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전쟁의 영웅이었던 에단 알렌(Ethan Allen)이 미혼이 었던 때, 연인과의 저녁 데이트를 끝낸 다음에는 습관처럼 동리 공동묘지의 나지막한 담을 넘어 귀가하곤 했다. 짖궂은 뉴잉글랜드의 이웃들은 당차다는 알렌을 한번쯤 혼내줄 심산으로 계획을 짰다. 그날 밤도 데이트를 끝내고 전처럼 공동묘지 담을 뛰어넘던 알렌은 발이 닿는 곳에 몰래 파놓은 흙구덩이에 영락없이 틀어박히고 말았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려는데, 전설의 유령처럼 차려 입은 이웃 사람이 내려다보며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렌아, 너는 내 무덤 속에서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느냐?” 혼비백산했던 알렌은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당차게 소리쳤다.
“내가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지금 거기서 하고 있는 엉뚱한 짓이 진짜 문제요.” 그렇다. 인간의 사후상태(事後狀態)에 관한 해묵은 논란(論難)은 죽어보지도 않은 산 사람들이 만드는 문제이다. 그것은 무덤 밖의 사람들이 한마디씩 거드는 갑론을박(甲論己驗)에 불과하다. 죽음에 관한 대답은 생명에 관한 대답처럼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인 성경에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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