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지으시던 일은 저녁이 이를 때에 마치었다”(
창 2:2). 하나님의 지으시는 하나님의 구속의 일은 역사의 저녁인 종말이 이르러 옴으로 다 마쳐지는 것이다. 아니다. 하나님이 지으시던 일이 다 마쳐져야 저녁이 왔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구속사업이 다 마쳐져야 역사의 저녁이 오는 것이다. 그리고 안식이 오는 것이다. 저녁과 더불어 안식일이 시작되는 것이다. 저녁과 더불어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되는 것이다. 여섯 날처럼 아침이 되고 저녁이 되는 날이 아니라 하루 종일이 저녁인 날이 완성의 저녁과 함께 시작되는 것이다. 아침과 저녁이 교환하는 날이 아니고, 낮과 밤이 교차하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날이 아니고,
“하나님의 영광이 비취고 어린양이 그 등이 되므로 해와 달의 비침이 쓸데없는”(
계 21:23) 날이 시작되는 것이다.
“민족이 그 빛 가운데로 다니고 땅의 왕들이 자기 영광을 가지고 그리고 들어오는” 하늘의 날들이 시작되는 것이다. 햇빛이 없어 저녁이지만 하나님의 영광의 빛과 어린양의 빛으로 환하여
“밤이 없는”(
계 21:25) 나라,
“하나님과 어린양이 성전인”(
계 21:22) 나라가 창조와 구속이 완성되는 저녁과 함께 시작되는 것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만 해가 질 때 비로소 날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 안식의 나라도 창조의 일이 마쳐지는 저녁과 더불어 비로소 깃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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