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요한계시록 제2장 요한계시록은 어떤 책인가?
 요한계시록의 서언(1:1-8)은 하나님이 계시를 주시는 분임과 동시에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그의 백성들에게 보여 주기 위하여 그의 아들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분임을 밝혀주고 있다. 더 나아가서 이 계시의 저자와 원래의 수신인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이 책의 중심 되는 주제와 목적을 기술하고, 이 계시록이 어떻게 기록되었는지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요지를 소개한다. 요한계시록의 첫 8절은 다음과 같다. (30.1)
 성경절 : 요한계시록 1:1-8 (30.2)
 요한계시록의 중심 주제(1:1a)
 요한계시록의 첫 구절은 이 책의 제목을 말해주는데,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는 것이다. “계시”를 뜻하는 그리스어 아포칼륍시스(apokalupsis)는 “베일을 벗김,” “드러냄” 또는 “나타냄”이라는 의미이다. 영어 apocalyse는 그리스어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그러므로 “계시록”(Apocalypse, “묵시록”)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책”이다. (31.1)
 요한계시록을 기록한 그리스어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는 구절은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로, 그것은 “예수에게서(from Jesus) 온 계시”라는 뜻이고, 둘째는 “예수에 관한(about Jesus) 계시”라는 뜻이다. “예수에 관한 계시”라 함은 그 책에 예수님이 계시되어(나타나) 계신다는 의미이다. 이 계시는 하나님께로부터 예수님을 통하여 왔고, 예수께서는 천사를 통하여 사도 요한에게 전달하였으며(1:1; 22:16), 이 책의 나머지 내용은 예수님이 그 책의 총 주제임을 증거하고 있다. 예수님은 이 책의 내용의 “알파와 오메가”이고, “시작과 끝”이요(21:6; 22:13), 또 “처음과 나중”(1:17; 22:13)이다. 이 책은 예수님으로써 시작하고 예수님으로써 끝난다. (31.2)
 이 책의 표제는 우리가 이 책에서 무엇을 찾아야 할지를 가리켜준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는 말은 계시록의 주된 초점이 예수 그리스도임을 말해준다. 그분은 이 책의 참된 의미를 열어 주는 열쇠이다. 요한계시록의 내용은 흉측하고, 기괴하고, 공포를 일으키는 “할리우드 묵시”와 같은 음침한 장면과는 다른 것이다. 이 책의 표제를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The Revelation of Jesus Christ”)라고 칭함으로써 영감을 받은 이 책의 저자인 요한은 그가 기록한 책이 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리스도의 독특한 모습을 보여 준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말해주고자 했다. (31.3)
 사복음서가 복음이듯이 요한계시록도 하나의 복음이다. 사복음서와 요한계시록은 동일한 예수님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예수님의 존재와 역할의 각기 다른 측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복음서는 예수님을 영원 전부터 존재하시는 하나님의 아들이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인간이 되신 분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당하시고 부활하신 후에 하늘로 올라가신 분으로 묘사한다. 그렇다면 지금 그분은 하늘에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요한계시록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열어준다. 이 책은 예수님이 하늘로 올라가신 후에 하늘의 보좌에 앉으셨고, 지금은 온 우주를 다스리고 계심을 드러내 준다. (32.1)
 사복음서는 또한 예수님이 승천하시기 전에 장차 그의 백성과 나눌 상호관계에 관하여 두 가지의 약속을 하셨다고 우리에게 말해 준다. 첫째는 그분이 세상 끝날까지 그의 백성들과 항상 함께하실 것이라는 약속이고(마 28:20), 둘째는 그가 다시 오셔서 그의 백성을 그가 계신 곳으로 데려가시리라는 약속이다(요 14:1-3). 요한계시록은 이 두 가지 약속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책은, 첫째로, 예수님이 전 역사를 통하여 세상 끝까지 그의 백성과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성취하시는지를 기술하고(계 1-18), 둘째로, 그가 이 세상 역사의 끝에 어떻게 오셔서 그들과 연합될지를 묘사한다(계 19-22). (32.2)
 이 요한계시록이 없었다면, 승천하신 후 하늘에서 그의 백성의 구속을 위하여 봉사하시는 그리스도의 중재 역할을 우리는 잘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요한계시록은 충만한 의미에 있어서 복음이다. 이 책은 복음의 본질인 “복된 소식”을 전한다. 이 계시록의 복음은 자신의 죽음 덕분에 죽음과 무덤을 정복하신 영광스럽게 되신 그리스도를 강하게 제시한다(계 1:17-18). 그분은 그의 백성을 절대로 버리지 아니하고, 그가 재림하여 그이 백성을 자신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실 때까지 그의 백성들과 항상 함께 계실 것이다. (32.3)
 요한계시록의 목적(1:1b)
 이 책의 서두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반드시 속히 될 일을”(1:1)보여 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의 상당한부분이 미래의 사건들을 다루는 것은 타당하고 확실하다. 이 책의 전반부(1-11 장)는 제1기로부터 세상 끝 날까지의 시기 동안에 일어나는 사건들을 묘사하는 반면, 후반부(12-22장)는 주로 세상의 끝과 예수님의 재림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구분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한다. “이 책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 보이면서 또한 장차 일어날 사건들을 드러내 보이는가?” (33.1)
 요한계시록의 예언들은 예언된 사건들이 왜 일어나야 하는지 그 이유를 하나님의 관점에서 설명해 준다. 이 예언들은, 장차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하나님께서 관할하신다는 확신을 준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그것은 이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을 성취한다는 것을 확증해 준다. (33.2)
 하지만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미래에 일어날 사건들—이미 이루어진 것들이든지 아직도 일어나지 않은 것들이든지 간에—자체가 계시록의 가장 중요한 주제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 미래의 사건들이 기록된 것은 계시록을 점(占)치는 책으로 만들기 위함이 아니고, 그 예언들이 주어진 것은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우리의 집요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함도 아니다. 이 예언서의 일차적인 목적은 예수님께서 세상 역사와 종말의 사건들이 진행되는 전 기간을 통하여 그의 백성들과 함께 계시는 것을 우리에게 확신시키는 것이다. (33.3)
 그러나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예언의 말씀을 통해서 밝히지 아니하시면, 그의 백성과 함께하시겠다는 그의 약속의 충만한 의미가 무효화될 것을 예수께서는 알고 계셨다. 그의 기별 가운데 이 사건들을 생생하게 묘사한 것은 우리에게 마지막 때에 있을 위기의 심각성과 그때에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인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 위기의 때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이 어려운 시기 동안에 그들을 붙들어 주기 위해 그들과 함께 하리라는 그리스도의 약속을 생각나게 할 것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오직 너희에게 이 말을 이르는 것은 너희로 그 때를 당하면 내가 너희에게 말한 것을 기억나게 하려 함이요”(요 16:4)라고 하셨다. (33.4)
 우리가 마음속에 새겨야 할 것은 마지막 때에 관한 예언의 성취는 추측이나 흥미 위주로 해석하는 주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이 세상의 마지막 때에 무슨 일(what)이 일어날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이 책은 정확하게 언제(when) 그리고 어떻게(how) 그 종말 사건들이 일어날 것인지는 우리에게 보여 주지 않는다. 이 예언들이 어떻게 성취될 지를 정확하게 예언하고자 많은 책이 저술되었고, 웹 페이지들(web pages)도 많이 생겼다. 그러나 대부분의 발표된 생각이나 내용들은 사람들을 잘못 인도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러한 해설들은 성경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고, 풍유적인 해석이나 헤드라인 뉴스에 기초한 상상에 의해 해석된 것이기 때문이다. 최후에 일어날 사건들이 전개되는 방법은 하나님만이 아시는 비밀이다(마 24:36; 행 1:7). 이러한 일들은 오직 그 일들이 이루어질 때에야 우리가 알게 될 것이며, 그 이전에는우리가 알지 못한다(요 14:29; 16:4). (34.1)
 우리가 요한계시록을 바르게 이해하면, 이 안에 기록된 예언들은 실질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오늘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가르쳐 주며,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위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 예언들을 연구하는 것은 우리를 더 좋은 그리스도인으로 만들어 주고, 우리가 우리의 영원한 운명을 심각하게 다루도록 동기를 부여할 것이며, 우리로 하여금 복음 기별을 가지고 우리 주위의 사람들에게 다가가도록 강권할 것이다. (34.2)
 이 책의 상징적 언어(1:1c)
 요한이 그리스어로 기록한 이 계시록의 서두는 계시의 내용은 이상(異像, vision)을 통해 천사가 요한에게 “지시” 또는 “표명”(signify)했다고 설명한다. 이 말의 그리스어는 세마이노(semainō, 영어로 signify)인데, 이 단어의 기본 의미는 “기호(signs)나 상징(symbol)을 통해 보여 주다.”이다. 이 단어는 히브리어 성경을 그리스어로 번역한 「70인역」(Septuagint)에서 다니엘이 느부갓네살 왕에게 그의 꿈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도 사용되었다. 다시 말해서, 상징들—즉 금, 은, 놋, 철로 만들어진 우상—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미래에 일어날 일”(단 2:45)을 왕에게 보여 주신 꿈 이야기에서 사용되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요한계시록의 서두에서 이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계시자 요한은 이 책에 기록된 것들이 밧모섬에서 이상들을 통하여 상징적으로 제시된 것임을 말해 준다. (34.3)
 요한계시록은 하늘의 실재(實在)들이나 미래의 사건(事件)들이 문자적으로 해석되도록 사진으로 찍은 것과 같은 묘사들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예언된 장면들과 사건들 자체가 사실이기는 하지만 요한에게 그것들은 상징적 형태로 제시되었다. 성령의 감동 아래서 그에게 상징적으로 보여 주신 것들을 요한은 충실하고 정확하게 기록하였다(계 1:2). 하지만 인간의 제한된 언어로는 요한이 계시에서 본 하늘의 사물들을 충분히 표현할 수가 없어서, 요한은 무엇과 “같은”(“like”) 또는 어떤 것 “처럼”(“as”)과 등의 표현들을 덧붙이기도 하였다. (35.1)
 상징들을 문자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예언의 기별을 왜곡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요한계시록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특성을 명심해야 한다. 성경의 일반적인 책들을 읽을 때는, 상징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분명한 지시가 없는 한, 그 내용을 문자적으로 이해해야 하지만, 요한계시록을 연구할 때는 본문이 문자적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지시하지 않는 한, 기록된 장면들이나 사건들을 상징적 의미로 이해 해야한다. (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