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요한계시록 제1장 서론
 어떤 책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그 책의 어떤 작은 부분을 그 책 전체의 주제에 맞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 책의 작은 부분들의 내용을 해석할때, 그 책 전체의 줄거리에 맞게 이해할수 있게 하고, 오류에 빠지지 않게 보호해 줄 것이다. 이런 원칙은 성경의 마지막 책에도 적용된다.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배열을 이해하는 것은 한 문장이나 문구를 해석할 때, 그 책 전체의 문맥에 맞게 이해하도록 도와줄 것이나, 그렇지 않으면 바른 해석이 불가능하다. (22.1)
 요한계시록에서 적어도 세 가지의 체계적 구조를 찾아볼수 있는데, 그 세 가지는 교차대구적 구조(chiastic structure), 성소 구조(sanctuary structure), 삼중 구조(threefold structure)이다. 이 세 가지 구조들은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 이 세 가지 구조들을 모두 함께 고려할 때, 계시록에 있는 신학적 주제들과 특성들을 더 폭 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2.2)
 교자대구적 구조(Chiastic Structure)
 “카이애즘”(chiasm, 교차대구법)은 그리스어 글자 “X”(chi. “키”로 발음함)에서 유래한 단어인데, 이것은 구약에서 널리 사용된 문학적 특성을 가리킨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문학적 구조는 A-B-C-D-E의 형식으로 되지만, 교차대구적 구조(chiastic structure)는 A-B-C-B’-A’의 형식으로 이뤄진다. 이 교차대구적 문학 구조에서 본문의 정점(climax)은 그 본문의 중앙(center)에 위치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하여 위와 아래로 서로 상응하는 부분들이 배열된다. 예를 들면, 본문의 서두에 있는 A부분은 말미에 있는 A’부분과 평행을 이루고, B부분은 B’부분과, C부분은 C’부분과 각각 평행을 이루어, 마침내 본문의 중앙에 이르게 된다. 이 교차대구적 문학 구조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영감을 받아 이 계시를 쓴 저자가 이 책에서 의도한 신학적 강조점을 찾아내는 일에 도움을 줄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다음과 같은 교차대구적 문학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볼수 있다. (22.3)
 A. 서언—(1:1-8)

   B. 이기는 자에게 주신 약속—(1:9-3:22)

      C. 인류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행위—(4:1-8:1)

         D. 자비가 섞인 하나님의 진노—(8:2-9:21)

            E. 요한에게 예언의 사명을 주심—(10:1-11:18)

               F. 그리스도와 사탄 사이의 대투쟁—(11:19-13:18)

            E’. 교회가 말세의 복음을 전파함—(14:1-20)

         D’. 자비가 섞이지 않은 하나님의 최후의 진노—(15:1-18:24)

      C’. 인류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행위의 종결—(19:1-21:4)

   B’. 이기는 자에게 주신 언약의 성취—(21:5-22:5)

 A’. 결언—(22:6-21) (23.1)
 독자들이 관찰할수 있는 점은 이런 구조의 전반부(A—E 부분)는 그리스도교 시대의 전체 역사에 초점을 두고 있고, 그에 상응하는 부분인 후반부(E’—A’ 부분)는 오로지 종말 시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중앙에 위치한 F 부분(11:19-13:18)은 이 책의 중심 신학 주제인 그리스도와 모조(模造) 삼위일체(사탄과 그의 두 조수, 즉 바다와 땅의 짐승들) 사이의 대쟁투를 보여 주고 있다. 이것은 요한계시록 전체가 (선과 악 사이에 벌어지는) 대쟁투의 관점에서 기록되었으며, 특히, 예수님의 재림과 하나님의 영원한 왕국의 수립을 포함한 세계 역사의 끝에 있을 마지막 투쟁을 특별히 강조한다. (23.2)
 성소 구조(Sanctuary Structure)
 요한계시록의 구조는 또한 구약의 성소 봉사에 따라 설계되어 있다. 이 책은 성전과 성전에서 쓰인 여러 기구들에 대한 언급으로 가득 차 있다. 계시록에 있는 하늘 성소는 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하나님의 활동의 중심으로 나타난다. 이 책 전체는 구약의 성소 봉사를 모델로 하여 구성되었다. (24.1)
 이러한 구조 속에서 요한계시록은 일곱 개의 주요 부분들로 나누어진다. 각 부분의 시작은 성전의 광경과 함께 전개된다. 이 책이 그리는 장면들은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하나님의 활동이 하늘 성소에서 행하시는 일의 결과임을 보여 주고 있다: (24.2)
 서언 (1:1-8)

 1. 성소 장면의 소개 (1:9-20)

   일곱 교회에 보낸 기별 (2-3장)

 2. 성소 장면의 소개 (4-5장)

   일곱 인을 뗌 (6-8:1)

 3. 성소 장면의 소개 (8:2-5)

   일곱 나팔을 붊 (8:6-11:18)

 4. 성소 장면의 소개 (11:19)

   열국에 내릴 진노 (12-15:4)

 5. 성소 장면의 소개 (15:5-8)

   마지막 일곱 재앙 (16-18장)

 6. 성소 장면의 소개 (19:1-10)

   종말적 성취 (19:11-21:1)

 7. 성소 장면의 소개 (21:2-8)

   새 예루살렘 (21:2-22:5)

 결언 (22:6-21) (24.3)
 요한계시록의 이와 같은 7중 구조는 지상 성소에서 행해지던 매일(daily) 봉사와 연례(annual) 봉사를 반영하는 것이다. 성소 구조는 이 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통찰을 제공해 준다. 이 일곱 개의 성소 장면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더 자세한 사항은 각 문단에 대한 주석에서 볼수 있을 것이다. (24.4)
 1. 요한계시록 1:12-20. 요한계시록의 첫 이상(異像, vision)은 예수께서 대제사장의 예복을 입으시고, 일곱 촛대 사이에 계신 것을 보여 준다. 일곱 촛대는 요한 시대의 소아시아에 있던 일곱 교회를 나타낸다. 마치 지상 성전에서 촛불이 계속해서 타오르도록 심지를 다듬던 제사장과 같이, 예수께서는 그 교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봉사하시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 광경은 하늘 성소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이상은 하늘이 아니라 지상에서 전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성소의 광경은 단지 교회들을 위하여 예수께서 행하시는 일들을 설명하기 위한 예증으로주어진 것이다. (25.1)
 2. 요한계시록 4-5장. 여기에 나오는 이상에서 그 장면은 지상에서 하늘로 옮겨진다(4:1). 이 두 장(계 4-5)에는 성소와 그 기구들에 대한 인유(引喩, allusion)가 계시록의 다른 부분에서보다 더 많이 나타난다. 이 장면은 하늘 성전의 보좌실에서 전개되는데, 거기서는 성소(the Holy Place, 첫째 칸)와 지성소(the Holy of Holies, 둘째 칸)가 하나의 방으로 합쳐지고 있다. 여기서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그의 왕과 제사장의 직분에 취임하시는 것을 목격했는데, 이것은 그분이 갈바리에서 돌아가시고 이어서 하늘로 올라가신 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러한 취임식과 함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 성소에서 우리 인간들을 위한 중보의 봉사를 시작하셨다. (25.2)
 3. 요한계시록 8:2-5. 여기서도 성소 이미저리(imagery)와 함께 성소의 광경이 나타난다. 이 장면은 한 천사가 성전의 희생의 제단에서 하나님의 백성의 기도를 상징하는 향을 받고 있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천사는 그 기도들을 하늘 성전의 성소(the Holy Place, 첫째 칸)로 가져가서 하나님 앞에 놓여 있는 금으로 된 분향단에 드린다. 이들의 기도의 응답으로 심판의 불이 하나님께 반역하는 인간들에게 던져진다. 이 장면은 하늘 성소에서 중재의 간구가 행해지고 있는것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25.3)
 4. 요한계시록 11:19. 이 이상에서는 하늘의 성전이 열리고, 언약궤가 그 가장 중심 되는 곳에 나타난다. 이 장면에 이어서 “번개와 음성들과 뇌성과 지진과 큰 우박이” 있었는데, 이것은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것이다. 언약궤는 지성소(the Most Holy Place)를 가리킨다. 요한계시록의 전반부에 나오는 성소 이미저리는 1-11 장에 기록된 사건들이 하늘의 성소(the Holy Place, 첫째 칸)에서 행해지는 그리스도의 중보사역과 관련하여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하는 반면, 11:19은 하늘 성소에서 하시는 그리스도의 사역의 새로운 국면의 시작을 가리킨다. 요한계시록은 재림 전에 하늘에서 심판이 베풀어질 것을 보여 주고 있다(14:7). 이 심판은 11:1-2에서 도입된다. 이 심판의 목적은 하나님의 자비를 거역한 자들로부터 하나님께 충성하는 자들을 분리하기 위함이다. 이 재림 전 심판(Pre-advent judgment)의 끝에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셔서, 각 사람에게 그의 행한 대로 갚아주실 것이다(22:12). (26.1)
 5. 요한계시록 15:5-8. 이 계시에서 마지막 때의 복음의 선포가 끝날 때(계 14:6-20), 하늘의 성전은 하나님의 영광의 연기로 가득 차서, 아무도 용서를 받기 위해 그 성전 안에 들어 갈수가 없다. 여기서 우리가 보는 것은, 이때로부터 하늘의 성전에서 제사장의 활동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 장면은 구약(왕상 8:10-11 참고)에서 따온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하늘 성소에서 그리스도의 중보사역이 끝나는 것을 본다. 더 이상 중재의 간구를 드릴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각 사람의 운명이 이미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26.2)
 6. 요한계시록 19:10. 여기에는 마지막 때의 바벨론이 무너진 것에 대하여 기뻐하는 장면이 묘사되고 있는데,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의 고난이 끝난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나타나는 장면은 하늘 성전에서 일어나고 있으나(계 4-5장 참고), 하늘 성소와 성소의 기구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다. 이것은 하늘 성전이 이제는 중재를 위한 간구의 장소로서의 기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을 위한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은 더 이상 그곳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26.3)
 7. 요한계시록 21:2- 22:5. 이 마지막 이상은우리를 다시 땅으로 데려온다. 새 예루살렘에는 성전이 없는데, 그 이유는 새 예루살렘 자체가 성전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계 21:22). 구약의 성소는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 가운데 상징적으로 거하신 장소였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상징이던 성전이 새 땅에서는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것은,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서 실재로 그의 백성들과 함께 영원히 거하실 장소이기 때문이다(계 21:3 참고). (27.1)
 이와 같은 일련의 성소 장면들은 하늘 제왕과 사장으로 취임하는 것으로써 시작한하늘 성소 봉사의 진전 과정을 보여 준다. 즉 취임에 이어서 중재의 간구 국면, 심간, 중재의 종결 그리고 제사장 활동이 없음 등으로 이어진다. 이 성소의 연속적인 장면들은 새 예루살렘에서 끝나며, 거기서 하나님이 그의 백성들과함께하는 일이 실제로 이루어진다. (27.2)
 1. 계시록 1:12-20—성전의 촛대 사이를 거니시는 예수 | 지상

    2. 계시록 4-5장—그리스도가 하늘 성소에서 제사장으로 취임함

       3. 계시록 8:2-5—하늘 성소에서 행하시는 그리스도의 중재

          4. 계시록 11:19-그리스도의 재림 전 심판의 시작 | 하늘

       5. 계시록 15:5-8—그리스도의 중보사역이 끝남

    6. 계시록 19:1-10—성소와 성소의 기구에 대한 언급이 없음

 7. 계시록 21:2- 22:5—별도의 성전이 없는 새 예루살렘 | 지상 (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