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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식일을 맞이하는 마음
 지금은 일곱째 날이 이르러 오는 저녁입니다.

 이 몸이 여섯 날을 수고로이 살면서

 하루를 천년같이 기다려온 저녁입니다.

 여섯 날을 하루같이 달려온 저녁입니다.


 이 저녁 제칠일 안식일을 위해

 여섯 날 동안 선한 싸움을 싸웠습니다.

 이 세상 여섯 고을의 이 끝까지,

 이 세상 여섯 날들의 이 끝까지.

 생명의 복음을 의지하며 또 증거하며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이 아늑하고 청명한 안식일 저녁에 서니

 여섯 날의 내 수고와 공로는 간 곳이 없고,

 지나간 여섯 날이 모두 다 허물입니다.

 아버지를 떠나 먼 나라에서 허송한 악업(惡業)입니다.

 감히 아버지의 아들이라 못하나이다.

 지극히 작은 종의 하나로 받아주소서. (424.1)
 안식의 성 큰문에 서서 나를 기다리던 아버지

 먼 거리에서 나를 보고 경황없이 달려오십니다.

 내 목을 안고 볼을 부비며 입을 맞추십니다.

 제일 좋은 옷을 꺼내 입히시고 가락지를 끼우고 신을 신기시며

 큰 잔치를 베풀어 같이 즐기자 하십니다.

 내 아들은 죽었다가 살아났으며 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았다 하십니다.

 이 시간이 일곱째 날이 이르러 오는 안식일 저녁입니다.


 지금 이 시간은 하늘의 안식이 꽃향기 같이 번져 흐르는 제칠일 저녁,

 여섯 날들은 우는 사자와 같이 울부짖으며 내 뒤를 쫓아왔어도,

 내가 들어선 이 제칠일 안식일의 산성 아래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구원의 산성 안식일은 무지개 구름 위에 높이 떠있고

 염려와 다툼의 저 여섯 날들은 안식의 날 저 아래로 급히 쫓겨갑니다. (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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