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을 내밀라 제 3 장 신적 권위를 직접 드러내신 기적들 기적 S ►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AD 30년 초봄, 제3차 갈릴리 전도 여행에서 돌아온 제자들은 예수님께 자기들이 행한 모든 것을 낱낱이 보고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귀신을 제어하며 병을 고치는 능력과 권세를 주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앓는 자를 고치게 하려고 내어 보내시며”(눅 9:1-2) 둘씩 짝을 지어 일하게 하셨던 것이다. (181.1)
 제대로 자지 못하고 음식도 먹을 겨를 없이 바쁘게 일한 제자들에게 피로한 기색이 역력히 서려 있었다. 안쓰럽게 생각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182.1)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와서 잠깐 쉬어라” (182.2)
 새로운 활력을 생산시키는 데 레저의 필요성을 절감하신 것이다. 이에 제자들이 주님을 모시고 배를 몰아 가버나움을 떠나 조용한 산기슭으로 가서 잠시 쉬었다. 그곳은 벳새다(눅 9:10)의 “엘 바티아”(El Batiha) 평지, 곧 갈릴리 바다 북쪽 끝 지역으로 가버나움에서 약 6km 동쪽에 위치한 곳이다. (182.3)
 예수님이 보이지 않자 많은 사람들이 쉬고 계시는 그분을 찾아 나섰다. 육로(陸路)로 걸어가는 사람도 있었고 배를 타고 뒤쫓는 사람들도 있었다. 마침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리하여 큰 무리를 이루어 여자와 아이들 외에 남자만 약 5천 명이나 되었다. (182.4)
 예수님께서 마치 목자 없는 양떼 같은 군중을 보시자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하늘의 오묘한 진리를 들추어내어 그들에게 여러 가지로 가르치니 그 말씀이 어찌나 은혜가 넘쳤던지 말씀에 매료된 청중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날은 이미 저물어 석양(夕陽)의 붉게 타는 놀이 서쪽 산 위를 물들이고 있었으나 사람들은 아직 미련이 남은 듯 서성거리며 좀처럼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 제자들은 몹시 걱정되어 예수님께 건의 했다. (182.5)
 “주님! 이곳은 빈들이요 때도 저물어 가니 무리를 보내어 두루 촌과 마을로 가서 무엇을 사 먹게 하옵소서.” (182.6)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182.7)
 줄잡아 일만 오천 명이 넘는 그 많은 무리를 무슨 수로 먹인단 말인가! 제자들에게 돈이 없는 줄 뻔히 아시면서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엄청난 말을 하신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빌립은 투덜댔다. (182.8)
 “우리가 가서 이백 데나리온의 떡을 사서 먹인다 할지라도 그들에게 나누어주기는 넉넉지 않다.” (182.9)
 “그런데 돈 없는 우리가 어떻게 이 많은 무리를 먹일 수 있단 말인가!” (183.1)
 일 데나리온은 로마 당시 노동자 일일분의 임금이었다. 제자들에게 그만한 돈이 있을 리 만무했지만 혹 있다 해도 그 많은 떡을 살 곳도 없는 것이다. 사실 무리들은 예수 앞에 초청되어 나온 것이 아니므로 꼭 저녁을 대접해야 할 의무도 없었다. 예수님께서는 전전긍긍하는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183.2)
 “너희에게 떡 몇 개나 있느냐 가서 보라” (183.3)
 안드레가 여기 저기 둘러본 후 왔다. (183.4)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졌나이다.” (183.5)
 “그것을 내게로 가져오라” (183.6)
 오병이어(五餠二魚)를 손에 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명하셨다. (183.7)
 “모든 사람들을 절서 정연하게 오십 명씩 혹은 백 명씩 모으라.” (183.8)
 제자들이 청중들을 푸른 풀밭에 앉게 하자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오병이어를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무리 앞에 놓으라고 하셨다. 아, 이게 웬일인가!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아무리 떼어 나누어 줘도 모자람이 없었고 오히려 불어나는 게 아닌가! 결국 그것으로 모든 군중이 다 배불리 먹고 오히려 남았다. 예수님께서 명하셨다.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