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성경 확대경」 총서의 사무엘상․하의 집필을 동의할 때에는 미처 생각지 못하였으나 완성된 저작을 대하는 나의 느낌은 전도서 5:2의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는 간명한 말씀으로 잘 표현될 수 있다. (13.1)
「성경 확대경」 총서의 목표는 나로 하여금 사무엘상․하를 이야기 모음으로가 아니라 위기를 만난 백성에게 보내는 하나님의 기별로 보게 하였다. 예루살렘과 그 성전은 폐허가 되었고, 왕은 포로로 잡혀갔다. 이 책들의 저자는 “어떻게 그런 일이 생겼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야기하겠다”고 말한다. (13.2)
그래서 나는 죄, 형벌, 그리고 복수에 관하여, 기대와 실망에 관하여, 혼돈의 위험들과 권력의 위험들에 관하여, 그리고 구원을 바라는 인간의 갈망에 관하여 많은 것을 배웠다. 역대기는 사무엘과 같은 맥락을 갖고 있으나 보다 더 부드럽게 접근한다. 역대기가 다윗의 우리아와 밧세바와 하나님께 대한 큰 범죄를 언급하지 않은 사실만 해도 두 영감의 저자들이 매우 다른 목적으로 집필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13.3)
사무엘상․하를 연구하면서 나 자신은 전에 가졌던 생각을 상당히 수정하게 되었다. 가장 두드러진 수정은 구약의 모델들과 비교할 때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 하나님이 계시하신 것은 그분의 이상적 왕국으로 향한 양적 비약(量的飛躍, quamtum leaf)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나의 옛 확신이 심화된 것이다. 예수는 다윗의 자손이었고 또한 현재도 자손이다. 그러나 그분의 조상 다윗은 그분을 멀리서부터 겨우 보았을 뿐이다. 놀랍게도 그와 같은 관점은 구약과 신약에 대한 나의 이해를 깊게 하였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것이라고 생각된다. (13.4)
이 책들 속에 있는, 나의 삶에 감동을 준 기별이 독자들께도 전달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나는 사무엘하 마지막 장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다윗의 말씀에 내 마음이 이끌려 있음을 경외(敬畏)에 찬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여호와께서는 긍휼이 크시니 우리가 여호와의 손에 빠지고 내가 사람의 손에 빠지지 않기를 원하노라”(삼하 24:14). (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