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요한계시록 제17장 하나님께서 세상에 보내시는 최후의 기별
 앙겔로스(angelos, angel, 천사)라는 그리스어 단어는 “기별자”(messenger, 사자)란 뜻이다. 성경에서 천사(기별자, 사자)들은 종종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에게도 사용되었다(말 2:7; 마 11:10). 요한계시록 14:12은 세 천사를 마지막 때의 하나님의 백성, 즉 세상에 보내는 하나님의 경고의 기별을 전하는 사람들과 연결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233.1)
 첫째 천사의 기별 (14:6-7)
 첫째 천사가 영원한 복음을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복음은 좋은 소식이다. 첫째 천사가 전하는 복음이 “영원한” 복음으로 명시된 것은 인간을 구속하시는 하나님에 관한 성경의 복음임을 말해 준다. 복음에는 구원과 심판이 함께 포함돼 있다. 복음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들에게는 구원을 주므로 “좋은 소식”이지만 그것을 거절하는 자들에게는 심판을 의미한다. (233.2)
 마지막 때의 복음의 선포는 전 세계적이며, “땅에 거주하는 자들 곧 모든 민족과 방언과 백성에게 전할 영원한 복음”이다(계 14:6).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네가 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들에게 다시 예언하여야 하리라”(10:11)는 요한의 사명을 생각나게 한다. 이것은 세 천사는 복음을 전파하는 책임을 위탁받은 마지막 때의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개념을 확실히 해준다. 이 복음의 선포가 중요한 의의를 갖는 이유는 마지막 때에 짐승이 사탄으로부터 “각 족속과 백성과 방언과 나라를 다스리는” 권세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13:7). 사탄의 기만적인 활동이 전 세계적인 것인 것처럼, 마지막 때의 복음 전파도 전 세계적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감람산에서 하신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고 하신 그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다(마 24:14). (234.1)
 첫째 천사는 “큰 음성”으로 기별을 전파한다. 그 말이 헬라어로는 포네 메갈레(phōnē megalē)인데, 이 말에서 “메가폰”(megaphone, 확세)이란 영어 단어가 생겨났다. 첫째 천사의 선포는 긴급한 기별이며, 세상의 각 사람의 영원한 운명과 관계된다. 그것은 지상의 거민들에게 회개하라고 하는 하나님의 부르심이다. 이 부르심은 삼중의 명령형으로 표현되었다.

   (1) “하나님을 두려워하라.”

   (2) “그분에게 영광을 돌리라.”

   (3) “그분을 창조자로 경배하라.” (234.2)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라(계 14:7). 요한계시록에서 마지막 때의 하나님 백성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들이다(11:18; 19:5). 성경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진지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대하고 그분이 어떤 존재이신지를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가지며, 그분의 뜻에 완전히 굴복하는 것을 의미한다(창 22:12; 욥 1:8-9).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언제나 옳은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들은 그분의 계명을 지킨다(신 5:29; 13:4; 전 12:13). (234.3)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은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다(계 11:13; 15:4). 전자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는 것이고, 후자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들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산다. 인간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킴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예수님은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을 것이요”(요 15:8)라고 말씀하셨다. 요한계시록에서 마지막 때의 하나님 백성의 특성은 예수 그리스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다(계 12:17; 14:12). (234.4)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그에게 영광을 돌리는 이유는 “그의 심판의 때가 이르렀기”(계 14:7) 때문이다. 요한계시록의 이 기별은 솔로몬이 쓴 전도서의 기별을 반향한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계명들을 지킬지어다. ∙∙∙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 12:13-14). 바울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는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게 되어 각각 선악 간에 그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고후 5:10). (235.1)
 여기서 말하는 심판은 예수님께서 재림하시기 전에 행해지는 “재림 전 심관”(pre-Advent judgment)을 의미하며, 천년기 후에 행해질 최후의 심판(계 20:11-15)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 재림 전 심판의 목적은 누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졌고 누가 그렇지 못한지를 판결하는 심판이다. 그 판결은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에 이루어진다. 이 재림 전 재판은 마지막 때의 복음이 전파되는 것과 동시에 진행된다. 복음 전파가 끝나고 재림 전 심판이 종결될 때, 천국에 들어갈 사람들과 잃어버린바 될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분리될 것이다(계 14:11-20). 그때에 예수님께서 오셔서, 각자가 행한 대로 갚아 주실 것이다. (235.2)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심판의 개념은 그리 인기가 있는 개념이 아니다. 그러나 심판은 복음의 한 부분이다. 하나님께 충성하고 순종하는 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불성실한 자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이 재림 전 심판의 판결이 날 때, 각사람의 운명이 결정된다(계 22:11). 이후로 구원은 더 이상 제공되지 않으므로 제2의 기회는 없다.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심판이 옹호와 구원이 되지만 하나님을 거절한 자들에게는 정죄의 관결이 된다. 세 천사의 기별들은 후자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것으로서 그들이 살아 계신 하나님께 경배하라고 외치는 것이다. 지금도 죄인들에게는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올 기회가 있다. 하나님은 어떤 사람도 멸망하는 것을 원치 않으시며. 오히려 모든사람이 나아와 회개하기를 원하신다(벧후 3:9). (235.3)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라. ∙∙∙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들의 근원을 만드신 이를 경배하라(계 14:7). 이 권고는 바울과 바나바가 루스드라에서 전한 다음의 권고의 메아리이다. “이런 헛된 일을 버리고 천지와 바다와 그 가운데 만물을 지으시고, 살아 계신 이에게 돌아오게 함이라”(행 14:15). 그리스도와 사탄 사이의 마지막 투쟁에서 누구를 경배하는가가 핵심 쟁점이다. 마지막 때에 세상 사람들은 두 무리로 갈린다. 즉,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경배하는 자들과 짐승을 두려워하고 경배하는 자들로 나뉜다. 이들 두무리 사이에는 뚜렷한 선이 그어져 있다. (236.1)
 마지막 때 두 무리를 구분 짓는 시금석은 경배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경배하기로 선택하는가라는 것임을 마음속에 새겨 두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세상 사람은 진리를 거절하고 짐승을 따르고 섬기고자 선택할 것이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온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경배하며 그를 섬기기로 결정할 것이다. (236.2)
 성경에서 참된 경배/예배는 바른 날에 드리는 예배와 연관된다.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들의 근원을 만드신 하나님을 경배하라”(계 14:7)는 초청은 십계명의 넷째 계명(안식일)에 초점을 맞춘다. 연합성서공회(United Bible Societies)에서 나온 헬라어 신약(The Greek New Testment)의 편집자들은 난외주에서 요한계시록 14:7의 문구가 출애굽기 20:11을 직접 인용한 것임을 보여 준다.3 이것은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경배하라는 첫째 천사의 기별이 안식일을 준수하는 예배와 직결된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는 엿새 동안에 창조를 마치고. 제7일을 거룩하다고 선포하신 하나님을 경배하라는 부르심이다(창 2:1-3). 제7일 안식일은 우리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대표하는 특별한 표징이다(출 31:13; 겔 20:12, 20). 안식일(넷째 계명)은 창조(출 20:11)와 구속(신 5:15)을 기념하는 날이다. (236.3)
 첫째 천사의 기별은 마지막 때에 창조자 하나님에 대한 진리가 세상에 다시 한번 전파될 것을 보여 준다. 사람들은 참하나님께 돌아와 그를 경배하라는 요청을 듣게 될 것이다. 이 기별은 기만과 허위로써 세상의 인간들을 거짓 종교로 끌어들여 거짓 신을 섬기게 하려는 사탄의 모략게 대항하는 선포이다(살후 2:4). (237.1)
 둘째 천사의 기별 (14:8)
 둘째 천사가 첫째 천사를 뒤따라 전하는 기별은 두 천사의 기별이 연관돼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첫째 천사의 기별이 땅에 거하는 인간들이 창조주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경배하라는 기별인 반면, 둘째 천사는 모든 나라에게 자신의 부도덕한 열정의 포도주를 마시게 한 큰성 바벨론—가짜 신(神)—이 무너졌다고 선포한다. (237.2)
 요한계시록에서 바벨론의 상징은 하나님을 거역하고 그분의 백성을 억압한 세력인 역사적 바벨론에 그 근거를 둔다. 시초부터 성경에 나오는 바벨론은 하나님께 대한 거만과 반역으로 특정지어졌다(창 11:1-9). 이사야 14:12-15에는 바벨론이, 자신을 하나님과 동등하게 하려는 사탄 및 그의 시도와 동일시 되어 있다. “큰 성 바벨론”이라는 표현은 느부갓네살 왕의 거만한 호언장담(豪言壯談)을 상기시킨다(단 4:30). 권력에 우쭐해진 느부갓네살왕의 거만은 이 세력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선고에 직면했다. 결국 바벨론은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237.3)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마지막 때의 바벨론은 사탄의 삼위일체, 즉 사탄, 바다 짐승, 땅 짐승을 상징한다. 이 사탄의 동맹은 배도한 종교적 세력들을 그 관할 하에 연합시키는데, 이들이 바벨론의 딸들이라고 일컬어진다(계 17:5). 이 바벨론의 딸들은 사탄을 섬기고,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을 대적한다(참고 13:11-18). 이들 배도한 종교 연맹의 특성은 역사적 바벨론과 같이 교만하고 또 오만한 것이다. 고대 바벨론과 같이 이들은 자기를 하나님 위에 올려놓고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고자 한다. (237.4)
 요한계시록 17장을 보면, 마지막 때의 바벨론은 음녀로서 모든, 나라들에게 음행의 포도주를 먹이고 자기와 부정한 관계를 맺도록 유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계 17:1-5; 8:3). 예레미야는 바벨론이 “온 세계를 취하게 하는 금잔이며, 모든 민족이 그 포도주를 마심으로 미쳤다”라고 말했다(렘 51:7). 요한계시록 13:11-18에는 그 사탄의 삼위일체가 이 세상의 사람들을 기만하고 유혹하여 짐승과 그 우상에게 경배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유혹을 받은 나라들은 경제적인 안전을 위해 마지막 때 바벨론과 연합할 것이다(18:3, 9-19). 중세의 국교 체제는 다시 회복될 것이고, 그 짐승의 죽게 되었던 상처는 낫게 될 것이다. 이제 새로 세워진 종교와 정치의 연합체는 거짓 종교를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사람들의 양심과 행동을 지배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짐승을 경배하고 짐승의 표를 받는 것을 강요당할 것이다. (237.5)
 둘째 천사의 기별은 이 악의 세력이 오래 존속하지 못할 것을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보증한다. 이 세력은 벌써 무너졌으며. 고대 바벨론처럼 그 세력의 종말이 속히 이를 것이다(참고 사 21:9; 렘 51:8). “무너졌도다”라는 문구가 두 번 반복되는 것은 바벨론의 멸망의 확실성을 의미한다. 이 마지막 때에 바벨론의 몰락은 요한계시록 18장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2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