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하신 성령님 서문 독자에게 드리는 글
  • 1
 성령 하나님은 참 겸손한 분입니다. 성령은 성부와 성자에 비해 성경에 더 적게 나올 뿐 아니라 그 자신을 거의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을 성부와 성자로부터 보냄을 받은 존재로 나타내며, 자신의 사명은 성자를 영화롭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성령을 그리스도의 “제2의 자아”(second Self)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이처럼 자신을 철저히 감추고 오직 성부와 성자를 드러내는 성령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겸손과 무아의 사랑을 배웁니다. (7.1)
 성자 하나님도 그러합니다. 그는 언제나 아버지 하나님을 높이고 성령을 의지합니다. 영원 전부터 성부와 하나이신 예수님은 철저히 자신을 낮추고, 아버지께 절대적으로 복종합니다. 그는 자신의 사명이 아버지를 온전히 영화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성자의 모습 역시 겸비와 무아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7.2)
 성부 하나님도 성자와 성령을 의지하고 높이십니다(요 5:22, 27; 14:26; 15:26). “하나님은 사랑이시라”(요일 4:8)는 성경의 증언과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생각해 볼 때, 성부 역시 성자와 성령을 무아적으로 사랑하심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신학자의 상상처럼 “타락하지 않은 지성적 존재들이 만들어지기 전에 성부는 성자와 성령을 영화롭게 하셨”을 것입니다. 이러한 삼위 하나님의 모습은 우리에게 겸손과 무아의 사랑을 가르쳐 줍니다. (7.3)
 많은 이들이 오해하듯이 성령은 단순히 하나님의 능력이나 영향력이 아닙니다. 그분은 “또 다른 보혜사”로 우리에게 오신 전지전능한 하나님입니다. 그는 천지창조에도 관여하셨고, 인류의 구속 사업에도 참여하셨습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생애를 주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잉태되었고, 성령의 강림을 받았으며, 성령의 권능으로 사역하였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과 부활 역시 성령의 사역이었습니다(히 9:14; 롬 8:11). (7.4)
 겸손하신 성령 하나님은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소홀히 여겨지거나 무시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신학은 주로 신론(Theology)에서 기독론(Christology)으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그리스도교 초기에는 신론에 대한 논쟁이, 그리고 그 이후에는 기독론에 대한 논쟁이 핵심 주제였습니다. 신학의 역사에서 성령론(Pneumatology)은 거의 등한시 되었습니다. 하지만, 근대에 이르러 여기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고 성령론을 옹호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이러한 성령 하나님에 대한 연구는 신학과 신앙생활에 새로운 틀을 제공합니다. 본 서가 성령 하나님을 올바로 이해하고 경험하고 그분과 동행하는 일에 요긴한 도움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7.5)
 이 책을 만드는 일에 적절한 제안과 격려를 주셨을 뿐만 아니라 귀한 추천의 글을 써주신 은사 남대극 박사님과 아름다운 표지를 도안해 주신 전종범 교수님, 그리고 편집의 수고를 해준 이지혜 전도사에게 갚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인자하신 성령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7.6)
 2013년 새해 아침 저자 드림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