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닥쳐온 신원(身元)의 위기(identity crisis)는 제2의 사춘기를 재연(再演)시키지만, 상황은 그때보다 사뭇 불리할 수밖에 없다. 선택의 여지가 제한당하고 가출이나 도피의 자유마저 박탈당한 현실에서 마음만 사춘기로 들볶이는 것이다. 헌옷처럼 빛바랜 가정생활, 인생의 전부가 아닌 자식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만, 이런 것들로 고통당하며 중년 인생의 고개를 넘는 사람이 80%도 넘는다는 사실이 비단 미국의 통계만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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