁으로 보고 있다(삼상 18:17; 25:28). 이스라엘은 그 전쟁들을 별도의 책 즉 “여호와의 전쟁기”(민 21:14)라 칭하는 책에 수록하였지만 그 책은 현존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원수들은 역시 야훼의 원수로 간주되었다(삿 5:31; 삼상 30:26; 시 83:1-3). 성경은 이스라엘의 전쟁에 있어서 야훼의 역할을 한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묘사하고 있다. 즉 어떤 경우 이스라엘은 여호와께서 싸우시는 동안 가만히 있어야만 했었고(출 14:14; 사 30:15), 또 다른 경우 야훼는 이스라엘에게 공포에 질린 원수들을 진멸하고 그 원수들을 추방(히브리어로는 헤렘〈הֶרֶם〉으로 파문, 추방 또는 저주를 뜻함)하도록 요구한 승리자의 모습을 띠고 있다(신 7:2, 5, 6; 20:16-18). 여선지자 드보라도 메로스 성에서 살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와서 여호와를 돕지 아니하기 때문에”(삿 5:23) 그들에게 저주를 선언한 바 있었다. 밀리어드 린드(Milliard C. Lind)는 “야훼께 전리품을 헌납하고 모든 생명을 진멸하는 것인 헤렘은 ∙∙∙ 이스라엘과 근동의 타민족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하나의 성전(聖戰)제도였다”라는 흥미로운 견해를 제시한다.1) 야훼께서 전사로서 행하시는 활동의 특징은 원수들 가운데에서 어찌할 줄 모르게 하는 혼란, 때로는 그 군대의 전면적인 자멸을 야기시키게 하는 갑작스러운 떨림과 가공할 만한 일을 행하시는 것이었다. (39.2)
새벽에 여호와께서 불 구름 기둥 가운데서 애굽 군대를 보시고 그 군대를 어지럽게 하시며 그 병거 바퀴를 벗겨서 달리기에 극난하게 하시니 애굽 사람들이 가로되 “이스라엘 앞에서 우리가 도망하자 여호와가 그들을 위하여 싸워 애굽 사람들을 치는도다”(출 14:24. 25).
(40.1)
들에 있는 진과 모든 백성 중에 떨림이 일어났고 부대와 노략꾼들도 떨었으며 땅도 진동하였으니 이는 큰 떨림이었더라 ∙∙∙ 사울과 그와 함께한 모든 백성이 모여 전장에 가서 본즉 블레셋 사람이 각각 칼로 그 동무를 치므로 크게 혼란하였더라(삼상 14:15-20; 또한 출 15:15, 16; 23:27; 신 2:25; 7:23; 11:25; 수 2:9, 24; 5:1도 보라).
(40.2)
 성경은 또한 해가 어두워지는 것, 갑자기 강물이 마르고 역류하는 일, 갑작스러운 폭우, 우박, 뇌성 및 지진과 같은 자연 현상을 통해 이스라엘이 전쟁에 승리하도록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역할에 관하여 말하여 준다(출 14:19~21; 수 3:13; 4:23; 5:1; 삿 5:20, 21; 삼상 7:10; 14:15, 20). 이와 같은 우주적 요인들은 이스라엘의 전쟁에 구원하며 멸망시키는 하나님의 현현(theophany)이라는 측면을 덧붙였다. 이 점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편에서 싸우고 있다는 것을 원수들로 하여금 시인하도록 하였다(출 14:14; 수 2:9-11). (40.3)
 다른 한편 야훼 전쟁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스라엘의 승리하시는 왕과 구속자인 하나님께 대하여 이스라엘이 바치는 영광이다. 이것은 출애굽기 15장에 나와있는 모세 노래의 중심 주제이다. 모세는 애굽의 군대가 수장된 것을 오로지 야훼의 장엄한 현현과 왕권의 결과로 돌렸다. (40.4)
여호와는 용사(전사)시니
여호와는 그의 이름이로다.
그가 바로의 병거와 그 군대를
바다에 던지시니 ∙∙∙ .
(41.1)
여호와여 주의 오른손이
권능으로 영광을 나타내시니이다.
여호와여 주의 오른손이
원수를 부수시니이다 ∙∙∙ .
(41.2)
여호와의 다스리심이
영원 무궁하시도다(출 15:3-18).
(41.3)
 야훼의 전쟁에 관한 또 다른 사례는 여호수아 6장에 진술된 여리고의 멸망 사건이다. 그 성이 함락되기 전에 이스라엘 군대의 거룩하신 대장께서 여호수아 앞에 나타났다. 그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는 엎드려 절하고 “나의 주여 종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니이까”(수 5:14)라고 물었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그는 “보라 내가 여리고와 그 왕과 용사들을 네 손에 붙였노라”(수 6:2)는 보증을 받았다. 이때로부터 이스라엘은 야훼의 전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부름을 받았다. (41.4)
 이스라엘이 칠 일 동안 야훼의 궤를 들고 여리고 도성 주위를 조용히 돌고 제사장들이 나팔을 불고 백성들이 다 “큰 전쟁의 소리”(수 6:5; 예루살렘 성경)를 외치고 난 후, 여리고 성벽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려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이 어떻게 하나님의 주권적 행위만으로 야기된 것인지를 보여 주었다. 이스라엘에게는 그 원수의 성읍에 있는 것을 멸하라는 책임이 주어졌다(수 6:21). 적으로부터 노획한 전리품을 몰래 감추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다 지파에 속했던 아간에게 일어났던 것과 같이 야훼의 파문하에 역시 망하게 되어 있었다. 아간은 노략한 물건 중에서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얼마의 은과 금덩이를 취하여 자신의 장막 안 땅속에 감추었다. 야훼의 전쟁법에 충성하지 않은 그의 행위로 말미암아 이스라엘 군대가 아이 성 전투에서 패하였다. 하나님에 의하여 발각된 아간은 하나님께 자복하고 그에게 “영광”을 돌렸다. 그가 처형된 후, 이스라엘은 야훼의 전쟁에서 다시금 승리할 수 있었다(수 7-8장). (41.5)
 야훼가 이스라엘을 조건부적으로 지지한다는 원리는 모세의 언약에도 나온다. 하나님의 축복과 저주는 신성한 언약이 요구하는 의무에 대하여 이스라엘이 보이는 반응에 달려 있었다. 전쟁의 승리나 패배는 신명기 32장에서 하나님께서 “내가 죽이기도 하며 살리기도 하며 상하게도 하며 낫게도 하나니”(39절)라고 자신의 법적 조치 이유를 공포한 하나님의 법정 판결 결과이다. (42.1)
 야훼 전쟁의 또 다른 사례는 사사기 4장5장에 나온다. 여기서 드보라는 가나안 왕 야빈과 그의 군대 장관 시스라를 므깃도의 강가에서 패배시킨 야훼의 “의로우신” 행위를 찬양하고 있다. (42.2)
별들이 하늘에서부터 싸우되
그 다니는 길에서
시스라와 싸웠도다.
기손강은 그 무리를 표류시켰으니
이 기손 강은 옛 강이라(삿 5:20. 21).
(42.3)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시스라의 병거들이 궁지에 빠져 희망을 잃었고, 이스라엘에게 순식간에 승리를 안겨 준 실제로 발생했던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 발발했다. “시스라의 온 군대가 다 칼에 엎드러졌고 남은 자가 없었더라”(삿 4:16). 드보라는 이스라엘의 승리의 찬양을 묵시문서적 중요성을 지닌 말로 이렇게 끝맺고 있다. “여호와여 주의 대적은 다 이와 같이 망하게 하소서”(삿 5:31). (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