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행복하려거든(시편강해) 제 5장 오, 내 사랑 예루살렘 31. 가장 선하고 가장 즐거운 것
 십자가가 흘려낸 끈끈한 사랑은 속이 다른 사람들을 한마음으로 엉기게 하여 영원히 함께 살 수 있는 행복한 백성을 산출한다.

 — 시편 133편(325.1)
 가장 선하고 가장 즐거운 것
 세상에는 이런저런 즐거움이 여기저기에 있지만, 즐거운 모든 것이 모두 선한 것은 아니다. 또한 선한 것도 적지 않지만, 그것들이 모두 즐거운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선하면서도 즐거운 것이 무엇이겠는가? (325.2)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로 표제가 붙여져 “다윗의 시”로 돌려진 시편 133편은 세 절로 된 짧은 시로 이 절실한 관심사를 실속 있게 대답하고 있다. (325.3)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同居)함이

   얼마나 선하고

   얼마나 즐거운[아름다운] 일인가!”

   (133편 1절). (325.4)
 그렇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 사는 것,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선하고도 즐거운 일이다. 그것이 바로 행복이 아닌가! 마음이 맞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한 집에서 같이 사는 것, 그것이 결혼으로 이루어진 가정의 행복이며, 마음이 같은 부모와 자식이 함께 지내고, 마음이 통하는 형제와 이웃이 어울려 사는 것, 그것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요 행복인 것이다. 이러한 즐거움, 이러한 행복이 어떻게 묘사되어 있으며 또 이르러 오는가? (326.1)
 보배로운 기름의 흐름 같고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 옷깃까지 내림 같고”

   (133편 2절). (326.2)
 대제사장 아론의 머리에 부어져 옷깃까지 적신 보배로운 기름 이야기는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가장 큰 행복을 보장하고 있는가? 고달프고 괴로웠던 애굽의 종살이에서 벗어난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의 인도를 따라 외롭고 황량한 광야를 지나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발길을 끌고 있었다. 그 때에 그들을 연민(憐憫)하신 하나님의 절절(切切)한 심정이 모세에게 전달되었다. “내가 그들 중에 거(居)할 성소(聖所)를 그들을 시켜 나를 위하여 짓”(출애굽기 25장 8절)게 하라는 말씀이었다. 외로워하고 두려워하는 당신의 백성들과 동거(同居)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중심(中心)이 발로된 것이다. (326.3)
 마침내 하나님이 친히 인간을 찾아오셔서 동거하시려고 짓게 하신 성소를 성별(聖別)하고 거기서 봉사할 첫 번째 대제사장인 아론에게 직분을 위임(委任)하는 날이 왔다. (327.1)
 이 때 쓰여진 특별한 기름을 관유(灌油)라고 하는데 감람유에 몰약(沒藥)과 육계(肉桂), 창포(葛薄)와 계피(桂皮) 등 특별한 향재료를 섞어서 만든 특별한 향기름이었다(출애굽기 30장 22~25절 참조). 이러한 위임식만을 위해 제조된 특별한 기름이 마침내 대제사장 아론의 머리에 흠뻑 부어졌다(29장 4~9절). 머리를 적신 기름은 긴 수염을 타고 흘러내렸으며 어깨와 가슴을 적신 기름은 다시 에봇 아래 받쳐 입은 겉옷의 옷깃까지 흘러내린 후 발등에까지 뚝뚝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인상 깊은 대제사장 아론의 위임식은 무엇을 뜻하고 있었는가? (327.2)
 놀랍게 예고된 오순절
 제단을 쌓고 속죄 제물을 드렸던 원시적인 제단 성소(祭壇聖所)시대를 지나 최초로 성막(聖幕)성소가 광야에 세워진 뒤 최초의 대제사장으로 위임된 아론은, 승천하신 직후 하늘의 참 성소에서 범죄한 인류를 자신이 십자가에서 홀리신 피로 구속(救聽)하시기 위해 대제사장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표상하고 있었다(히브리서 4장 14~16절). (327.3)
 부활하신 후 승천하시기 직전에 약속하신 성령이 임하시기까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기다리고 있으라는 당부를 남기신 예수께서는(사도행전 1장 3~5절). 승천하신 지 10일만인 오순절에 그 약속을 지키셨다. “그리스도께서 장래 좋은 일의 대제사장으로 오사 손으로 짓지 아니한 곧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더 크고 온전한〈하늘의〉 장막〈성소〉으로 말미암아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아니하고 오직〈십자가에서 흘리신〉 자기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히브리서 9장 11. 12절). (328.1)
 마침내 범죄한 인류를 죄로부터 온전히 구속(救聽)하실 수 있는 대제사장과 죄값을 넉넉히 치를 수 있는 속죄의 피와 이 일을 차질없이 진행시킬 수 있는 구속의 기획원인 성소가 하늘에 마련된 것이다. 십자가에서 이미 값이 치뤄진 인간의 구속을 끝마치기 위한 성소가 드디어 하늘에서 그 기능을 시작하는 날이 왔다. (328.2)
 그것은 광야에서 성소가 그 기능을 시작하던 날, 성소와 제사장을 성별하기 위하여 피와 기름〈관유〉을 바르고 제사장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 위임하던 표상이 하늘 성소에서 실연(實演)된 것이다. (328.3)
 그 일이 이루어진 오순절, 대제사장으로 취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에는 아론의 머리에 부어졌던 그 관유가 흠뻑 부어졌다. 그 기름은 열 두 지파의 이름이 나이대로 새겨진 양 어깨의 견대(肩帶) 보석과 앞가슴에 붙여진 흉패(胸牌)의 열 두 보석을 적신 후 겉옷의 옷깃을 거쳐 발등에 떨어졌으며 그 아래 발등상(登床)까지 뿌려졌다.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등상”(이사야 66장 1절; 마태복음 5장 34, 35절)이라고 선언하신대로, 오순절날 하늘에 있는 성소의 보좌에서 베풀어진 그리스도의 대제사장 위임식 관유가 그 분의 발등상인 땅위에까지 흘러내려 기름으로 상징된 성령이 다락방의 불길로 번진 것이다. 이처럼 보배로운 제사장 위임식의 관유는 땅 위 어디에 흘러내렸으며 그 결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328.4)
 이슬이 내림 같도다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

   (133편 30절). (329.1)
 갈릴리 최북단에 위치한 가장 높은 산 헐몬(Hermon)은 요단강에 물을 공급하는 수원지이며 남단으로 세로 뻗은 중앙 산맥에 연결되어 지중해의 습한 바람을 막아 샤론 평야에 비를 뿌리고 저먼 발치인 시온의 산들에 이슬을 내리게 한다. 그것은 저 북극 높은 하늘에 차려진 하늘 성소의 보좌로부터 보내신 이슬과 같은 성령의 임하심을 시로써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3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