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을 내밀라 제 3 장 신적 권위를 직접 드러내신 기적들 기적 3 ► 말씀에 의지하여 그물을 내리리이다
 본문 : 눅 5:1-11, 참조: 마 4:18-22, 막 1:16-20
 갈릴리 호수에 여명(契明)이 터 오자 두 척의 돛단배가 가볍게 물위를 미끄러지듯 뭍을 향해 나오고 있었다. 배 안에는 밤새도록 애써 고기를 잡느라 피곤에 지친 제자들이 타고 있었다. 지난밤에 베드로가 동업자 요한 야고보와 함께 호수에 두 어선을 띄우고 새벽 미명(未明)까지 그물을 던졌던 것이다. 한 배는 베드로와 안드레 형제의 것이고 다른 배는 세배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 형제의 배였다. 그날 밤 그들은 그물을 아무리 던져도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 모두 헛수고만 하고 실망과 허탈감에 빠져 날이 채 밝기 전 빈 배를 몰아 육지로 나온 것이다. 그들은 실의에 빠져 마치 패잔병처럼 어깨가 축 늘어져 있었다. 해변에 닻을 내리고 뭍에 올라와 그물을 끌어 올려 씻으면서 불만으로 투덜댔다. (153.1)
 “밤새도록 한마리도 못 잡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154.1)
 “집에는 무엇을 가지고 들어가지.” (154.2)
 “글쎄말이다. 식구들을 볼 면목이 없네 그려.” (154.3)
 제자들은 실패와 낭패를 당하고 망연한 허탈감을 채울 길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마침 예수님께서 새벽 미명에 조용한 시간을 보내려고 갈릴리 호수가로 나오셨다가 제자들이 그물을 씻으며 불만으로 투덜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들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를 다 들으신 동정심 많은 주님께서는 민망한 마음이 들었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청신한 바람이 예수님의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두르신 옷자락을 나부꼈다. 저쪽 골란 고원의 산마루가 환히 밝아오며 솟아오르는 태양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154.4)
 벌써 사람들이 예수님 주위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제자들의 고기잡이 결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다만 예수님에게만 관심의 초점이 쏠렸다. 점점 사람들이 몰려들자 예수님께서는 밀려나 해변가 끝에 다다랐다. 하는 수 없이 닻을 내린 베드로의 배에 오르셨다. (154.5)
 “베드로야, 배를 해변에서 좀 띄어 놓도록 해라” (154.6)
 “예, 선생님 곧그렇게 하겠습니다.” (154.7)
 베드로는 하던 일을 멈추고 닻을 올려 배를 저어 육지에서 좀 떨어지게 했다. 배는 들락날락하는 바닷물에 이리저리 흔들렸다. 파도에 흔들리는 배 위에 앉으신 예수님은 해변에 떼지어 서 있는 무리를 향해 가르치기 시작했다. 얼마나 멋진 강대상인가! 참으로 정취가 넘쳤다. 주님의 말씀은 호수에서 육지 쪽으로 부는 바람을 타고 청중들에게 전해졌다. (154.8)
 게네사렛 호수는 예루살렘에서 북동쪽으로 150km에 위치한, 마치 하프(harf))처럼 생긴 호수이다. 물이 헤르몬 산으로부터 훌라 계곡(Hulla Valley)을 따라 흘러와 저장된 호수로, 길이가 남북으로 21km, 폭이 동서로 14km이고 수심은 약 44m이며, “갈릴리 바다”(마 4:18), “디베랴 바다” “게네사렛 호수” 등으로 불린다. 오늘날 갈릴리 호수는 해면보다 212m 낮은 움푹 파인 곳에 위치해 있다. 호수 동편 지역은 해발 1,000m나 되는 골란 고원이 놓여 있고, 호수 주위로 산들이 병풍처럼 수면보다 약 400m이상의 높이로 둘러져 있다. 호수 둘레는 약 50km이고 넓이는 약 170평방km이다. 갈릴리 바다는 그와 같은 지형적 이유 때문에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교류하여 갑자기 바람이 일어나 파도를 일으킨다. 그러할 뿐만 아니라 오전에는 요르단 쪽에서 동풍이 불어오고 오후에는 지중해쪽에서 서풍이 불어와 파도를 일으키고 어떤 때는 약 5m나 되는 파고(波高)를 만든다. 예수님께서는 아침에 요르단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하여 배 위에서 해변에 서 있는 청중들을 향해 설교하셨다. (154.9)
 설교를 마치신 예수님은 아예 배에서 내릴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 밤새도록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한 베드로는 이미 설교가 끝난지도 모르고 꾸벅꾸벅 졸고만 있었다. (155.1)
 “베드로야,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155.2)
 정신을 차린 베드로는 대답했다. (155.3)
 “이렇게 환한 대낮에 말입니까?” (155.4)
 “그래, 지금 곧장 깊은 데로 배를 몰아 나가 그물을 내리라” (155.5)
 베드로가 생각하니 기가 막혔다. 고기를 잡기 좋은 밤에도 한 마리를 잡지 못했는데 이미 고기가 물밑으로 다 숨어버린 환한 대낮에 그물을 내리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를 잡으며 잔뼈가 굵었기 때문에 고기 잡는 데는 더 선수라서 어느 때 어느 곳에 가면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는가를 훤하게 알고 있었다. 더구나 베드로는 밤새도록 일했기 때문에 쉬어야 하였다. 그러나 노련한 어부 베드로는 자기의 경험과 지식을 의지하지 않고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로 했다. (155.6)
 “선생님이여, 우리들이 밤이 맞도록 수고를 하였으되 얻은 것이 없지만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156.1)
 예수님은 잠시 사용한 배삯을 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베드로는 그것을 알 리가 없었다. 베드로는 그의 형제와 함께 배를 끌고 호수 깊은 곳으로 나갔다. 물이 맑은 갈릴리 호수는 밤에만 그물을 던졌다. 청천백일(靑天白日) 에 그물을 던진다는 것은 아주 비상식적인 행동이었다. 그러나 베드로는 주님의 말씀을 의지하여 힘차게 그물을 던졌다. 그리고는 곧장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156.2)
 아, 이게 웬일인가!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단 한 번 그물을 던졌는데 어획량이 너무 많아 그물이 찢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베드로는 급히 다른 배에 있는 친구들을 불렀다. (1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