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요한계시록 제20장 여자와 짐승
 요한계시록 14:8은 마지막 때의 바벨론의 멸망을 예고했으며, 16:19은 바벨론의 함락을 선포하였다. 17-18장은 바벨론이 어떻게 멸망할지를 묘사하고 있다. 요한계시록의 앞선 부분에서는 이상 가운데 새로운 등장인물 또는 세력이 나타날 때, 우선 일반적인 표현으로 묘사된다. 이와 같은 표현 방식이 요한계시록 17-18장에서도 사용되었다. 마지막 때의 바벨론의 붕괴를 18장에서 묘사하기 전에, 17장은 마지막 때에 배도한 종교 체제를 음녀가 짐승을 타고 다니면서 지구상의 거민들을 유혹하고 기만하는 것으로 묘사한다. (269.1)
 성경절 : 요한계시록 17:1-18

 (269.2)
 마지막 때의 바벨론의 멸망은 요한계시록에 두 번 예고됐으나, 실제로 그 멸망하는 모습은 묘사되지 않았다(계 14:8; 16:19). 그 내용은 요한계시록 17장에서 자세히 밝혀지며, 이 마지막 때의 배교한 종교 체제가 왜 심판의 벌을 받게 되는지를 설명한다(17:1-11). 요한계시록 17장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여섯째 재앙과 일곱째 재앙에서 유프라테스 강물이 마르는 것과 관련하여 추가적으로 설명한다. 땅의 권력들은 이 배도한 종교 체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그것에 등을 돌린다(참고 16:12-21). (270.1)
 큰 음녀(계 17:1-6)
 일곱 대접을 가진 일곱 천사 중 하나가 요한을 불러 “큰 음녀”의 심판을 보게 한다(계 17:1). 이 음녀는 다시 “큰 바벨론, 땅의 음녀들의 어미”(계 17:5)라고 설명한다. 요한계시록에서 바벨론은 “용, 짐승, 거짓 선지자들의 오래 못가는 연합체이며, 이들 각 구성원은 각기 다른 역사를 갖고 있으나, 마지막 때에는 기만하고 강요하는 일에 단합한다.”1 그 음녀의 딸들은 세상의 종교적 권력들이며, 사탄의 삼위일체에 가담하여, 지구 역사의 마지막 때에 종교적 동맹체를 형성한다. 이런 이유로 큰 성 바벨론이 함락될 때, 그것이 세 조각으로 갈라지는 모양으로 묘사되는 것이다(16:19). 이 사탄의 삼위일체의 몰락은 마지막 때의 종교적 동맹체의 붕괴로 이어진다. (271.1)
 많은 물 위에 앉은 바벨론 (17:1b-2)
 천사는 요한에게 음녀 바벨론이 “많은 물 위에 앉았다”고 알려 준다(계 17:1b). 예레미야 51:13에는 “많은 물”이 곧 유프라테스강인 것을 지적한다. 이 천사는 나중에 “많은 물”은 시민적, 세속적, 정치적 권력들이라고 요한에게 알려 준다(계 17:15). 마지막 때의 종교적 세력들의 동맹체인 바벨론이 세계적인 권력들 위에 앉아 있는 사실은 마지막 때에 이 두 세력이 별개로 존재함을 보여 주는데, 이는 과거 역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일이다. 고대 역사로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기성 종교의 세력은 정치적 세력들과 공조하였다. 국가는 종교—정치적 권력들에 의해 다스려졌다. 요한계시록 13:1-10은 중세기 동안 종교—정치적 권력인 교황이 인도하는 교회가 서방의 군주 세력들을 예언적 1,260일 동안 다스렸음을 묘사한다. 그러나 마지막 때에는 기성 종교와 열국들이 서로 협조하기는 하나, 정치권과 종교권은 각기 뚜렷하게 구분되는 세력들이다. (271.2)
 고대 바벨론이 그 도시의 생존을 위해서 유프라테스강을 필요로 한 것과 같이, 마지막 때의 바벨론도 그의 계획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민적, 세속적, 정치적 권력들의 후원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 때의 종교적 연합체는 세상을 다스리는 세계적 정치 세력들과 연계하며, 마지막 때의 위기에서 이들 정치세력은 그리스도와 그에게 충성하는남은 백성에 대항하여, 이 배도한 종교 체제를 섬긴다. (272.1)
 이 최후의 위기에서 두 부류의 특정한 세속적 정치적 세력들이 바벨론에게 매혹당한다. 첫째. “땅의 임금들”이 음녀 바벨론과 음행하는 것으로 묘사된다(계 17:2). 이들은 세상의 정치적 지배 권력들이다. 그들의 음행은 실제적 음행이 아니다. 구약에서 음행이란 표현은 이스라엘이 이방 나라들과 동맹을 맺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었다(사 1:21; 렘 3:1-10; 겔 16:25). “네가 음란하게 이방을 따”랐다고 에스겔 선지자는 유다를 책망하였다(겔 23:30). “땅의 임금들”과 음녀 바벨론과의 음행의 관계는 마지막 때의 종교적 연합체와 세계의 정치적 지도자들 사이의 부정(不貞)한 연합이 최후의 위기 때에 있을 것을 상징한다(계 17:2). (272.2)
 둘째로 언급된 부류는 “땅에 사는 자들”인데, 바벨론의 부도덕한 포도주에 영적으로 취한 자들이다(계 17:8;참고 14:8). 이들은 일반 시민들이며, 세계적 지도자들이 아니다. 세상의 지도자들이 음녀 바벨론과 불륜의 관계를 갖는 한편, 나머지 지상의 인간들은 바벨론이 가르치는 거짓 교리와 행위에 취해 버리며, 짐승을 섬기게 된다(14:8; 18:3). 사람들이 포도주에 도취하면 제정신으로 냉정하게 판단할 수가 없으며, 취한 영향이 사라졌을 때는, 자기들의 행실과 결정이 잘못된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그들의 잘못을 교정하기는 너무 늦었다. (272.3)
 이 무리들은 둘 다 속임에 빠지고,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바벨론의 지배를 받는다. 요한계시록은 마지막 때에 세상은 다시 하나로 합치며, 중세와 같이 종교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점차로 세상의 사람들은 그들의 선택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바벨론을 등지고 배반하나, 때는 벌써 늦는다. (272.4)
 짐승을 타고 있는 음녀 (17:3-6)
 요한은 음녀인 바벨론이 많은 물들 위에 앉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제 요한은 이상(異常) 가운데서 광야로 인도되었고, 광야에서 한 여자가 붉은 짐승의 등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계 17:3). 그 음녀는 마지막 때의 종교적 연합체를 상징하는 한편, 그 짐승은 세계적 정치적 동맹체를 의미한다. 이 예언은 마지막 때에 세상의 정치적 권세들이 마지막 때의 바벨론을 섬길 것이라고 우리에게 알려 준다. 바벨론이 짐승의 등에 앉아 있는 상징은 마지막 때의 위기 동안에 이 종교 체제가 세상의 정치적 권력들을 지배할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273.1)
 그 여자는 붉은색과 자주색의 화려한 옷을 입고, 금과 보석으로 찬란하게 치장한 것으로 그려져 있다. 그녀의 이마에는 “큰 바벨론이라.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고 기록되어 있다(계 17:5). 고대에 음녀들은 유혹적인 붉은색 옷을 입고, 화려한 치장을 했다(렘 4:30). 이 음녀가 입은 붉은 옷은 그 여자가 앉아 있는 짐승의 붉은색과 같은 색깔이다(계 17:3). 붉은 색은 피와 압박의 색깔이며, “이 여자가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한”(계 17:6) 이 종교 체제의 본질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자주색은 왕복의 색깔이며(삿 8:26; 에 8:15; 단 5:7), 이는 자신이 여왕이라고 하는 음녀의 주장과 잘 맞는다(계 18:7). (273.2)
 그 음녀의 복장에는 매혹시키려는 목적이 있다. 붉은색, 자주색과 금색은 구약 성경의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이 입던 예복의 색깔이기도 하다(출 28:5-6). 이 음녀의 이마에 새겨진 명칭(계 17:5)은, 이스라엘의 성전의 대제사장이 쓴 터번 이마에 금패 위에 새긴 “여호와께 성결”이란 명칭과 닮았다(출 28:36-38). 그 음녀의 손에 들려진 금잔(계 17:4)은 성전의 전제(奠祭, drink offering)를 흉내내려는 의도라고 생각된다(출 30:9; 레 23:13). 또 이 음녀의 옷차림은 새 예루살렘에 대한 분장을 흉내 내고 있다(계 21). 이러한 요한계시록 17장의 여러 가지 바벨론에 대한 묘사는 바벨론이 세상의 정치적 세력이 아니라, 종교적 세력임이 분명함을 보여 준다. 역사적으로 그리스도 교회의 양상을 쓴 이 마지막 때의 종교 체제는 마지막 때의 위기에서, 세상을 배교의 방향으로 기만하고, 미혹시키는 사탄의 강력한 도구로 쓰일 것이다. (273.3)
 이 여자가 비록 종교적 복장을 입고 있으나, 바벨론은 그 자신이 음녀이고, 또 음녀들의 어미이며, 온 세상을 하나님께로부터 떠나도록 미혹시키는 장본인이다. 이 음녀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함으로 말미암아 순교당한 성도들의 피로 도취되었다(참고 계 6:9). 이 종교 체제는 모든 백성을 그들의 거짓 가르침으로 취하게 만들며, 또 그리스도를 따르는 성도들의 피에 그 자신이 취해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마지막 때의 바벨론을 요한계시록 13장의 바다에서 나온 짐승과 연결시키며, 이 짐승은 교황이 이끄는 중세 서유럽의 배도한 기독교로서 복음을 신실하게 증거 한 수백만 명의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했다. 그러나 때가 오면, 하나님은 이 “큰 음녀”를 심판하시고, “자기 종들의 피를 그 음녀의 손에 갚으”신다(계 17:1; 19:2). (274.1)
 요한계시록 17:6에서, 요한은 이 음녀를 보고 크게 놀란다. 그의 반응은 음녀가 누구인지 그가 알아보았음을 의미한다. 요한은 이 여자를 광야에서 보고(계 17:3), 그 여자가 중세의 1,260일의 예언적 기간 동안 용의 박해를 피하여 광야로 피신했던 여자인 것을 알아본다(12:13-14). 이는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백성을 대항하는 세력이 한때는 그리스도에게 충성하는 교회였음을 알려 준다. 이것은 마지막 때에 사탄이 왜 여자보다도 그 여자의 남은 자손들에게 큰 적개심에 차 있는지 설명해 준다(12:17). 과거에 하나님의 뜻에 충성하던 교회는,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예수의 증거를 가진 하나님의 충성스러운 남은 자손을 대항하는 원수로 돌아설 것이다. (274.2)
 붉은 짐승 (계 17:6-18)
 요한이 놀라워할 때, 그를 인도하던 천사는 음녀인 바벨론이 타고 있는 붉은 짐승의 “비밀(mystery)”과 마지막 때에 행할 이 짐승의 행사를 요한에게 설명해 준다. (274.3)
 다시 살아난 짐승 (1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