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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유대인들 중에는 예수님의 안식일관을 오해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바리새인들이라고 하는 신앙 집단이 특별히 그러했다. 신약 성경 복음서에는 안식일 문제로 예수님과 바리새인들 사이에 빚어졌던 논쟁들을 소개하고 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안식일의 파괴자로 성토하고 있는 반면 예수님은 안식일에 관하여 죄 없음을 변호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바리새인들의 안식일관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468.1)
 그런데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른다고 하는 역사적인 기독교 전통 안에서도 바리새인들처럼 예수님의 안식일관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형성해 왔다. 그들은 예수님의 안식일관에 대한 바리새인들의 비난 전통을 이어받아 예수님을 안식일의 파괴자로 규정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신앙 전통에서 안식일을 폐지하였다. 이제 현대의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은 안식일 폐기론자들에게 예수님의 죄 없음을 변호하고 예수님의 진정한 안식일 정신을 밝혀야 한다. (468.2)
 안식일에 무죄하신 예수님을 죄로 정하는 바리새인들
 복음서에 등장하는 여러 안식일 논쟁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한 사건은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시던 예수님과 그 제자들이 시장하여 밀 이삭을 잘라먹은 일을 바리새인들이 문제 삼은 사건이었다(마 12:1-8; 막 2:23-28; 눅 6:1-5).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에게 “어찌하여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나이까”(막 2:24) 라고 따졌다. 예수님께서는 대답하시기를 “안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막 2:27)는 사실과 하나님께서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하신 안식일의 정신을 “알았더면 무죄한 자를 죄로 정치 아니하였으리라”(마 12:7)고 하셨다. 그리고 더불어 하신 말씀이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라”(마 12:8)는 말씀이셨다. (468.3)
 율법을 폐하자는 것이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사명이 아니었듯이(마 5:17) 안식일을 폐하자는 것이 예수님의 목적이 아니었다. 오히려 안식일을 완전케 하는 것이 예수님의 사명이었다. 자신이 안식일의 온전한 주인이 되시는 것, 독생자의 거룩과 사랑으로 안식일을 영광되게 하고 복되게 하는 것이 예수님의 사명이었다. 예수님의 안식일관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음서에 두 개의 다른 안식일 관이 논의되고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무죄한 자를 죄로 정하는 바리세인들의 안식일 관습과 예수님이 규례대로 지킨 진정한 안식일의 정신을 식별해서 읽어야 한다. (469.1)
 넷째 계명에 밝혀진 안식일 계명의 근본 정신은 하나님의 자비에 기초된 것이다. 제사가 안식일을 주신 하나님의 근본 의도가 아니다. 반면 바리새인들의 안식일 관습은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 하신 뜻을 알지 못함으로서 시도 때도 없이 힘없고, 무죄한 자들을 죄로 정하고 있었다. 예수님이 정죄한 안식일 관습은 바리새인들의 이 왜곡된 안식일 관습이었다. (469.2)
 바리새인들의 사악한 규칙들로 뒤덮인 예수님 시대의 안식일은 마치 흙더미와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옹달샘과 같다고 할 것이다. 쓰레기 더미와 흙더미로 뒤덮인 옹달샘은 더 이상 사람들에게 생명수를 공급해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방에 질병과 악취를 풍길 뿐이다. 예수님은 악취가 풍기는 이 쓰레기 더미를 정죄한 것이었다. 예수님의 안식일 개혁은 이 쓰레기 더미들을 치워 본래의 옹달샘을 살려내자는 운동이었다. 결코 옹달샘 자체를 폐기시키려는 것이 아니었다. 예수님에 의하여 쓰레기 더미 같은 바리새인들의 사악한 규칙들과 관습들이 치워지자 옹달샘 같은 저 에덴의 안식일이 목마르고 지친 우리들의 시야에 드러난 것이다. 가난한 자들이 값없이 마시는 생명수로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의 쉼으로서, 질병을 앓는 자들의 치료로서, 죄짐에 눌린 사람들의 용서로서, 안식일은 지친 심령의 사람들에게 이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469.3)
 바리새인들의 안식일 신앙은 18년 동안 귀신에 붙잡혀 앓고있던 여자, 전신이 꼬부라져 조금도 펴지 못하는 여자를 고치신 예수님의 안식일 봉사 때문에 분노하는 안식일 신앙이다. 바리새인들은 안식일에 무엇 때문에 분노하였는가. 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 고치시는 것을 분내어”(눅 13:11, 14) 성토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이 에덴에서 제정하신 넷째 계명의 안식일은 18년 동안 사단에게 매인바 된 이 아브라함의 딸을 안식일에 이 매임에서 푸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합당한 그런 안식일이다. 부모뿐만 아니라 아들과 딸에게도, 주인뿐만 아니라 남종과 여종의 자식에게도, 사람뿐만 아니라 말 못하는 육축과 땅까지라도 수고와 질병의 얽매임에서 놓아주고 풀어내어 이끌고 가서 물을 먹이고 숨돌리게 하는 날이 안식일이다. (470.1)
 사람을 위한 안식일
 안식일은 유대인들만을 위해 제정된 날이 아니다. 또 구약시대의 사람들만을 위해 제정된 날이 아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이 사람을 위해 안식일을 제정하셨다고 말씀하셨다(막 2:27).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사람들, 세상 도처의 모든 사람들, 남녀노소, 빈부 귀천을 차별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이 안식일 축복의 대상이다. 하나님이 사람들의 쉼과 사랑과 구원을 위해 제정하신 날이다. 구약시대의 유대인들에게만 쉼과 자유와 치료와 숨돌림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만 하나님을 섬겨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쉼과 예배와 사랑과 섬김의 날 안식일을 폐하여야 한다면 사람에게서 쉼과 예배와 사랑과 치료의 삶을 빼앗아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천한 노동자들의 노동법에는 휴일 제도가 폐했다고 주장하는 악덕 고용주들의 말이 아닌가. 자유와 치료와 화목과 신앙의 삶을 없이하여 세상으로 망하게 하려는 적그리스도와 거짓 선지자의 말이 아닌가. “너희가 어찌하여 백성으로 노역을 쉬게 하느냐”(출 5:5)고 했던 애굽 임금 바로의 말이 아닌가. (470.2)
 예수님은 안식일을 폐하기는 커녕 안식일 제도에 본래의 참된 정신과 의도를 되찾아 주신 분이시다. 안식일을 파괴한 사람들은 예수님이 아니라 바리새인들이었다. 예수님은 마치 밭에 묻힌 보화를 찾아내듯 유대의 관습에 묻힌 안식일의 보배를 찾아내었다. 그리고 이 안식일의 복음은 예수님이 사람들에게 전한 복음 그것이다. 누가복음에 의하면 예수님이 나사렛에서 최초로 자신의 공적 생활을 선포하고 시작한 날이 안식일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공적 사명을 밝히기 위하여 선택하여 읽으신 글이 안식일 해방의 기별을 담은 이사야 61장 1,2절과 58장 6절이었다. (471.1)
 “예수께서 그 자라나신 곳 나사렛에 이르사 안식일에 자기 규례대로 회당에 들어가사 성경을 읽으려고 서시매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드리거늘 책을 펴사 이렇게 기록한 데를 찾으시니 곧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눅 4:16-18). (471.2)
 예수님의 복음은 안식일의 복음이었다
 예수님의 안식일은 가난한 자들을 위한 복음이었다.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뜻하고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뜻하고 눌린 자에게 자유를 뜻하는 날이 예수님의 안식일이었다. 예수님은 바로 이러한 안식일의 주인이시며 임금이시다. 안식일의 임금이 이 세상의 메시아다. 안식일은 메시아의 날이다. 메시아의 세상이 안식일의 세상이다. 메시아의 날과 세상을 선포하는 것이 예수님의 복음이고 기독교의 복음이다. (472.1)
 마가와 누가는 예수님이 처음으로 기적을 베풀어 병든 사람들을 고치신 날이 안식일이라 하였다(막 1:21-28; 눅 4:31-37). 이 사건을 시발로 하여 예수님의 안식일 치료 봉사가 줄줄이 이어진다. 복음서에 최소한 일곱 개의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예수님이 안식일에 병자를 고친 행위나 굶주린 사람에게 기적으로 빵을 제공한 행위나 죄인들을 용서하신 행위 등은 모두 메시아적 안식일 해방의 구체적 실례들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472.2)
 안식일은 주의 날이다
 예수님은 당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말씀하셨다. 안식일은 우리 주님의 날이다. 안식일은 하나님의 날이다. 다가올 하나님의 날을 예표하는 날이다. 이 날을 폐하면 어찌되는가. 이 날의 왕은 어찌되고 이 날이 예표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어찌되는가. 예수님은 안식일의 주인이시고 안식일 복음의 전도자이시고 습관적인 안식일 준수자로서 우리의 모범이셨다. (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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