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시되 미련하고 선지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 하시고 이에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시니라(누가복음 24:25-27).
(284.1)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셨을 때 제자들의 소망은 산산이 깨졌다. 글로바는1 다른 제자와 함께 엠마오를 향해 가고 있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들과 동행하며 최근에 발생한 사건의 의미를 성경을 통해 설명해 주셨다. 예수님이 성경을 풀어 주실 때 그들의 마음은 뜨거워졌다. 이제는 더 이상 어깨가 축 처진 낙담자가 아니었다. 더 이상 예수님이 동행하지 않으셨지만 그들은 그분의 메시아 되심에 대해 흔들릴 수 없는 확신을 갖고 가던 길을 돌이켜 예루살렘으로 갔다. (284.2)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을 굳건히 세우기 위해 사용하신 것은 성경이었다. 주님은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 곧 히브리어 성경 타나크(TANAKH)를2를 갖고 메시아의 인격과 사역에 대해 제자들을 가르치셨다(눅 24:44). (284.3)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이천년이나 되는 지금까지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은 그분이 구약에 약속된 메시아라는 것을 제자들에게 확신시켜 주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그분을 매달았던 십자가 나무 기둥이나 손과 발을 십자가 형틀에 고정시켰던 대못 조각, 그분의 시신을 감쌌던 수의 등의 유물을 자신의 메시아 되심에 대한 증거로 제시하지 않으셨다. (285.1)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직접 교제하는 특권을 누렸던 제자들도 성경의 교훈을 통해서 믿음 위에 든든히 서는 일이 필요했다면 주님이 승천하신 지 이천년이나 되는 이 시대에 성경 위에 믿음을 세우는 일은 얼마나 더 중요한 일인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성경을 통해 확고히 하지 않는다면 마지막 시대에 온갖 오류와 거짓 선지자의 미혹에 빠지기 쉽다. 예수님은 거짓 교훈이 마지막 때에 큰 위기를 가져올 것에 대해서 미리 경고하셨다.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 큰 표적과 기사를 보이어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도 미혹하게 하리라’(마 24:24. 비교, 막 13:22). (285.2)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것이니라’(요 5:39).
(285.3)
 예수님은 성경이 자기에 대해서 증거한다고 말씀하셨다.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서른여덟 해된 병자를 고치셨을 때 율법을 어겼다고 그 분을 죽이려고 했다(요 5:18). 주님은 율법을 구원의 길로 삼는 그들에게 율법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말씀하셨다. ‘모세를 믿었더면 또 나를 믿었으리니 이는 그가 내게 대하여 기록하였음이라.’(요 5:46). 모세의 글 속에 들어 있는 인물,3 사건,4 제도(성소, 제사, 율법), 약속들(노아 언약, 아브라함 언약, 모세 언약)은 메시아를 예표하고 메시아를 통해서 성취될 위대한 구원의 사건들을 기대하게 한다. (285.4)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고별 연설을 하면서 그의 봉사의 목표가 되시는 분을 소개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 가운데 네 형제 중에서 너를 위하여 나와 같은 선지자 하나를 일으키시리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을지니라.’(신 18:15). 그리스도에 대한 기대는 이미 이스라엘의 부조인 아브라함도 갖고 있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때 볼 것을 즐거워하다가 보고 기뻐하였느니라.’5(요 8:56). (286.1)
 예수는 성경의 권위를 사용하여 자기를 메시아라고 주장하셨다. 공생애 초기에 고향 나사렛 회당에서 이사야서 속의 메시아 예언을 읽으시고(사 61:1-2) ‘이제 읽은 성경 말씀이 오늘날 너희에게 이루어졌다’고 말씀하셨다(눅 4:21 현대인의 성경). 마지막 주간에는 그분의 권위에 도전하고 그분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틈을 찾는 바리새인들을 시편 110:1을 인용하여 질문하셨다.6 ‘다윗이 그리스도를 주라 칭하였은즉 어찌 그의 자손이 되겠느냐 하시니 한 마디도 능히 대답하는 자가 없고 그 날부터 감히 그에게 묻는 자도 없더라.’ 예수님은 다윗의 후손이었지만 그 이상이신 분이었다. 다윗은 그분을 주라고 불렀다. 예수님은 이 질문으로 자신의 신성을 주장하신 것이다. (286.2)
 시편 110편에서 메시아는 여호와가 임명한 시온의 왕과 시온의 제사장이었다. 유다 지파에 속한 다윗 왕조의 왕은 제사장이 될 수 없었다. 제사장은 레위 지파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제사장직을 넘보던 웃시야는 성전에서 분향하려다가 나병에 걸렸다(대하 26:18-19). 메시아는 유다 지파에 속한 왕일 뿐 아니라 레위 지파를 초월해서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라 영원한 제사장이다(시 110:4. 참조, 히 5:10; 6:20; 7:14-17). 왕으로서 원수의 세력을 무찌르고 제사장으로서 인류를 하나님과 화해시킬 수 있는 분은 다윗의 자손으로 성육신한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다. (287.1)
 예수님은 성경의 예언을 성취하는 삶을 사셨다. 메시아는 만국을 다스리는 영광의 왕이 되기 전에 인류의 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죽임을 당하는 고난의 종의 되어야 한다. 예수님은 이것을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고(마 16:16) 한 베드로의 위대한 신앙고백 후에 분명하게 밝히셨다. ‘그 때부터 예수께서는, 자기가 반드시 예루살렘에 올라가야 하며,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해야 하며,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마 16:21 새번역). (287.2)
 요한복음은 그리스도의 말기 사건의 의미를 성경 예언의 성취로 반복해서 제시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를 다 가리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의 택한 자들이 누구인지 앎이라. 그러나 내 떡을 먹는 자가 내게 발꿈치를 들었다 한 성경을 응하게 하려는 것이니라.’(요 13:18). ‘그러나 이는 저희 율법에 기록된 바 저희가 연고 없이 나를 미워하였다 한 말을 응하게 하려 함이니라.’(요 15:25). ‘이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자 중에서 하나도 잃지 아니하였삽나이다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요 18:9). (287.3)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도록 빌라도에게 요구했던 유대인들, 십자가 아래에서 그분의 옷을 제비 뽑아 나눠 가졌을 뿐 아니라 죽음을 확인하고 다리를 꺽지 않은 로마 군병들은 그들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한결 같이 구약의 말씀을 성취시켰다(요 18:32; 19:24, 36). 심지어 십자가에서 ‘내가 목마르다’고 하신 주님의 말씀까지도 성경의 예언을 성취하였다(요 19:28-29; 비교, 시 22:15; 69:21). (288.1)
 예수님은 성경의 가르침대로 사셨다. 예수님은 사십일 간의 금식 후에 사탄이 그를 시험했을 때 ‘기록되었으되’라는 말씀으로 승리하셨다. 예수님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생애를 인도한 원칙은 성경이었기 때문에 시험 받을 때마다 말씀으로 즉각적인 대응을 하셨다.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마 4:4; 신 8:3). ‘또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치 말라 하였느니라.’(마 4:7; 신 6:16).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마 4:10; 신 6:13). (288.2)
 예수님은 성경의 절대적인 권위를 인정하셨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마 5:17-18). (288.3)
 성경에 계시된 아버지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것은 예수님에게 일상적인 양식과 같았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요 4:34).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니라’(요 6:38). (288.4)
 예수님은 성경의 교훈을 삶으로 풀어 낸 분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성육신하기 전에 그리스도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고 증거한다. ‘이에 내가 말하기를 하나님이여, 보시옵소서. 두루마리 책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것과 같이 하나님의 뜻을 행하러 왔나이다 하셨느니라.’(히 10:7; 비교, 시 40:7). 주님은 성육신하신 말씀이다(비교, 요 1:14). (289.1)
 예수님은 성경을 권위있게 사용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말씀으로 유혹자 사탄을 물리치셨다.마 4:1-11 주님은 또 다른 모세로서 구약의 율법을 재해석하셨다.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치 말라..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7(마 5:21-22. 비교, 출 20:13). (289.2)
 주님은 세리 마태를 제자로 부르셨을 때 죄인과 함께 한다고 그분을 비난하는 유대 지도자들을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는 말씀으로 대응하셨다(호 6:6; 마 9:12-13). 주님은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한 이사야서의 말씀과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이 집이 너희 눈에는 도둑의 소굴로 보이느냐’는 예레미야서의 말씀을 근거로 성전을 정결하게 하셨다(사 56:7; 렘 7:11; 마 21:13). (289.3)
 주님은 구약의 종말론적 교훈을 그분이 가르치는 말씀에 적용함으로 결코 지워질 수 없는 강한 인상을 남기셨다. 한 예를 들자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만일 네 눈이 너를 범죄하게 하거든 빼버리라. 한 눈으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나으니라. 거기에서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막 9:47-48). 이 말씀은 다음과 같은 이사야의 말씀에 기초한 것이다. ‘그들이 나가서 내게 패역한 자들의 시체들을 볼 것이라. 그 벌레가 죽지 아니하며 그 불이 꺼지지 아니하여 모든 혈육에게 가증함이 되리라.’(사 66:24). (28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