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가 희생으로 다시 태어나는 삶에서 먹이는 당하는 자가 아니라 제물로 자기를 헌신하는 자로 다시 태어났다. 먹이의 주체적인 삶이 시작되었다. 먹이가 희생으로 높아지는 생명의 차원에서 모든 먹이는 먹힘으로 패배하고 멸망당하는 생명이 아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10 배, 100 배의 열매로 불어나듯 오히려 자신의 생명을 증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죽고자 함으로 오히려 살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생명의 증식은 수평적 차원에서의 증식과 강화와 확대가 아니라 더 높아지는 생명으로의 자기증식이 되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제물이 되는 차원에서 먹이는 이제 더 이상 수동적인 삶에 머물지 않는다. 자기를 능동적으로 내 놓는다. 자신의 결단한 의지로 자기를 제물로 내놓는 것이다. 자기가 희생하는 것이다. 이것이 참으로 사는 방식이다. 10 배, 100 배로 사는 방식이다. 10 배, 100 배 많아지고, 10 배, 100 배로 높아지는 삶의 방식이다. 생명의 고양을 지향하는 제사의 사슬, 낮은 생명이 더 높은 생명으로 올라가는 생명의 사닥다리가 나타난 것이었다. 먹이의 사슬은 생명이 더 높은 차원으로 올라가는 희생의 질서가 되었다. 곧 천사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야곱의 사닥다리가 되는 것이다. 채소가 짐승에게 먹이가 되는 방식은 이제 더 이상 채소의 생명이 짐승에게 진멸되는 방식이 아니다. 이제는 채소와 과일이 짐승이 제물이 되어 짐승의 몸으로 부활하는 방식이 되었다. 낮은 차원에서 자기를 묻고 더 높은 차원에서 다시 살아나는 방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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