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요한계시록 제13장 두 증인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요한계시록 10:1-11:14은 여섯째 나팔과 일곱째 나팔 사이에 삽입된 막간의 장면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이 부분은 교회가 적대적인 세상에 복음을 전할 때 당하는 경험을 묘사한 것이다. (175.1)
 성경절 : 요한계시록 11:1-19 (175.2)
 성전을 측량함 (계 11:1-2)
 요한계시록 10:8-11에서 요한은 세상의 종말이 오기 전에 온 세상에 복음이 마지막으로 선포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면 어떤 기별이 선포되어야 하는가? 바로 앞에 있는 본문은 그것이 다니엘의 인봉되지 아니한 예언들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 준다(계 10:7). 요한계시록 11:1-2은 이 마지막 때의 선포에다 추가적인 요소를 더해 주는데, 그 초점은 심판과 연관하여 하늘 성전을 회복하는 일과 거기서 행해지는 봉사에 있다. (176.1)
 성전과 경배하는 자들을 측량함(11:1)
 요한에게 측량하는 잣대를 주시면서 말하기를 하나님의 성전과 제단과 그 안에서 경배하는 자들을 측량하라고 했다. 이보다 수세기 전에 에스겔은 그가 받은 이상중에서 신적인 분이 성전과 희생제단을 측량하는 것을 보았다(겔 40-43). 에스겔이 본 이상 중에서 성전을 측량하는 것은 그것을 재건하기 위함이었다(39:25-29). 에스겔에게 보여 준 이상은 하나님께서는 약속하신 땅에서 그의 성전과 그의 백성을 회복시키실 것을 약속하는 강한 보증이었다. 성전을 재건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실 의도를 나타내신 것이었다(43:7-11). 에스겔의 이상은 요한의 이상 가운데에서 성전을 측량하는 것의 의미를 열어 주는 단서를 제공한다. (176.2)
 신약에서 성전은 때때로 교회를 위한 상징으로 사용되었다(고전 6:16; 엡 2:21; 벧전 2:4-5). 그러나 교회가 성전이라는 개념은 요한계시록 11:1-2의 문맥에서는 맞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여기서 신자들은 성전이 아니라 성전에서 예배드리는 자들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요한의 이상 가운데 있는 것은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 성전은 약 20년 전에 이미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전은 하늘에 있는 성전으로, 그곳은 예수님이 그의 백성을 위해 봉사하시는 곳이다. 하늘 성전과 거기서 행해지는 봉사는 요한계시록의 중심 되는 위치를 차지한다. 요한은 하늘 성전과 거기에 있는 기구들을 묘사하기 위해 지상 성소와 성전의 영상(imagery)을 사용하였다. (177.1)
 제단과 경배하는 자들과 함께 성전을 측량하는 일은 요한계시록 11:1-2의 중심이다. 근래에 이루어진 연구들은, 구약에서 이 세 가지 요소—성전, 제단, 경배하는 자들—가 함께 언급된 것은 오직 속죄일과 관련된 경우(레 16:16-19, 30-31)뿐이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밝혀냈다.1 속죄일은 유대의 성력(聖曆, sacred calendar)에서 가장 엄숙한 날이었다. 이 날은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의 죄를 궁극적으로 다루신, 측량 즉 심판의 날이었다. (177.2)
 이와 같이 구약의 속죄일은 요한계시록 11:1의 배경을 이룬다. 성경에서 “측량하다”라는 말은 평가 또는 심판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의미한다(참고 고후 10:12). 구약에서 이 말은 누가 살고 누가 죽느냐를 판가름하는 문맥에서(삼하 8:2), 또는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의 죄를 심판하는 행위를 표현할 때(사 65:7)사용되었다. 신약에서 이 단어는 최후의 심판을 가리킬 때 상징적으로사용되었다(마 7:2). (177.3)
 심판의 목적은 누가 하나님을 섬기고, 누가 섬기지 않는가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이 심판은 예수님의 재림 전에, 의로운 자들은 상급을 받고 악한 자들은 정죄를 받기 전에 있어야 한다(계 11:18; 14:7). 요한계시록 11:1의 측량은 재림 전 심판을 가리킨다. 이 심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성전에서 경배하는 자들—에 대한 것이다. 측량하는 일은 요한계시록 7:1-4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인치는 일과 평행을 이룬다.2 이것은 요한계시록 11:1의 측량은 인침을 받을 사람—곧 하나님께 속하여 충성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177.4)
 이와 같은 방법으로, 요한계시록 11:1은 하늘 성소의 회복이 마지막 복음 선포의 중심점에 놓여 있음을 보여 준다. 성소의 회복은 하나님의 지상권(地上權)을 위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지상의 죄의 역사 동안에 하나님의 성품과 통치권은 사탄의 도전을 받아 왔다. 하늘 성소의 기별은 하나님의 성품을 온 우주 앞에 옹호하고, 우주에 대한 그분의 정당한 통치권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면에서 하늘 성소의 기별은 그리스도의 속죄 사업과, 인류를 위한 유일한 구원의 방법으로서의 그분의 의(義)와 관련하여, 복음 기별의 의미에 새로운 차원을 열어 준다. (178.1)
 거룩한 도성을 짓밟음 (11:2)
 요한은 또 성전의 바깥 마당은 측량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 예루살렘 성전의 바깥 마당은 성전 건물 밖에 있는 장소이며, 그곳에는 이방인들이 올 수 있게 허락되었으나, 그곳을 통과하여 안뜰로 들어가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으며 이를 범할때는 죽음의 벌이 내려졌다. (178.2)
 여기, 요한계시록 11:2에서 바깥 마당이 측량에서 제외된 것은 [다른] 민족들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리스어 에쓰노이(ethnoi)는 “민족들” 또는 “이방인들”로 번역될 수 있다. 요한계시록에서 요한은 하나님의 백성이 아닌 사람들과 하나님과 교회에 대적하는 사람들을 칭할 때 이 단어를 사용한다(계 11:18; 14:8; 16:19). 이 세상은 그들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요한계시록에서 그들이 왜 계속해서 “땅에 거하는 자들”이라고 일컬어지는지를 설명해 준다(3:10; 6:10; 8:13; 11:10; 13:8, 14; 17:2, 8). (178.3)
 요한계시록 10:8- 11:2에는 복음을 전함으로 세상을 결국 두 무리로 나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하나님의 성전에서 경배하는 자들이다(계 11:1; 13:6). 복음을 거절한자들은 하나님의 백성 가운데서 제외되고 성전 바깥 마당으로 밀려난다(11:2). 에스겔의 성전을 측량하는 이상에서 마음과 몸에 할례를 받지 않은 외방인들은 성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받지 못했다(겔 44:9). 이와 같이 요한의 이상에서도 이방인들은 성전에서 제외되고, 신자들의 공동체에 속하지 못한다(계 11:2). (178.4)
 요한은 땅에 거하는 민족들(즉 이방인들)이 마흔두 달 동안 거룩한 도성을 짓밟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것은 “예루살렘은 이방인의 때가 차기까지 이방인들에게 짓밟히리라”(눅 21:24)고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생각나게 한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이 짓밟히는 것을 하나님과 복음을 적대하는 자들이 하나님의 백성을 박해할 것에 대한 상징으로 삼으셨다. 그러므로 요한계시록 11:2에서 거룩한 도성을 짓밟는다는 것은 마흔두 달이라는 예언적 기간에 적(敵)그리스도의 세력이 하나님의 백성을 박해할 것을 상징적으로 가리키는 것이다(계 13:5-7). (179.1)
 마흔두 달이라는 기간은 다니엘 7장요한계시록 11-13장에 여러 번 언급되었는데, 전자는 작은 뿔이, 후자는 바다에서 나온 짐승이 하나님의 백성을 박해하는 부분이다. 이 기간은 “마흔두 달”(계 11:2; 13:5)이라는 표현 외에도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단 7:25; 12:7; 계 12:14) 그리고 “1,260일”(계 11:3; 12:6) 즉 “1,260년”이란 말로도 일컬어진다. 이 세 가지의 시간을 지칭하는 용어들은 모두 동일한 기간, 즉 중세(Middle Ages)라고 불리는 역사의 기간을 가리킨다. 이 기간은 적그리스도의 세력에 의하여 하나님의 백성이 혹심한 고난과 압박을 당하던 때이다. (179.2)
 역사주의 해석자들(Historicist interpreters, “제1장 서론”‘요한계시록을 해석하는 방법들’은 참고하라—역자 주)은 이 예언 기간을 역사적으로 정확한 시간의 틀에 맞추기 위해 고심해 왔다. 중세 교회가 세력과 지배력을 갖게 된 것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AD 538년을 이 예언 기간의 시작으로 잡은 것은 적절한 일이었다. 이 무렵에 중세 교회는 교회 세력으로 확립되었고, 중세 시대 내내 서방 세계를 지배하였다. AD 1798년, 즉프랑스 혁명의 결과로 교회의 압제적인 정치세력이 끝장났을 때. 이예언 기간은 종지부를 찍었다. (179.3)
 요한계시록 13:1-10은 이 예언적 마흔두 달 동안에 거룩한 도성이 이방인들에 의하여 짓밟히는 것에 대하여 추가적인 묘사를 제공한다. 이 기간에 하나님의 백성은 두 증인으로 묘사되어 베옷을 입고 예언한다(계 11:3-14). 이들 두 문단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서로 연관해서 연구하여야 한다. (180.1)
 두 증인 (계 1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