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그림자 서문 개역 개편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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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에 제시된 그토록 많은 사상과 교리들 가운데 성소와 그 봉사에 관한 교리만큼 포괄하는 범위와 관련된 영역이 넓은 것은 없을 것이다. 성소 문제는 창세기로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걸쳐 있으며, 신론으로부터 시작하여 기독론, 인간론, 구원론을 거쳐 종말론에까지 연관되어 있다. 구약, 특히 모세오경에 있어서 성소는 그것이 차지하는 지면으로 보나, 그 시대의 하나님의 백성이 그것에 대하여 갖고 있던 의식으로 보나 단연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6.1)
 성경은 총 1,189장으로 되어 있는데, 성소를 다루거나 성소와 관련된 장이 120여 장이나 된다. 중요한 부분만 열거하면 창세기 3장, 출애굽기 25~40장(16개 장), 레위기 전체(27개 장), 열왕기상 6~8장(3개 장), 역대하 2~9장(8개 장), 에스겔 1~10, 40~48장(19개 장), 에스라, 느헤미야, 학개, 스가랴, 히브리서, 요한계시록 등이다. 그리고 성소는 우리말 성경에 “성소”(약 200회), “성전”(약 150회), “회막”(약 150회), “성막”(약 85회), “여호와의 집”(약 45회), “하나님의 집”(10회), “여호와의 장막”(7회), “하나님의 장막”(1회), “여호와의 전”(약 200회), “하나님의 전”(약 105회), “그 전” 또는 “이 전”(64회) 등으로 1,000회 이상 언급되었다. (6.2)
 아담과 하와가 범죄하여 타락하자, 하나님께서 맨 먼저 하신 일은 양을 잡아 그것의 가죽으로 그들에게 옷을 지어 입히신 일이요, 그 다음으로 하신 일은 에덴동산의 동편 입구에 크룹들과 두루 도는 화염검으로 구성된 제단을 설치하셔서 인간으로 하여금 그곳에 나와서 제사를 드리도록 하신 것이었다(창 3:21~24). 여기서 가죽옷은 희생제물을 전제하고, 크룹들과 화염검으로 이뤄진 제단은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성소를 제시한다. 이것은 범죄하여 죽어 가던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시급하고도 필요불가결한 일이었다. (6.3)
 그때 이래로 성소 및 제사제도는 구속의 경륜과 방법을 가르쳐 주는 제도로서, 하나님의 백성에 의하여 간수되고 준수되고 전수되었으며, 출애굽 시대에 모세를 통하여 더욱 세부적으로 제시되었다. 그러므로 오늘날에도 이 문제는 모든 성경 학도들과 구원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깊은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본서의 역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함께 인식하고, 지금까지 등한히 취급되어 온 이 문제를 그것이 응당 차지해야 할 위치로 올려놓아야겠다는 사명감을 공유하게 되었다. (6.4)
 본서가 지니고 있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신기하리만큼 적절한 성경의 인용과 적용이다. 이 점은 독자들을 매료하기에 넉넉할 것이며, 그 가운데 담긴 영적 교훈은 실로 그윽한 감동을 주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모쪼록 독자들께서는 이 책을 읽으시는 동안 어디서나 발견되는 십자가와 그 그림자 아래서 한없는 은혜를 누리시기 바란다. (6.5)
 이 책의 번역판이 처음 나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인 1982년이다. 그 후, 2000년에 약간의 손질이 가해진 채 다시 발행되었으나 이번에는 전체를 다시 읽으면서 교열을 본 것이어서 앞서 나온 판보다는 훨씬 더 개량된 것이다. 말하자면 개역(改譯)하고 개편(改編)한 것이다. 그 동안에 변경된 맞춤법에 맞게 단어들을 고쳐 썼고, 띄어쓰기도 모두 고쳤으며, 역어(譯語)들과 용어들도 많이 다듬었다. 이 개역·개편판에서 바뀐 것 몇 가지를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6.6)
 (6.7)
 (1) “사단(Satan)”은 새로운 표기법을 따라서 모두 “사탄”으로 고쳐 썼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른 의미의 “사단(社團, 師團, 事端)”과 구별이 확실하게 되었다. (6.8)
 (2) “그룹(cherub)”“크룹”으로 번역하였다. “그룹”이라고 하면 다른 의미의 “그룹(group)”과 혼동되므로 구별을 확실하게 하고자 “크룹”으로 썼다. (6.9)
 (3) 제3인칭을 높여서 일컫는 “당신”은 제2인칭의 “당신”과 혼동되므로, 제3인칭일 경우, 모두 “그분” 또는 “자신”으로 고쳐 썼다. 예를 들면, “하나님은 당신의 아드님을 이 세상에 보내셨다”라는 말을 “하나님은 자신의 아드님을 이 세상에 보내셨다” 또는 “하나님은 그분의 아드님을 이 세상에 보내셨다”로 고쳐 썼다. (6.10)
 (4) 저자의 착오로 잘못 기록된 단어나 문장을 초판 역본에서 그대로 번역한 것들은 모두 찾아서 바로잡았다. 단순한 착오들은 그냥 수정하여 옮겼고,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는 “역자 주” 또는 “역자의 부록”을 삽입하여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였다. (6.11)
 (5) 성(姓)만 표시된 인명들에는 이름도 찾아서 넣어주었다. (6.12)
 (6) 원문에 표시되지 않은 성경 본문을 다수 보충하였고, 이 책의 말미에는 성경 본문 색인도 첨부하였다. (6.13)
 이상과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번역본에 여전히 남아 있는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독자들이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좀 더 다듬어진 이 개역·개편판이 품격 있는 새 장정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을 감사하면서 기쁨으로 상재(上梓)하는 바이다. (6.14)
 끝으로, 이 책이 절품되어 오랫동안 구입할 수 없게 되자 친히 초판 역본 전체를 컴퓨터에 입력하여 나에게 갖다주면서 이 책을 다시 출판해 달라고 독촉하신 김석희 목사의 노고와 성원에 대하여 크나큰 감사를 표한다. 주께서 김 목사와 그분의 봉사에 무한한 복을 내려 주시기를 기원한다. 이 개역판 원고를 두어 번 정독하면서 교정해주시고, 성구 색인을 입력해주신 이정헌 목사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 (6.15)
2018년 3월 30일
(6.16)
 남 대 극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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