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준수의 기원과 역사 제4장 그리스도교가 이교화되어 가는 과정 제5절 태양신 숭배의 관습과 그 의식들이 그리스도교에 도입된 과정
 1. 개요
 그리스도교가 일찍부터 일요일에 예배하기 시작했을 때는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을 향하여 경배하는 행위와 병행했었다. 그 까닭은 그리스도교에로 개종한 이방인들이 태양 숭배의 습성을 그대로 지니고 입교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자들에게는 차라리 그들이 섬겨오던 옛 태양신의 명칭이 “그리스도”로 바뀌었을 뿐이었다고 설명하는 것이 훨씬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이들이 바로 오늘날의 현대 일요일 신성론자들의 전신이요, 선조들이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교는 이런 자들이 교회 안에서 비중을 더해감에 따라 점차 이교화되어 갔으며, 이러한 현상은 해를 달리할 수록 빠른 템포로 진행되어 갔다. 그 과정을 대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76.1)
  ① 태양신 부활절을 그리스도 부활절로,

  ② 동방 경배와 일요일 숭배를 주일 예배로,

  ③ 태양신 미트라 탄생일 12월 25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 “크리스마스”로,

  ④ 이쉬타르, 아스타르테, 아프로디테, 이시스, 키벨레, 아르테미스, ... 그리고 비너스 여신 등이 “하나님의 어머니”(데오토코스, θεοτοκος)라는 명분으로 “마리아 여신 숭배”(Mariolatry)로,

  ⑤ 이교의 사당들이 그리스도교의 성당으로 성화되었다.

  ⑥ 그리고 소크라테스(Socrates, 469-399 B.C.)의 “영혼 불멸설”이 소위 교부신학을 통해 그리스도교의 교의(Dogma)로 뿌리를 내리면서, 이교의 각종 잡신들의 제례(祭禮)가 성자들의 제례로 바뀌어졌다. (377.1)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프레이저(J. G. Frazer, A.D. 1854-1941) 경이 1891-1915년 동안에 걸쳐 저술한 대역작, 황금 가지(The Golden Bough, A Study in Magic and Religion, 2 vols.)는 종교, 주술, 농경의례 등의 본질과 그 기원을 밝히 드러냄으로써, 민속학, 인류학, 사회학을 비롯하여 나중에는 역사학, 종교학 그리고 정신 분석학 등 각 분야에 공헌을 기여했다. 프레이저 경은 그의 이 명저에서 이렇게 서술한다: (377.2)
“우리가 4월에 거행하는 성 죠오지의 제례가 고대 파릴리아(Parilia)의 이교 제례를 대치한 것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또 6월에 거행하는 세례 성 요한의 제례가 물에 대한 이교도의 하지 제례를 이은 것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또 8월에 거행하는 성모 승천의 제례는 다이아나(Diana: 이쉬타르, 아스타르테, 이시스, 키벨레, 아르테미스, 아프로디테, 비너스[Ishtar, Astarte, Isis, Cybele, Artemis, Aphrodite, Venus] 등의 영국 여신-필자 역)의 제례를 구축한 것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그리고 11월에 거행하는 만성제(萬聖祭)가 죽은 사람에 대한 고대 이교의 제례의 계속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그리고 동짓날이 태양의 탄신일로 간주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 자신의 탄생일이 12월의 동지로 결정되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기독교 교회의 기타 중요한 축제󰠏부활제의 의식󰠏는 똑같은 방법으로 그리고 같은 교화의 동기에서 춘분에 거행하는 프리기아(Phrygia)의 신(神)인 앗티스(Attis)의 의식에서 채용되었다고 가정하여도 지나치거나 불합리하지 않은 것이다.”1)
(377.3)
 2. 동방경배와 일요일 예배
 고대 서방 신학의 대표적 교부였던 아프리카의 테르툴리아누스(Ter- tullianus, ca. A.D. 160-230?)는 그의 저술 우상숭배에 관하여에서 온전한 회개의 경험이 없이 형식적으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우상숭배자들의 습성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밝혔다: (378.1)
“그리스도인들이 일요일이 되면 동쪽을 향하여 기도한다. 그리고 나서 흥이 나게 예배하면서 그날을 보낸다.”2)
(378.2)
 테르툴리아누스는 자신이 일요일 신성론을 주장하다 보니, 자기 자신과 명목상의 개종자들이 여전히 태양이 경배를 받는 바로 그 날에 축일로써 준수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태양신 숭배자들 중 하나가 되고 있었음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괴로운 심정을 억누르면서 이를 역 인용하여, 박해하는 무리들에게 솔직히 자신들의 상태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378.3)
“보다 착한 품성을 지닌 자라면, 솔직하게 태양이 그리스도인들의 하나님이라고 어떤 이들이 상상하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동방을 향하여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또 우리가 일요일을 축제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3)
(378.4)
 또 테르툴리아누스는 그의 변증서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379.1)
“확실히 견문을 넓히면 그럴수록 더 있을법한 사실인데, 어떤 이들은 반대로 태양을 우리들의 하나님으로 믿는다. 그 천체 궤도 판면 전체에 입혀진 아마포 헝겊자락에 색칠해져서 일자를 나타내는 그 천체를, 아마 우리가 숭배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이미 페르시아인으로 간주될 것이다. 그런 생각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기도를 동편으로 향해 돌아서서 드리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우리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4)
(379.2)
 이렇게 술회하면서 자신을 포함한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은 아직도 태양신 숭배의 관습과 습성에서 온전히 탈바꿈하지 못한 실태를 정직하게 고백했다. (379.3)
 이처럼 A.D. 200년대 전후로 한 초기 그리스도인들 중 대부분의 이방인 개종자들은 통속적으로 동방을 향하여 경배하는 관습이 있어왔다는 사실을 비단 테르툴리아누스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몇몇 유력한 교부들이 증언해 왔음은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이 행위를 장려하고 정당화하는 교부들도 허다했다. 그들 중 유명한 이들은 알렉산드리아 교회 감독 클레멘스(Clemens, ca. A.D. 150-220)와 그의 제자 오리게네스(Origenes, A.D. 185-254)가 그랬다. 그리고 그외의 고대 문헌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379.4)
 클레멘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379.5)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향하여 바라보며 드리는 기도는 가납된다. 왜 그런고 하니 동방은 빛의 발생을 표방하는 것이며, 한밤의 흑암을 몰아내며 ... 또 고대 신전들이 동쪽으로 향해 있도록 세워졌기 때문이다.”5)
(379.6)
 본래 태양신의 신전들은 공히 태양이 경배 받기에 합당하도록 출입문이 서편에 있으므로 자연히 배례자들이 동향하게 되어 있었다. 따라서 구약에 의하면 고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 또는 성막을 세울 때 반드시 서쪽으로 향하도록 하기 위해 출입문을 동쪽에 내도록 명령을 받았던 것이다(출 27:13, 14ff). (380.1)
 오리게네스에게는 동방은 영혼이 빛의 근원을 바라보려는 본능적인 자연스런 행위임을 주장하며 이를 상징학적으로 보았다.6) 또 어떤이들은 주장하기를 그리스도인들이 동쪽을 향하여 기도 드리는 것은 그들 마음속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파라다이스(paradise)가 그쪽에 있으며, 또 그리스도께서 강림하실 곳이 그곳이라는 강한 잠재 의식이 있기 때문이라 하였다.7) (380.2)
 알렉산드리아의 유세비우스(Eusebius, ca. A.D. 500)는 이렇게 폭로했다: (380.3)
“나는 태양을 섬기고 그것에 기도 드리는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 대개 그들은 태양이 떠오르는 시각에 기도하면서 말하기를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한다. 태양 숭배자들과 이교도들만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도 역시 신앙에서 떠나서 이때 이교도들과 혼합한다.”8)
(3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