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들이 저녁에 책상머리에 앉아 숙제를 풀다가 “아무래도 모르겠는데” 하며 쩔쩔매는 모습들을 많이 보고 또 도와 주었을 것이다. (149.1)
그런데, 그 때마다 아이들이 교과서에 수록된 설명을 자세히 읽기만 한다면 어렵지 않게 그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사실도 여러번 느꼈을 것이다. (149.2)
우리는 다니엘 8장에서 또 한 묶음의 예언적 상징들을 연구하게 된다. 역시 여기에서도 앞서, 다니엘 2장과 7장에서 그랬듯이 예언적 상징들에 대한 이해(한글 성서에서는 “깨달음”)에 도움이 될 설명을 찾을 수 있다. 실로, 다니엘 8장 이하에서 보면 다니엘의 균형을 제공하고 있는 모티프(주제)가 이 “깨달음”(이해)이라는 낱말이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갖게 된다(단 8:16, 17; 9:23, 25; 10:12, 14; 11:33; 12:10을 보라). (149.3)
그러나, 다니엘 8장에서는 비록 곧바로 예언 해석이 나오고는 있지만 2장이나 7장에서처럼 그 해석이 8장 안에서 마쳐지지를 않고 9장에 가서 비로소 완성되고 있다. (149.4)
8장의 예언적 상징들에도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짐승이나 뿔이 등장하며, 일정한 기간(期間)에 관한 상징적 예언도 나타난다. 다니엘은 아직 이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가브리엘아 이 이상을 이 사람에게 깨닫게 하라”하는 음성을 들었다. 그러자, 곧 가브리엘이 다니엘이 서 있는 곳으로 나와 이것을 “깨달아 알라”하고 명하는 것이었다(단 8:16, 17). (149.5)
그러나, 가브리엘은 짐승과 뿔에 관한 설명을 시작했을 뿐 더 계속할 수가 없었다. 가브리엘이 다니엘의 눈앞에 그려 내려가는 광경을 보고, 나이 많은 다니엘은 혼절하여 넘어졌던 것이다. 다니엘의 앞에 전개되던 이상은 중단되었고, 다니엘은 마치 숙제를 풀지 못해 쩔쩔매는 어린이처럼 “내가 그 이상을 인하여 놀랐고 그 뜻을 깨닫지 못하였노라”고 한탄하였다(27절). (149.6)
몇 년 후의 일이지만, 다니엘 9장은 바로 여기에 이어지는 것이다. 다니엘이 다소 안정을 되찾아 시기(時期)에 대한 예언을 깨달을 만하다고 생각되자, 가브리엘 천사가 다니엘에게 “지혜와 총명을 주기 위하여” 다시 찾아왔다. 가브리엘 천사는 곧장 8장에서 설명하다 중단된 기간(期間)에 관한 상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149.7)
그 동안 여러 차례 언급한 바대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리시기 며칠 앞서 감람산에서 제자들과 말씀하실 때 다니엘 8장과 9장을 깨달아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셨다. 다니엘 8장 13절과 유사한 구절인 다니엘 9장 27절을 인용하면서 “읽는 자는 깨달을 진저”라는 의미 심장한 말씀을 남기셨다(마 24:15). 가브리엘 천사를 보내 다니엘로 이상을 깨닫도록 하신 분이 바로 예수님 이시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다니엘 8장 15, 16절에 말하기를 (149.8)
“나 다니엘이 이 이상을 보고 그 뜻을 알고자 할 때에 사람 모양 같은 것이 내 앞에 섰고 내가 들은즉 을래 강 두 언덕 사이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있어 외쳐 이르되 가브리엘아 이 이상을 이 사람에게 깨닫게 하라 하더니”라하였다.
(150.1)
신약 성경 누가복음 1장 19절에 보면, 가브리엘은 “하나님 앞에 섰는” 천사라 하였다. 이런 가브리엘에게, 명령할 수 있는 분이라면 하늘 나라의 위계에 있어서 대단히 높은 분일 것이 틀림없다. 이 분은 다니엘 7장 13절에 나타나는 “인자(사람의 아들) 같은 이” 곧 예수 그리스도 말고 다른 이일 수가 없다. 예수 그리스도는 복음서에서만 40 회에 걸쳐 인자(사람의 아들)로 일컬어졌다(p. 115 보라). (150.2)
이처럼, 예수님은 다니엘 8~9장의 예언을 중히 여기시고 우리에게 읽고 깨닫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이 예언은 그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예언은 “때의 끝”에 관한 것으로서 (단 8:17) 역사의 가장 중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150.3)
다니엘 2장은 우리로 하여금 민족들의 흥망을 훑어 내려 드디어는 공중에 뜬 초자연적인 돌, 곧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영광의 왕국을 세우는 역사의 클라이맥스로 나아가게 한다. (150.4)
다니엘 7장은 우리에게 다시 정치적인 세계의 성쇠를 조명해 주는데, 중세 기독교의 비극적 역사가 추가되고 있다. 그리고는, 이 일련의 역사적 진행의 끝에 하늘의 심판이 소개되고 있다. 그리스도가 그의 왕국을 유업으로 얻고 이들 성도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다. (150.5)
다니엘 8장과 9장에서도 세상 역사의 정치적인 권력들(바벨론은 여기에서 생략된다)과 중세의 기독교가 차례로 취급되고 있으나 그리스도의 속죄 사업에 좀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 속죄 사업에 의해 죄인은 왕국을 상속할 수 있는 성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150.6)
다니엘 2장은 우리의 왕인 그리스도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다니엘 7장은 우리의 심판장이신 그리스도에 초점이 모아진다. 다니엘 8장과 9장은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를 위해 죽으시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다시 살아나신 우리의 대제사장이란 사실에 중점을 두고 있다. (150.7)
다니엘 8장의 본문을 읽을 때, 우선 참고서의 도움 없이 어느만큼이나 이해할 수 있는지 혼자 노력해 본 후에 다시 자세한 설명을 듣도록 하자.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