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도를 놓고 눈길을 유대 땅으로부터 시작하여 지중해 동해안을 북상하여 올라가서, 다시 유프라테스 강을 가로질러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따라 남하하여 페르시아만(灣)에 이르러 보자. 이로써 하나의 반월형(半月形)의 윤곽이 형성된다. 반월형의 이 지역은 그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산악과 사막 지역과는 대조적으로, 농경에 적합한 곳이었다. 그리하여, 이 지역은 그 비옥함과 이러한 모양 때문에
비옥한 초승달 지대(Fertile Crescent)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성경에 그 이름이 두드러진 앗시리아 제국이나 바빌로니아 제국이 모두 이
비옥한 초승달 지대 안에서 혹은 그와 인접하여 세워졌던 왕국들이다. 실상, 바빌로니아의 영토는 한창 그힘이 왕성할 때라 해도 비옥한 초승달 지역을 벗어나 본 일이 없다. 그러나, 앗시리아와 바빌로니아의 왕들은 자신들이 통치하던 영토가 마치 세계의 전체라도 되는 듯이 호언하였다. 이 점은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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