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매 또 다른 짐승이 땅에서 올라오니 새끼 양같이 두 뿔이 있고 용처럼 말하더라 저가 먼저 나온 짐승의 모든 권세를 그 앞에서 행하고 땅과 땅에 거하는 자들로 처음 짐승에게 경배하게 하니 곧 죽게 되었던 상처가 나은 자니라”(계 13:11, 12). (344.1)
 처음에는 큰 붉은 용이 등장하고 그 다음에는 표범의 몸을 가진 바다 짐승이 나왔는데 이제는 어린 양의 뿔을 가진 육지 짐승이 나왔다. 하나님이 이 짐승들을 예언의 스크린에 등장시킨 것은 한 가지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우리에게 약속하시기를 우리가 이 동물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면 그에 상응하는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하셨다(계 1:3). (344.2)
 중세 시대에도 이 새끼 양같이 두 뿔 가진 짐승의 정체를 이해하려고 상당한 노력이 행해졌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표범처럼 생긴 짐승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기까지는 새끼 양같이 두 뿔 가진 짐승을 이해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예언은 대개의 경우 성취된 이 후에야 비로소 확연히 이해된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중에 미래의 일들을 말씀하실 때에도 “이제 일이 이루기 전에 너희에게 말한 것은 일이 이룰 때에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라”(요 14:29)고 하셨다. (335.1)
 죽게 된 상처에 대해서는 그러한 상처를 입히던 때인 프랑스 대혁명의 기간에 이르러 비로소 정확히 이해되었다. 프랑스 대혁명은 1789년 이듬해부터 시작되었고, 교황은 1798년에 감옥에 갇혔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전 장에서 토의했다. (335.2)
 어린 양같이 두 뿔이 달린 짐승은 백성들을 강요하여 “그 죽게 된 상처가 나은” 첫 짐승을 경배하도록 할 것이라 했으므로 새끼 양같이 두 뿔 가진 짐승의 예언은, 첫 짐승이 죽게 된 상처를 입게 된 이후의 사건, 즉 프랑스 대혁명이 시작된 1789년 이후의 사건과 관련된 것을 알 수 있다. (335.3)
 새끼 양의 뿔을 가진 짐승은 뿔이 둘 뿐이다. 큰 붉은 용과 표범의 몸을 가진 짐승의 경우처럼 뿔이 열이 아니다(또 다른 상징적 동물들처럼 넷이나 일곱 개의 뿔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 뿔은 새끼 양과 같다고 했다. 이 짐승의 어느 한 부분도 큰 붉은 용이나 표범 같은 짐승, 또는 사자의 머리와 곰의 발을 가진 바다 짐승을 닮지 않았다. 이 새끼 양 같은 뿔을 가진 짐승은 독특한 짐승으로서 완전히 새로운 실재를 상징하고 있다. 이 짐승의 존재는 우리가 아직까지 살펴본 여러 동물 제국들의 그 어떤 짐승들과도 전적으로 달랐다. (335.4)
 땅에서 나옴
 새끼 양같이 두 뿔 가진 짐승은 땅에서 솟아나왔다. 다니엘 7장에서 나오는 네 짐승은 폭풍이 이는 바다에서 나왔다. 다니엘의 네 짐승의 특징을 한데 모은 표범 같은 짐승도 바다에서 올라왔다. 요한계시록 17장 3, 15절에 나오는 거짓 어미(음녀)는 바다에 서 있는 짐승을 타고 있다. 그런데 새끼 양의 두 뿔을 가진 짐승은 땅에서 솟아났다. 이 차이를 중요하게 보아야 한다. (335.5)
 “네가 본바 음녀의 앉은 물은 백성과 무리와 열국과 방언들이”(계 17:15)다. 상호 밀접히 연결된 예언들에 있어서 “땅”“물(바다)”과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불(바다)”은 허다한 백성을 상징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땅”이 대단히 주민이 희소한 지역을 상징한다고 추론할 수 있다. (335.6)
 이 새 짐승의 뿔은 새끼 양 같았다. 요한계시록에서 29회에 걸쳐 새끼 양(어린 양)은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고 있다. 뿔은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에서 정부 권력을 상징하고 있다. 따라서 요한이 처음으로 보았을 때의 이 땅의 짐승은 온유한 태도, 즉 그리스도와 같은 태도로 그 통치 권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335.7)
 그러나 이 짐승은 “용처럼” 말했다. 용은 사단을 상징하며 사단의 기만적이고 압제적인 계획을 수행하는 지상의 국가들을 상징한다. 12~14장에서는 용이 로마를 상징하고 있다. 첫 단계에서는 이교 로마를, 두번째 단계에서는 그리스도교 로마를 상징하고 있다. 새끼 양의 뿔을 가진 땅의 짐승은 모양에 있어서 “로마”와 크게 다를 뿐 아니라(용같지 않고 새끼 양의 뿔을 가지고 있다), 그 짐승이 솟아나온 장소(바다가 아니라 땅이라)와 그 짐승이 출현한 시기(고대나 중세가 아니라 1798년경)에 있어서도 현저히 다르다. 그런데도 새끼 양의 뿔을 가진 짐승은 로마의 권세와 꼭 같이 기만과 압제로 그 끝을 장식하고 있다. (335.8)
 

유럽에서 종교 박해의 홍수가 전례 없이 높았을 때, 신세계는 이같은 박해의 피난처로 나타났다.
(336.1)
 대단히 실망스러운 광경이다. (337.1)
 “그가 큰 이적을 행하되 심지어는 사람들 앞에서 불이 하늘로부터 땅에 내려오게”(계 13:13)하였다. 우리는 이 어마어마한 표현들을 아마겟돈과 연관시켜 살펴보려 한다. “저가 모든 자 곧, 작은 자나 큰 자나 부자나 빈궁한 자나 자유한 자나 종들로 그 오른 손에나 이마에 표를 받게 하고 누구든지 이 표를 가진 자 외에는 매매를 못하게 하니 이 표는 곧 짐승의 이름이나 그 이름의 수라”(계 13:16, 17). (337.2)
 하나님을 따르는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어떤 일을 강요할 수 있는 나라는 세계를 지도하는 최강국이어야 할 것이다. (337.3)
 새끼 양의 두 뿔을 가진 짐승은 무엇인가?
 이제 우리는 요한이 본 새끼 양같이 온순한 짐승의 정체를 알기 위해, 땅 곧 비교적 주민이 희소했던 지역인 신대륙에서, 그것도 구 세계의 강자인 표범의 몸을 가진 바다 짐승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프랑스 대혁명의 시기를 전후하여 일어난 세력을 확인해 보아야겠다. 오늘날 주도적인 세계 강국으로서 위의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337.4)
 두말할 나위도 없이 그것은 미합중국이다. (337.5)
 1776년 7월 4일이 미국의 독립 기념일이다. 아브라함 링컨이 말했듯이 이 때 미국의 조상들은 이 대륙에 “자유로 표현된” 한 나라를 세웠다. 1776년 7월 4일에 “독립 선언서”가 서명되었다. 이 선언서는 천명하기를 “우리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창조주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몇 가지〔기본〕 권리들을 부여 받았으며 그 권리들은 생명과 자유와 행복 추구를 포함한다”고 하였다. 얼마나 아름답고 온유한 정신이 표명되었는가. 마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는 것 같다. (337.6)
 1791년에 여타 인권 조항과 함께 채택된 제일 보칙(補則)은 언명하기를, “미 의회는 종교의 설립에 관여하거나 종교의 자유로운 활동을 금지하는 어떠한 입법도 하지 않을 것”이라 하였다. 미국 헌법이 이룩한 최대 업적의 하나는 국가와 교회를 비적대적으로 분리시킨 국가를 창출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 일은 역사에 일찌기 없던 대사건이다. 고대로부터 모든 나라는 백성들이 낸 세금으로 국교(國敎)를 지원해 왔으며 모든 비국교적인 종교들을 탄압해 왔다. 미국의 독립보다 조금 늦게 이루어진 프랑스 대혁명기에 정교 분리(政敎分離)가 잠정적으로 시행되었으나 이 분리는 피차 적대적인 분리였다. 오늘날 마르크스주의 국가들은 프랑스 대혁명기의 적대적인 정교 분리의 형태를 한층 극단화하고 있다. (3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