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행복하려거든(시편강해) 제 5장 오, 내 사랑 예루살렘 28. 밤길을 걷는 당신을 위한 등불
 가장 많은 핍박을 받은 책 성경은 가장 많은 고난을 겪는 성도에게 가장 큰 위로를 줄 수 있으며 밤길 인생의 행로를 걷는 사람들에게 흉금을 터놓고 고난의 신비를 일러 준다.

 — 시편 119편(293.1)
 22 x 8 = 176절의 높다란금자탑
 가족과 함께 방학을 틈낸 모처럼의 여행에서 돌아온 한밤의 집안은 온통 적막과 어두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방금 지나간 폭풍으로 전기가 끊긴 채 온 동네가 짙은 어두움에 잠긴 것이다. 쓸모 없어진 눈 대신 손으로 온 집안을 더듬어 가며 가까스로 성냥과 양초를 찾아낸다. 오랜만에 밝혀 본 촛불 아래서 가족들과 함께 시편을 펴서 119편 105절을 찾아 읽었다. (293.2)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293.3)
 “방금 겪었지, 우리 눈이 아무리 성해도 빛이 없으니 모두 눈먼 사람처럼 헤매면서 손으로 더듬지 않았니, 눈만 있으면 보는 것이 아니고 빛이 있어야 보는 것이야. 하나님의 말씀 없이 살려는 사람은 눈이 있지만 빛 없이 사는 사람과 같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딱한 일이냐?” 아이들이 촛불에 반사된 눈동자를 깜빡이며 생각에 잠겨 듣고 있었다. (293.4)
 오관(五官)과 육감(六感)은 인생길의 믿을 만한 안내자가 못된다. 감관(感官)에 기초한 이성(理性)은 발광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가자면 길이 있어야 하고 길을 바로 가자면 빛이 있어야 한다. 빛이 없는 길을 가는 발은 곁길로 가거나 결국 넘어지게 된다. 시편에서 뿐만 아니라 성경 전체에서 가장 긴 장인 시편 119편은 이처럼 불완전한 이성(理性)을 밝히는 밤길과 같은 인생길의 빛이요, 삶의 원칙이 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장 확실하고 다양하면서도 가장 인상 깊게 표현하고 있는 “말씀의 금자탑”으로 성경 한가운데 우뚝 서 있다. (294.1)
 이처럼 정교(精巧)하고 수려(秀麗)한 하나님의 말씀을 가장 체계 있고 인상 깊게 드러내려는 진한 노력이 “알파벳체”(Alphabetic form) 혹은 답관체(塔冠體)로 부르는 특별한 시의 형태에 여실히 드러나 있다. 즉 22자로 된 히브리어 알파벳의 수효와 순서를 엄격히 지켜, 22연(聯)으로 이루어진 본 시는 “알렙”(Aleph-א) “베트”(Beth-ב) “기멜”(Gimel-ג) “달레트”(Daleth-ד) ∙∙∙ 로 진행되는 알파벳을 첫 글자로 하여 각 연(聯)이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매 연(聯)을 구성하고 있는 8절의 첫 글자 역시 연과 동일한 알파벳으로 통일되어 있어, 정확히 22(연) x 8(절)=176(절)로 이루어진 119편은 첫눈에 그 놀라운 정교함을 알아볼 수가 있다. 8편의 다른 시편들(9, 10, 25, 34, 37, 111, 112, 145)도 이러한 답관체(Acrostic form)에 속하지만 시편 119편과 같이 완벽하고 정교한 체제는 없다. “주의 말씀이 심히 정미(精美)하므로 주의 종이 이를 사랑하나이다”(140절). 시인의 이러한 고백은 “말씀의 금자탑”119편의 정교한 구조에서도 여실해진다. (294.2)
 1편을 강조하여 반복하는 119편
 시편이 다섯권의 책으로 정확히 나뉘어진 것은, 모세의 오경(五經)에 맞추려 함이었다고 유대인의 고대 성경 주석인 미드라쉬(Midrash)는 밝히고 있다. 구분뿐만 아니라 내용도 이에 걸맞추어, 제1권(1~41편)은 창세기, 제2권(42~72편)은 출애굽기, 제3권(73~89편)은 레위기, 제4권(90~106편)은 민수기, 제5권(107~150편)은 신명기에 나타난 주제와 목적을 각각 내포하고 있어 시편의 이해를 새롭게 하고 있다. (295.1)
 119편이 속한 제5권은 70인역(LXX)의 헬라어로 “제2의 율법”을 뜻하는 “신명기”(Deuteronomy)에 해당한다. 실제로 신명기에서 모세가 광야에서 태어난 새로운 세대들에게 이전에 전한 모든 말씀을 현실에 맞추어 요약하여 반복했듯이, 시편 제5권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 특히 119편은 하나님의 말씀에 관한 시편의 모든 교훈을 요약하며 반복하는 “말씀의 대전(大典)”이 되고 있다. (295.2)
 시편 1편“복 있는Cashre) 사람”(1절)이란 “오직 여호와의 율법(torah)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2절)함으로 빗나간 “죄인의 길”(1절)에 들어서지 아니하고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의인의 길”(6절)을 걷는 사람이라고 확증했다. 119편 역시 같은 표현, 같은 내용으로 “말씀”의 위대한 예찬(禮讚)을 시작하고 있다. (295.3)
 “행위[운문에는 ‘행위’가아니고 ‘그 길에’]

   완전하여

   여호와의 법(torah)에 행하는 자가 복이 있음이여

   여호와의 증거를 지키고

   전심으로 여호와를 구하는 자가 복이 있도다(àshre)

   실로 저희는 불의를 행치 아니하고

   주의 도(길)를 행(걸어가는)하는도다”

   (1~3절). (296.1)
 인간으로 오신 하나님이셨던 예수님은, 죄 짓도록 시험하는 사단의 거듭된 공격을 물리치실 때 세 번 신명기의 말씀을 인용하셨다(신 8:3; 6:16; 6:13). (296.2)
 청년 예수께서 보이신 실천된 시편의 확고한 본보기가 아닌가? (296.3)
 “청년이 무엇으로 그 행실을 깨끗케 하리이까

   주의 말씀을 따라 삼갈 것이니이다

   내가 전심으로 주를 찾았사오니

   주의 계명에서 떠나지 말게 하소서

   내가 주께 범죄치 아니하려 하여

   주의 말씀을 내 마음에 두었나이다 ∙∙∙

   나의 행보(行步)를

   주의 말씀에 굳게 세우시고

   아무 죄악이 나를 주장치 못하게 하소서”

   (9~11, 133절). (296.4)
 심령의 보약 — 말씀의 십전대보탕
 “토라”(torah)로 불리우는 모세의 오경에 기록된 613가지 하나님의 명령을 10가지로 요약한 십계명의 개념을 드러내려는 듯, 119편에서 영감 받은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다음과 같이 열 가지 다른 명칭으로 바꾸어 부르며 그 필요한 속성을 정교하게 수놓고 있다. 열 가지 명칭을 각각 두세 절씩의 예증으로 분략을 정하여 말씀의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첩약을 지어보자. (297.1)
 O [Way] 혹은 “도”(道)—“데렉” (derek • 13회)

 “주께서 내 마음을 넓히시오면

   내가 주의 계명의 길로 달려가리이다

   여호와여 주의 율례의 도를 내게 가르치소서

   내가 끝까지 지키리이다”
(32, 33절). (297.2)
 O 증거(Testimony)—“에두트”(èduth • 23회)

 “내 마음을 주의 증거로 향하게 하시고

   탐욕으로 향치 말게 하소서”
(36절).

 “내가 주의 증거를 묵상하므로

   나의 명철함이 나의 모든 스승보다 승하며”
(99절). (297.3)
 O 법도(法度 • Precept)—“피쿠드”(piqqud • 21회)

 “내가 주의 법도를 사모하였사오니

   주의 의에 나를 소성케 하소서”
(40절).

 “주의 법도를 지키므로

   나의 명철함이 노인보다 승하나이다”
(100절). (2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