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행복하려거든(시편강해) 제 5장 오, 내 사랑 예루살렘 36. 깊은 데서 부르짖고 높은 데서 찬양하고
 놀랍게도 그것을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부활하거나 살아서 승천한 성도들이 하늘에서 천년 동안 그리스도와 함께, 죽은 악인들을 “책들에 기록된 대로 심판”(요한계시록 20장 12절) 하는 하늘의 대 배심(大陪審), 곧 악인의 조사 심판(調査審判)에 참여하여, 둘째 부활 때에 일어날 악인들의 집행 심판이 공의로움을 뒷 받침하는 과정이다. 하나님만 하실 수 있는 심판에 참여하는 특권, 그것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인데, “이런 영광은 그 모든 성도에게 있”다고 선언한 시편의 찬양은 참으로 놀랍고 드높기만 하다. (384.3)
 할렐루야 대헌장—150편
 “할렐루야

   그 성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 권능의 궁창에서 그를 찬양할지어다

   그의 능하신 행동을 인하여 찬양하며

   그의 지극히 광대하심을 좇아 찬양할지어다

   나팔 소리로 찬양하며

   비파와 수금으로 찬양할지어다

   소고 치며 춤추어 찬양하며

   현악과 퉁소로 찬양할지어다

   큰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하며

   높은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할지어다

   호흡이 있는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할렐루야”

   (150편 1~6절). (385.1)
 드디어 찬양의 책, 시편의 면류관인 할렐루야 찬양의 절정이 되는 150편에 이르렀다. 작품이 작가의 이상(理想)을 드러냄으로 그의 영광(榮光)이 되기 위해 존재하듯, 창조주이신 하나님은, “내가 내 영광을 위하여 창조한 자를 오게 하라”고 간곡히 초청하신다. 그리고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함이니라”(이사야 43장 7, 21절)고 선언하신다. 바로 이 찬송을 부를 백성이 시편의 성도요, 그들이 부를 찬양이 시편의 찬양인 것이다. 인간의 본분이 되는 예배(禮拜)의 표현인 찬양(praise)이 시편의 주어(主語)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386.1)
 시편 150편이 히브리어로는 37개 낱말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가운데 “찬양하다”는 말이 13번이나 사용되어 삼분의 일을 초과하고 있다. 아마도 그것이 열한 지파와 므낫세와 에브라임으로 나뉜 요셉의 두 지파를 포함시킨 하나님의 모든 백성의 찬양의 몫으로 생각된다. 37개 낱말들 가운데 15개 낱말은 반복된 것이어서 실제로 쓰여진 낱말은 22(=37-15)개가 되는데, 그것은 히브리어 알파벳의 수효이기도 하다. 이렇듯 37개 낱말로 이루어진 여섯 절 속에, 인간의 본분인 찬양을 누구에게(whom), 어디에서(where), 왜(why), 누가(who), 어떻게(how) 해야 하는지를 천명하고 있어, 시편 150편이 명실공히 찬양의 책 시편의 결론이요, 찬양의 대 헌장(大憲章)임을 자인하고 있다. 그것은 깊은 데서 부르짖어 온 성도들이 부르는 가장 높은 곳의 찬양인 것이다. (386.2)
 깊은 데서 부르는 할렐루야
 언제 어디서 들어도 깊은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영원한 찬양인 오라토리오「메시야」(Messiah)를 작곡할 무렵 헨델(G. F. Handel)은 참으로 인생의 “깊은 데서 부르짖”고 있었다. 오직 음악만을 위하여 살아온 그였으나 이제 그 음악은 그를 버리려 하고 있었다. 조국인 독일을 등지고 결혼도 포기한 그가 정열과 인생을 모두 바쳐온 사양길의 오페라 작품들은 대적들의 무서운 훼방과 질시, 대중의 냉대를 받았고, 흥행(興行)은 파국에 이르러 빚은 늘어갔으며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등을 돌렸다. 50대 중반을 넘은 그의 건강은 악화되어 오른손은 마비 증상을 나타내었다. 사람에게 환멸을 느끼고 삶의 의욕마저 상실한 그는 참으로 인생의 깊고 깊은 수렁에서 부르짖고 있었다. 때에 그는 연하인 동료[Charles Jennens]의 강권에 못이겨, 「메시아」란 주제의 수난절 작품을 위해 건네 준 22묶음의 성경 절들을 대본(臺本)으로 내키지 않은 작곡을 시작했다. (386.3)
 선민(選民)의 바벨론 포로의 종결을 예고하는 기별, 곧 “너희 하나님이 가라사대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이사야 40장 1절)는 선언으로 시작되는 이 영감받은 오라토리오를 작곡한 헨델은 고백했다. “나는 내 앞에 전개된 하늘과 위대하신 하나님 자신까지도 내가 보았던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나님과 인간의 음악적 이미지(image)로 가득 채워진 그의 마음을 악보로 옮기기 위해 그는 악보의 잉크가 마를 틈도 주지 않은 채, 24일간 식음을 거의 전폐하다시피 하며 265쪽의 악보 위에 하늘의 음악을 땅에 쏟아 놓았다. 음식을 가지고 들어갔던 하인은 주인 헨델이, 12번째, 13번째 대사(臺詞)로 쓰인 성경 절들이 적힌 악보 위에 고개를 떨구고 흐느껴 우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387.1)
 “그는 멸시를 받아서 사람에게 싫어버린 바 되었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 ”(이사야 53장 3~6절). (387.2)
 높은 데서 부르는 할렐루야
 멸시당하고 버림받아 상하고 찢겨 만신창이(滿身瘡庾)가 된 악성(樂聖) 헨델은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져 고치신 “상처받은 치료자”(Wbimded Healer) 메시아 예수님을 마침내 그의 작품「메시아」속에서 만난 것이다. 그리고 계속하여 더 깊고 깊은 인생 수렁의 처절한 부르짖음이 14번째 (시편 22편 7, 8절; 69편 20절)와 15번째 (예레미야애가 1장 12절; 이사야 53장 8절) 대사에서 울려퍼진다. 참으로 인생의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 빠져 “깊은 데서 부르짖”던 속절없던 인간의 운명을 대신한 그리스도께서는 14번째 대사에서 인생의 깊은 수렁인 시편 22편에서 울부짖으시고 23편“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4절)나신 후, 마침내 16번째 대사인 시편 24편에 이르러 활짝 열린 하늘 문을 향하여 높은 데로 오르신다. 부활 후에 승천하시는 그리스도의 개선가인 것이다. (388.1)
 “문들아 너희 머리를 들지어다

   영원한 문들아 들릴지어다

   영광의 왕이 들어가시리로다

   영광의 왕이 뉘시뇨 ∙∙∙

   만군의 여호와께서 곧 영광의 왕이시로다”

   (시편 24편 7~10절). (388.2)
 18번째 대사에서는 시편(2편 1~4, 9절)에 예언된 메시아의 통치가 마침내 시작된다. 이제 남은 것은 찬양뿐이다.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죄지은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죽으심으로 구주가 되시고, 이제는 왕이 되셔서 사랑과 공의로 영원히 다스리시니 어찌 찬양이 터져 나오지 않을 손가! 그것이 19번째 대사에 (요한계시록 19장 6절, 16절; 11장 15절) 기초한 그 감격스러운 헨델의 오라토리오「메시아」가운데 “할렐루야 합창”(HaUelujah Chorus)이다. (389.1)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수없이 반복되고 고조되는 할렐루야! 할렐루야! 그리고 전능하신 하나님, 만왕의 왕, 만주의 주의 그 영광스러운 통치! 영원한 통치! (389.2)
 우주가 함께 부를 영원한 찬양—할렐루야!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 ”로 시작된 시편은, 이렇게 개인에서 시작되어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모두의 찬양으로 끝을 맺는다. 시작할 때는 악인과 죄인과 교만한 자가 있었으나 이제 그들은 모두 “바람에 나는 겨와같”(1편 4절)이 날아가 버렸다. 참으로 “악인이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이 의인의 회중에 들지 못”(5절)한 것이다. 이처럼, “의인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의 길은 망”(6절)해 버린 것이다. 시편의 서론인 1편도 6절이었고, 결론이 150편도 다같이 짤막한 6절로 이루어졌으나 참으로 모든 것을 포함하고 모든 것을 드러낸 위대한 시작과 끝이었다. (390.1)
 시편은 흘러간 옛 노래가 아니라, 영원히 흘러갈 영원한 노래, 하늘의 노래요, 그 자체가 성취를 약속한 예언이 되고 있다. 메시아의 생애와 부활, 승천과 영원한 통치를 시와 노래로 예언한 시편은 마침내 죄의 역사로 끝나고 구속(救贖)이 완성되는 날, 시편의 할렐루야 찬양이 온 우주를 가득히 채울 때 그 절정에 이를 것이다. (390.2)
 “내가 또 들으니 하늘 위에와 땅 위에와 땅 아래와 바다 위에와 또 그 가운데 모든 만물이 가로되 보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 양에게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능력을 세세토록 돌릴지어다”(요한계시록 5장 13절). (390.3)
 백내장으로 고통당하던 헨델은 거의 실명한 채로 만년을 보냈으나 그의 찬양은 계속 되었다. 74세의 병약하고 노쇠한 몸으로 「메시아」를 지휘하고 난 헨델은 졸도했으며, 그것은 며칠 후 그의 죽음으로 연결됐다. 숨질 때까지 찬양한 것이다. 그의 마지막 생일 축하를 위해 공연된 「메시아」의 격찬을 받은 헨델은 말했다. “모든 것이 하늘에서 온 것이지 내게서 나온 것이 아니오”(not from me out from heaven comes all). 그렇다. 음악과 찬양의 본고장은 하늘이다. 구속이 성취되는 날 하나님 보좌 주변에서 터진 찬양의 물결은 둘러선 천천만만 천사들이 부르는 대합창의 둑을 넘어 광대무변한 우주 공간으로 파도쳐 간다. “하늘 위에와 땅 위에와 땅 아래와 바다 위에와 또 그 가운데 있는 만물 가운데” 이 우주가 부르는 대합창에서, 제외된 피조물은 아무것도 없다. 참으로 우주가, 만물이, 같은 시간에, 같은 가사와 곡조로 같은 노래를 같은 마음으로 함께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장엄하고 영광스러운 우주와 만물의 대합창인가? 그것이 시편의 마지막을 장식한 할렐루야 찬양이 아닌가? (390.4)
 “대쟁투는 끝났다. 죄와 죄인들은 없어졌다. 온 우주는 깨끗해졌다. 오직 조화와 기쁨의 맥박만이 온 우주의 만물을 통하여 고동친다. 생명과 빛과 환희가 만물을 창조하신 분에게서 끝없이 넓은 우주로 퍼져 나간다. 가장 작은 원자로부터 가장 큰 세계에 이르기까지, 만물을 가장은 생물계와 무생물계를 막론하고 조금도 흠이 없는 아름다움과 완전한 기쁨으로 하나님은 사랑이라고 선포한다”(엘렌. G. 화잇. 각 시대의 대쟁투 하. 574). (3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