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론의 멸망은 다니엘와 요한계시록의 전체적인 기별을 이해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특별한 두 국면이 있다.

 (1) 상징적인 바벨론의 멸망은 요한계시록의 으뜸가는 주제 중의 하나이다. 이제 곧 성취될 상징적 바벨론의 멸망에 관한 예언과 실제적인 바벨론의 멸망에 관한 예언은 놀랍도록 유사하다.

 (2) 실제적인 바벨론의 멸망에 관한 예언이 완전하게 성취된 사실을 주목함으로써 상징적 바벨론의 임박한 멸망에 관한 예언들도 완전하게 성취될 것이라는 우리의 확신이 더욱 확고해지는 것이다. (80.1)
 병행 구절들
 여러분은 병행 구절들을 분석하기에 앞서서 적어도 이사야 41, 46, 47장, 예레미야 50, 51장, 그리고 요한계시록 16~19장을 잠깐 훑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요한계시록을 연구할 때 이런 장들에 대해서 충분히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아래의 도표를 통하여 여러 병행 구절을 일별하는 것으로 지나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여러분으로서는 놀랍게 느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80.2)
고대 바벨론과 상징적 바벨론
고대, 역사의 바벨론 상징적 바벨론
“많은 물 가에 거하여” 렘 51:13 “많은 물 위에 앉은” 계 17:1
“여호와의 수중의 금잔” 렘 51:7 “금잔을” 가졌는데 계 17:4
“바벨론이 파멸되니” 렘 51:8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바벨론이여” 계 14:8
“내가 영영히 주모가 되리라∙∙∙ 나는 과부로 지내지 아니하며” 사 47:7, 8 “나는 여황으로 앉은 자요 과부가 아니라” 계 18:7
“나의 백성과 너희는 그 중에서 나와” 렘 51:45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계 18:4
“하늘과 땅이” 바벨론의 멸망을 인하여 “기뻐 노래하리니” 렘 51:48 “하늘과성도들과 사도들과 선지자들 아” 그 멸망을 인하여 즐거워하라 계 18:20
돌과같이 “바벨론이 침륜하고 다시 일어나지 못하리라” 렘 51:64 “큰 맷돌 같은 돌이 바다 속에 던지우 듯이 바벨론이 몹시 떨어져” 계 18:21
(80.3)
 두 바벨론에 닥쳐온 최종적인 멸망에 대하여 온 천하가 환호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되는 사실이다. 예레미야 51장 48절에는 사실상의 바벨론의 멸망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하늘과 땅과 그 중의 모든 것이 기삐 노래하리니”라고 기록하고 있다. 요한계시록 18장 20절에는 영적 바벨론의 멸망에 관하여 언급하면서 “하늘”이여 “즐거워하라”고 말하고 있다. (81.1)
 물론 하나님께서는 “악인의 죽는 것을 기뻐하지” 아니하신다(겔 33:11). 그러나, 만인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는 핍박을 당하는 당신의 충실한 종들을 사랑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박해자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느부갓네살을 구원하시기 위해 얼마나 애쓰셨는가! 하나님은 모든 바빌로니아 인들의 구원을 위해서 애쓰셨다. 예레미야 51장 9절에는 “우리가 바벨론을 치료하려 하여도”라고 말한 후에, 슬픈 어조로 “낫지 아니”하였다고 덧붙였다. 유대인들은 바벨론에서 중생을 경험했다. 그들은 영원히 우상 숭배를 포기했고, 처음으로 회당을 건축하고, 그들의 자녀들과 비유대인 방문객들에게 참 하나님을 가르쳤다. 그러나, 바빌로니아 인들은 대체적으로 참 하나님에 관한 진리를 거절하였고, 때때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하나님을 믿는 자들을 박해했다. 잔인한 백성들이 계속하여 무죄한 백성들을 박해한다면 급기야는 박해자들이 제거되는 날이 당도할 것이며, 그때에 하나님께서는 압제당하는 백성들의 구원을 기뻐하시게 되는 것이다. (81.2)
 완전한 예언의 성취
 우리는 이 두 바벨론에 대해 언급한 또 하나의 현저한 병행 구절에 주목해야 한다. 요한계시록 18장 21절에 보면, 한 강한 천사가 큰 맷돌 같은 돌을 들어 바다에 던지고 나서 “큰 성 바벨론(영적인)이 이같이 몹시 떨어져 결코 다시 보이지 아니하리로다”라고 말한다. 예레미야 51장 59~64절에서 선지자는 스라야에게 명하여 이르기를, 두루마리에 돌을 매달아 유프라테스 강물에 던지며 말하기를 “바벨론이(실제적인) ∙∙∙이같이 침륜하고 다시 일어나지 못하리”라고 외치라 하였다. (81.3)
 두루마리와 돌에 관한 지시는 시드기야 왕의 통치 제 4 년째인 기원전 594/593년에 예레미야에 의해 제시됐다. 시드기야는 아마도 다니엘 3장의 금신상 낙성 예식과 관련해서 그해에 바벨론을 방문했던 것 같다. 이 때, 스라야가 그를 수행했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강가에서 이루어졌던 그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 상상하건데, 스다야는 육로가 끝나 나룻배를 갈아타는 강의 수문 가까이에서 있었을 것이다. 일단의 유대인들이 그의 주위에 떼를 지어 서 있었다. 그는 예레미야의 두루마리를 펼치면서 예레미야 50장51장에 기록된 기별을 읽기 시작했다. (81.4)
“여호와께서 선지자 예레미야로 바벨론과 갈대아 인의 땅에 대하여 하신 말씀이라”(50:1).
“보라 내가 큰 연합국으로 북방에서 일어나 나와서 바벨론을 치게 하리니 그들이 항오를 벌이고”(50:9).
“보라 그가 열방의 말째와 광야와 마른 땅과 사막이 될 것이며 여호와의 진노로 인하여 거민이 없는 온전한 황무지가 될 것이다 바벨론으로 지나는 자마다 그 모든 재앙을 놀라며 비웃으리로다∙∙∙그가 여호와께 범죄하였음이니라”(50:12~14).
“그 바다를 말리며 그 샘을 말리리니 바벨론이 황폐한 무더기가 되어서∙∙∙거민이 없으리라”(51:36, 37).
“그러므로 사막의 들짐승이 시랑과 함께 거기 거하겠고 타조도 그 중에 깃들일 것이요 영영히 거민이 없으며 대대에 거할 자가 없으리라”(50:39).
(81.5)
 나룻배를 기다리던 그 지방 백성들이 스라야의 음성을 들었을 것이며 또 유대인의 무리들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키가 작은 어린이들은 부모들의 다리 사이를 비집고 나와 이 장면을 구경하였다. 강을 파수하던 파수병도 다가왔다. 그러나, 히브리어로 말하는 스라야의 기별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82.1)
 스라야는 두루마리를 다 읽었다. 그는 그것에 돌을 매달고 크게 팔을 휘둘러 공중으로 날려 보냈다. 그것은 유프라테스 강에 떨어지는 첨벙 소리와 한 가닥의 물거품을 남기고는 이내 사라져 버렸다. (82.2)
 그러나, 어떻게 이러한 예언이 성취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바벨론이 “열방의 말째”로, “온전한 황무지”로, 그리고 “황폐한 무더기”로 변할 수 있을 것인가? 누가 감히 바벨론에게 “영영히 거민이 없으며 대대에 거할 자가 없으리라”고 예언할 수 있겠는가? (82.3)
 소수의 친구들이 강의 문을 통하여 성안으로 들어 갔을 때에도, 모든 증거는 이 같은 운명적 예언에 반대되는 것처럼 보였다. 수많은 인부들이 공공 건축이나 개인의 건축 공사에 고용되어 분주히 일하고 있었다. 당나귀와 소들은 건축 자재들을 분주히 마차로 실어 날랐다. 저녁에는 수십 개의 벽돌 가마에서 내뿜는 연기로 하늘이 자욱해졌다. (82.4)
 앞에서 이미 보았듯이, 바벨론의 영광은 세월이 갈수록 그 도가 더해 갔다. 그 성채들은 견고함과 그 높이가 더해 갔으며, 인구도 늘었다. 유프라테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의 교각들은 외국에서 수입한 돌들로 사치스럽게 다듬어져 있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새 궁전과 새 성벽과 새 사원이 추가되었다. (82.5)
 스라야가 예레미야의 예언을 낭독한 지 55년이 지난 기원전 539년에, 메대와 페르시아인들이 바벨론을 정복했다. 이후, 고레스는 바벨론 성의 방어 체제를 더욱 강화시켰으며, 느부갓네살 왕이 시작하고 마치지 못했었던 토목 공사를 완성시켰다. (82.6)
 
 바벨론 도성은 바벨론 제국의 패망 이후에 페르시아의 수도 수사(Susa)의 영광을 빼앗을 수는 없었지만, 페르시아 제 2의 수도로서 그 명성과 번영을 계속하였다. (82.7)
 거의 60 년이 지났을때, 바벨론 성의 시민들이 페르시아에 반역을 일으켰다. 페르시아의 황제인 크세르크세스(Xerxes)는 무자비하게 그들의 반역을 분쇄했다. 그는 이 때 궁전들과 사원들과 외성들을 허물어 버렸다. 그 옛 터에는 거대한 돌 무더기만이 남았다. 바벨론이 “돌 무더기”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도성의 사람들은 그 후로도 계속해서 거주하였다. (83.1)
 다시 150 년이 지났을 때, 알렉산더 대왕이 이 곳을 향해 돌진해 왔다. 그는 역사상 그 유례가 없는 용병술과 용맹으로 페르시아를 휩쓸어 버린 다음 인도를 향해 돌진해 갔다. 서북 인도를 점령한 후 그는 서쪽으로 회군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의도는 스페인 점령에 있었다 한다. 그는 기원전 323년에 바벨론에 도착하여 잠시 숨을 돌리고자 하였다. 전설의 바벨론! 그의 동서에 걸친 알렉산더 제국의 수도로서 이보다 더 적당한 장소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