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의 역사와 신학 제 4 장. 안식일:소속의 기쁜 소식 I. 신-인(神-人) 소속 관계의 계약
 피차가 소속되어 있음을 나타내어야 할 필요성은 인간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서도 존재한다. 실상 하나님은 자신을 하나의 추상적인 실제나 이상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피조물들의 안녕과 책임에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인격적인 존재로 나타내 보이셨다. (93.1)
 1. 성경에 있는 본보기들
 인간으로 하여금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의 의미있는 관계를 경험하고 그것을 개념화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여 구속사(救贖史)의 전체 기간을 통하여 여러가지 인간적인 방식들이 사용되었다. 신약 성경에 나타난 일부 중요한 방식들을 소개한다면 채무를 말소시킨 비유에서 끌어온 “용서”, 개인적이며 가족적인 관계에서 끌어온 “화해”“양자 입양”, 노예의 해방에 근거를 둔 “구속”(救贖), 법정의 무죄 선언에 기초를 둔 “칭의”(稱義), 거룩케 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성소(聖所)의 형식에서 끌어온 “성화”(聖化)등이 있다. (93.2)
 구약 성경에서 사용된 인간적 유추(鎭推)로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계약의 개념이었다. 계약의 개념은 자연적인 혈연관계를 넘어서는 사회적, 정치적 관계를 규정하는 수단으로서 고대 세계에서는 널리 이용되었던 것이다. 원래 이 계약은 어떤 상호간의 의무 사항을 자유스럽게 그리고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쌍방간의 협정이나 약정을 뜻했다.1 (93.3)
 2. 이상적인 계약
 하나님과 그의 백성 사이에 존재하는 소속 관계를 나타내기 위하여는 크게 수정한 형태의 계약 개념이 채택되었다. 성경에 나타나고 있는 언약(계약)의 뚜렷한 특징의 하나는 당신의 백성들에 대한 하나님의 감정적인 호소인데 이러한 면은 고대 세계의 정치적인 계약들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일례로서 하나님께서는 “나의 애굽 사람들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출 19:4~5)라 하셨다. (94.1)
 물론 이 언약은 백성들에게 지키기를 기대하고 있는 하나님의 계시된 명령에 기초되어 있지만(출 24:7; 신 27:1) 이 언약의 궁극적인 기능은 하나님의 백성들 속에, 그리고 그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들어내는 것이었다. 따라서 하나님은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고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출 19:6; cf. 신 14:1-2; 26:19) 하였다. (94.2)
 언약 속의 율법과 은혜. 흔히 이야기 되고 있는 율법과 은혜의 이분법(二分法)은 구약 성경의 계약에는 나타나 있지 않다. 근래의 연구에 의하면 “계명의 명령들과 함께 하나님의 은혜가 소개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계약은 은혜와도 그리고 율법과도 등식(等式)의 관계에 놓을 수가 없다. 개신교(Protestantism)에서 이해하고 있는 식의 계약과 계명(즉 은혜와 율법)의 상위(桶違)는 구약 성경의 계약에는 존재하지 않는다.”2 안식일의 역할을 계약의 관계에서 생각해 보면 이점은 더욱 명확해 진다. 그렇지만 여기에서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 사이에 있는 상호 소속의 관계를 개념화하고 경험하는 일을 돕기 위하여 계약의 비유가 성경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출 19:5) (94.3)
 계약의 표와 상징들. 성경에는 인간들에게 인간들에 대한 하나님의 관심과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책임들을 환기시키기 위하여 여러가지 계약적 표시들과 상징들이 제시되고 있다. 노아에게 보여준 무지개도 계약의 표시의 하나였다(창 9:8~17). 할례는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들에게 준 계약의 표시였다(창 17:1~4). 그리스도께서는 빵과 포도주를 당신의 피로 비준하신 “계약”의 상징으로 택하셨다(막 14:24; 마 26:28). 인간들을 구원하시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로 희복시키시려는 하나님의 관심을 인간들에게 확인시키기 위하여 이밖에도 여러가지 비슷한 상징들이3 구속의 역사 속에 제시되었다. (94.4)
 따라서 구약 성경에 소개되고 있으며 신약에 와서는 그리스도에 의하여 갱신되고 비준된 계약의 개념은 다른 백성들에게까지 구원을 확대시킬 한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영원한 약속과 계획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베드로가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고 했을 때에 선명하게 표시되었다(벧전 2:9; cf. 신 20:10; 창 12:2-3) (94.5)
 3. 소속의 상징으로서의 안식일
 독특한 상징. 하나님이 주신 여러가지 상징들과 표징들 가운데 안식일이 가장 독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그것은 단지 소수의 사람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물체나 공간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날(시간)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하나님의 선택과 또 하나님의 백성의 사명을 알려주는 뛰어난 상징의 기능을 갖고 있는 점에서 또한 독특한 것이다. 성경에서는 5회에 걸쳐 안식일이 야웨와 그의 백성사이의 영원한 계약이나 “표징”으로 지칭되고 있다(출 31:13, 16, 17; 겔 20:12, 20).4 (95.1)
 드 께흐벵(De Queruain)은 안식일의 이 같은 역할을 명료하게 설명하여 말하기를 “옛 계약에서는 이 계명의 준수에 의하여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사랑하며 또 하나님의 백성인 줄을 아는지의 여부가 결정되었다. 왜냐하면 이 날은 이스라엘 안에 수립된 언약의 표징이기 때문이다. 안식일의 즐거움에 동참하지 않은 자, 그리고 안식일의 기쁨을 누리기 위하여 일을 쉬지 않는 자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신실하심을 멸시하는 자이며 하나님의 선택 위에가 아니라 자신의 행함 위에 자신의 희망을 두는 자이다. 따라서 안식일은 구약에 있는 기쁜 소식의 특별한 표징”5이라고 했다. (95.2)
 독특한 기원. 무엇보다도 안식일은 피조물과 친교를 가지려고 하시는 하나님의 소망을 피력하기 위하여 하나님이 주신 첫번째의 표징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계약의 표징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안식일은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인간을 신비적인 생활을 고독하게 하도록 창조하신 것이 아니고 당신과의 친교를 나누는 즐거운 생활을 하도록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히브리서에서 설명되어 있듯이 “하나님이 제칠일에 쉬셨다”함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당신의 안식으로 들어오도록 초청하는 것이다(히 4:4~6). (95.3)
 칼 바르트는 창조의 종결시에 이루어진 하나님의 안식을 “하나님의 은혜의 계약”이라고 하였는데 그 이유는 안식일이 “인간을 하나님의 안식으로” 초청하고 있기 때문이라 하였다.6 그는 계속해서 설명하기를 “하나님은 안식을 취하심으로서 비로서 완전한 의미에 있어서 당신이 창조하신 인간과 세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완전한 의미에 있어서 그들과 협동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계약의 역사는 제칠일의 사건에서 수립된 것”이다.7 (95.4)
 이 계약은 하나님의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그렇다”는 대답이며 안식일은 이 “그렇다”는 하나님의 대답을 다시 듣는 날인 것이다. 안식일은 하나님이 처음으로 인간을 당신과의 친교 속으로 초청한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이후에 연속되는 하나님의 은혜의 모든 표명의 출발점이며 기초가 되는 것이다. 인간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이같은 조화의 관계가 깨지게 되었을 때 인간은 그 즉각적인 결과로서 하나님으로부터의 단절과 고독을 경험해야 했다. “여호와 하나님이 에덴 동산에서 그 사람을 쫓아 내었으므로”(창 3:23) 아담과 이브는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친교로부터 추방을 당해야 했다. 에덴을 상실하고 나서부터 안식일은 타락한 피조물과의 끊어진 친교와 상호 소속의 관계를 희복하시려는 하나님의 소망과 계획을 한 주일에 하루씩 환기시켜 주는 상징으로 남게 되었다. (95.5)
 독특한 존속. 안식일은 그것이 에덴의 타락 후에도 존속 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 홍수는 물론 애굽의 노예 생활, 바벨론의 포로, 로마의 핍박,8 프랑스의 혁명, 잠정적으로 실시되었던 러시아의 10일제의 주일 제도,9 년말의 공일(空日)을 두게 하여 7일 주간의 순환을 파괴시키는 공일(空日) 달력 안(案), 신앙지상주의, 현대의 세속주의 같은 도전을 받고서도 살아 남았다는 점에서도 역시 그 독특성이 인정되고 있다. 안식일은 아직도 인간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은혜스러운 조처의 상징으로 서있다. (96.1)
 고대의 선지자들은 하나님에 대한 충성의 유지에 있어서 안식일의 준수가 점유하는 가치를 인정하였다. 그 예로써 에스겔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로 말미암아 완전한 멸절의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보고 안식일의 기능을 구별 함으로써 자신들에 대한 하나님의 선택을 기억하도록 하였다(겔 20:12~21). 비숫하게 이사야도 안식일을 단지 유대인들만이 아니라(사 58:13, 14) “여호와에게로 오는 이방인들”까지 포함하는(사 56:6, 7, 2, 4) 계약의 상징으로서 제시하였다. (96.2)
 독특한 기능. 뿐만 아니라 안식일은 대대에 걸처 신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신앙, 곧 하나님에 대한 그들의 소속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독특한 계약의 상징이 아닐 수 없다. 데니스 J. 멕카디(Dennis J. McCarthy)가 지적했듯이 안식일의 정규적인 준수는 “관계와 고리로서의 계약의 지식을 전수시켜 준 매체였던 것이다.”10 (96.3)
 아카드 하암(Achad Haam)은 유대교의 역사에 안식일의 이러한 기능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즉 “우리는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유대인들이 안식일을 보존해온 것 이상으로 안식일이 유대 민족을 보존해 왔다고 단언할 수 있다. 만약에 안식일이 매주마다 유대인들의 영적 생명을 소생시켜 그들의 영혼을 회복해 주지 않았던들 그들은 노동을 하는 날들의 답답한 경험으로 말미암아 타락하여 물질주의 그리고 도덕적, 지적 쇠퇴의 마지막 단계로 떨어지고 말았을 것이다.”11 (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