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그림자 제6편 성소의 봉사 제 25 장 뜰과 그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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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막은 동서의 길이가 100규빗, 남북의 너비가 50규빗 되는 뜰에 둘러싸여 있었다. 이 뜰은 놋 기둥에 걸쳐진 가늘게 짠 세마포 포장으로 둘려져 있었다. 그 기둥들에는 은으로 된 기둥머리와 받침대가 장식되어 있었으며, 포장은 은으로 된 갈고리에 드리워져 있었다. 그 뜰은 장방형을 이루고 있었는데, 남쪽과 북쪽에는 긴 변이, 동쪽과 서쪽에는 짧은 변이 위치해 있었다. 너비가 20규빗 되는 문 혹은 입구는 그 뜰의 동쪽 포장의 가운데에 있었다. 그 뜰의 입구를 이루는 휘장은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수놓아 짠” 것이었으며, 은으로 장식된 4개의 놋 기둥에 쳐져 있었다(출 27:9~18). (176.1)
 그 뜰 포장의 높이는 성막 높이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으므로, 그 뜰의 아름다운 포장과 빛나는 은과 놋으로 된 많은 기둥들의 위로, 화려한 내부 포장 및 덮개와 함께 성막의 황금빛 벽들을 볼 수가 있었다. 뜰 외부에 있는 사람이 성막의 영광스러움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그 뜰의 위를 바라보아야만 했던 것처럼, 믿음으로 하늘 성소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기 원하는 자는 이 세상 사물보다 더 높은 곳에 자신의 생각을 두고서 하늘 사물에 그 생각들을 집중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176.2)
 뜰에는 두 개의 중요한 기구들, 즉 물두멍과 번제단이 있었다. 번제단은 놋으로 입혀져 있었는데, 번제단과 관련된 봉사에 사용된 뜰의 모든 용기(容器)들과 물두멍은 놋으로 만들어졌다. 놋으로 된 그 커다란 번제단은 성소와 출입문 사이에 놓여 있었으나 성소보다는 출입문에 더 가까이 위치해 있었다(출 40:6~7). (177.1)
 성소나 뜰의 그 어느 부분도 인간의 설계를 따라 만들어진 것은 없었으며, 각 부분이 모두 신령한 모델을 따라 만들어졌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번제단을 만드는 일을 지시하셨을 때, “산에서 네게 보인 대로 그들이 만들지니라”(출 27:8)고 덧붙여 말씀하셨다. (177.2)
 그 번제단은 높이가 3규빗이고 조각목(아카시아) 판자로 만들어졌으며 속이 빈 상자였다. 각 모서리에 똑 같은 조각목으로 만들어서 놋을 씌운 뿔이 있었다. 그 중심부에 있는 놋으로 된 화상(火床)은 불을 받쳐주면서 그 불이 잘 타도록 통풍구의 역할을 했고, 또 타고 남은 재들을 떨어지게 해주었다. 뿔들과 더불어 번제단은 전체가 온통 놋으로 입혀져 있었다(출 27:1~8). 그것은 “지극히 거룩한 단”이었으며, “무릇 단에 접촉하는 것이 거룩하리라”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이었다(출 29:37). 아도니야와 요압이 솔로몬의 손에 죽임을 당할 것을 두려워했을 때, 그들이 도망가서 제단의 뿔을 붙잡았던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바로 이 때문이었다(왕상 1:50; 2:28). (177.3)
 성소의 모든 번제는 이 놋단 위에서 사러졌다. 그 불은 여호와께서 친히 붙여준 것이었는데(레 9:24), 계속하여 타도록 간수되었다. 그 불은 결코 꺼져서는 안 되었다(레 6:13). 세상의 모든 죄악을 소멸시키는 불은 놋단 위의 불처럼 하늘에서 하나님께로부터 내려올 것이며, 소멸되어야 할 죄악이 있는 한,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계 20:9; 막 9:43~48). (177.4)
 온전한 번제물의 전신(全身)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제물들의 부분들이 이 놋단 위에서 살라졌다. 그것은 죄를 표상하는 것들을 소멸하였다. 그리고 그 불꽃이 계속 타오르고 있었으므로 그것은 “지속적인 속죄의 제단”이라고 불리었다. 죄는 인간을 하나님께로부터 분리시키기 때문에(사 59:2) 죄인이 하나님과 하나 됨(at-one-ment, 속죄)을 이룰 수 있기 전에 모든 죄가 제거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이 번제단 위에서 거행된 봉사는 죄의 궁극적인 멸망을 가리키는 하나의 상징이었는데, 이 일은 구속함을 받은 자들이 그들의 영원한 유업을 누릴 수 있기 전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178.1)
 바울은 이 단을 그리스도에 대한 하나의 표상으로 언급하였다(히 13:10). 번제단과 관련된 모든 일은 죄의 멸망과 관련된 일, 즉 그리스도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을 표상하였다. 아버지께서는 죄와 죄인들의 최종적인 멸망을 그분의 아들의 손에 위탁하셨다(시 2:7~9). (178.2)
 번제단의 뿔에는 종종 여러 가지 다른 제물들의 피가 뿌려졌지만, 모든 속죄제물의 피는 이 단의 아랫부분에 뿌려졌다. (178.3)
 단지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희생제물은 그 뜰에서, 곧 흔히 회막 문이라고 불리던 첫째 칸의 입구에서 죽임을 당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온 회중이 뜰 안과 이 문 앞에 모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사장들 외에는 그 누구도 그 성막 자체의 거룩한 경내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하나님과 그리스도께서 빛나는 크룹들과 스랍들에게 둘러싸여 거하시는 하늘 성소를 표상했기 때문이었다. 그 뜰에서 수행된 모든 일은 지상에서 행해진 일을 표상한 반면에, 성소의 첫째 칸과 둘째 칸에서 수행된 일은 하늘에서 행해지는 일을 표상하였다. (178.4)
 어떠한 희생제물도 성소 안에서 죽임을 당한 적은 없었다. 희생제물들은 뜰에서 죽임을 당하였으며, 제사장은 그 피와 고기를 성소 안으로 가져갔다. 저 위대한 실체적인 희생제물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실체적인 뜰인 이 세상에서 죽임을 당하셨으며, 그 후에 갈바리에서 우리의 죄를 지실 때의 그 동일한 몸과 그분 자신의 피로써 하늘에 있는 실체적인 성소에 들어가신 것이다. 죄는 용서함을 받고 하늘 성소에 있는 책에서 지워지지만, 그 죄가 그곳에서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표상에서 그 뜰에 있는 번제단의 불꽃이 표상적으로 죄를 상징하는 대상물을 살랐던 것처럼 그와 같이 실체에 있어서 악인들은 “지면에 널리 퍼져” 있을 것이며, 그때 하늘에서 하나님께로부터 불이 내려와 그들을 삼킬 것이다(계 20:9). 그러므로 이 땅은 지상 성소의 뜰에서 표상된 모든 일이 실제적으로 성취될 커다란 실체형적인 뜰이다. (179.1)
 죄를 표상했던 그 대상물이 번제단 위에서 계속 살라졌기 때문에 잿더미가 쌓이게 되었다. 지상 성소의 제사장들은 “하늘에 있는 것의 모형과 그림자로”(히 8:5) 봉사했기 때문에, 심지어 재를 제거하는 일까지도 그리스도의 마지막 봉사사업의 일부분을 표상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행해지도록 하나님께서 지시하셨다. 제사장이 번제단에서 재를 제거할 때는 깨끗한 흰 세마포 옷을 입어야만 했다. 그 재는 우선 제사장이 끌어낸 다음, “단 곁” 동편에 두었다(레 6:10; 1:16). 그 단 곁에서 재를 옮길 때가 되면 제사장은 그의 제사장 예복을 벗은 다음, “다른 옷을 입고” 그 재들을 진 바깥으로 가져가 “정결한 곳”에 쏟아 버렸다(레 6:11). 그 재들은 마지막 날 유황불이 죄와 죄인들과 마귀의 한 일을 다 소멸한 후 남게 될 것이 이뿐임을 보여준다(말 4:1~13; 겔 28:18~19). 여호와의 정결케 하는 불꽃이 죄의 최후의 흔적을 소멸하게 될 때, 한 가지 죄의 오점도 없는 정결한 곳, 곧 새 땅이 나타나게 될 것이며, 의인들이 그 정결하고 깨끗한 지면을 거닐게 될 때, 죄와 이 세상에서 죄에 붙어 있는 모든 것들이 타고 남은 재들은 그들의 발아래 밟히게 될 것이다. 참으로 그때는 표상이 실체를 만날 것이며, 모든 죄가 타고 남은 재만이 “정결한 곳”에 있게 될 것이다. (179.2)
 제사장이 재들을 단 곁에 옮겨놓을 때는 그의 제사장 예복을 입고 있었다. 바로 그 재들은 의인들이 자백한 죄들을 예표하였다. 그리스도께서 그분의 백성의 자백한 죄들을 담당하실 때, 그분은 자신의 제사장의 예복을 입으신다. 그러나 그가 의인들의 죄를 사탄의 머리 위에 올려놓으시고 그분의 제사장의 예복을 벗은 다음, 넘어지게 하고 불법을 행하는 모든 것들을 그분의 왕국으로부터 거두어 내시려 왕의 예복으로 갈아입으시고 이 땅으로 오실 때가 다가오고 있다(마 13:14). 그 후에 모든 죄와 죄인들은 불에 살라질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최종적으로 죄를 소멸하기 위해 실체적인 뜰 즉 이 세상에 오실 때에는 제사장의 예복을 입고 오시는 것이 아니라, 만왕의 왕, 만주의 주로 오실 것이다. (180.1)
 대부분의 표상적인 봉사는 청년들의 마음속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으로 수행되도록 여호와께서 지시하셨으므로, 그들 스스로가 그 의미를 알기 위하여 종종 묻곤 하였다. 유월절은 자녀들이 “이 예식이 무슨 뜻이냐?”(출 12:26)라고 질문을 하게끔 제정되어 있었다. 자녀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한 하나의 “표징”으로써 요단강 둑에는 열두 개의 돌들이 쌓였는데, “이 돌들은 무슨 뜻이뇨?”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음으로써 그들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대군 앞에서 요단강 물을 멈추게 하셨던 그 당시의 일을 배울 수가 있었다(수 4:1~7). 만일 그 자녀에게 호기심이 일어나서 자기 스스로가 질문을 한다면, 그 교훈은 그의 마음에 더 깊은 감명을 주게 된다. (180.2)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 희생제물의 재들을 우선 그 번제단 동편에 모아 두도록 하셨던 것 같다. 그곳에서 그 재들은 눈에 잘 띄었으므로 그 뜰 안으로 들어오는 자녀마다 “이 재들은 무슨 뜻이뇨?”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리하여 그 자녀는 그의 부모에게서 모든 죄는 마지막 날의 불속에서 재처럼 완전히 타 버릴 것이라는 그 놀라운 진리를 배우곤 하였다(말 4:1~3). (181.1)
 자녀들이 그들의 부모들과 함께 진 바깥으로 나갔을 때, 아주 정결한 장소에 그 잿더미가 놓여 있는 색다른 광경을 목격함으로써 그들의 관심은 그곳으로 이끌리게 되었으며, 그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 가운데서 죄의 마지막 흔적을 소멸시킬 불꽃 중에 나타나게 될 땅에 대한 아름다운 교훈은 그들의 대답에 깊은 감명을 주곤 하였다. 이처럼 표상적인 뜰의 봉사에서 번제단 아랫부분에 있던 재와 피를 통하여 이 세상을 죄로부터 정결케 하는 일이 이스라엘 백성의 마음속에 언제나 되뇌어졌다. (181.2)
 이스라엘의 회중은 그 뜰 안에 모일 수는 있었지만, 그 번제단에서 행하는 봉사는 오직 제사장들만이 수행하도록 되어 있었다(민 18:2~7). 레위인들은 성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었으나 번제단의 봉사는 수행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도 수행할 수 없는 봉사를 표상했기 때문이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죄를 멸하실 수가 있으시다. (182.1)
 물두멍은 번제단과 성소의 문 사이에 놓여 있었다. 물두멍과 그것의 받침은 둘 다 놋으로 되어 있었다. 그 안에는 물이 있었는데, 이는 제사장들이 어떤 봉사든지 수행하기 위해 성소에 들어가기 전에 그들의 손과 발을 씻기 위하여 놓인 것이다. 또한 그들은 “단에 가까이 가서 그 직분을 행하여 화제를 여호와 앞에 사를 때에도” 먼저 그들의 손과 발을 씻도록 요구되어 있었다. 먼저 물두멍에서 씻지 않은 채로 번제단에서 혹은 성막 안에서 직무를 수행했을 때는 죽음의 징벌이 내려졌다(출 30:17~21). 제사장들이 그 거룩한 직무를 수행하기 전에 먼저 물로 씻는 것을 뜰에 있는 백성들이 바라보았을 때, 그 광경이야말로 그리스도께서 니고데모에게 말씀하신바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요 3:5)라는 진리를 그들에게 가르쳐주지 않았겠는가?(딛 3:5; 엡 5:26). (182.2)
표 상 실 체
출 27:9-18 성막을 두르고 있는 뜰이 있었으며, 그 안에서 희생제물들이 죽임을 당하였다. 요 12:31-33 그 위대하신 실체적인 제물이 이 땅에서 죽임을 당하셨다.
레 6:10-11 번제단에서 나온 재들은 정결한 곳에 놓여졌다. 말 4:1-3 악인의 재들은 깨끗하게 된 이 땅 위에 남게 될 것이다.
레 6:10 제사장들은 재를 번제단 곁에 옮겨놓을 때, 제사장의 예복을 입었다. 히 2:17 그리스도는 백성들의 죄를 위하여 화목을 이루시는 대제사장이시다.
레 6:11 제사장이 재를 진 바깥에 있는 정결한 장소로 옮길 때에는 그의 제사장의 예복을 벗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계 19:14-16; 사 63:1-4 그리스도께서 죄와 죄인들을 멸하시러 이 세상에 오실 때, 그는 제사장의 예복을 벗으시고 왕의 예복으로 갈아입으실 것이다.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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