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요한계시록 제11장 일곱 나팔 (제2부)
 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기 전에 요한은 독수리가 삼중 화(禍)를 선포하는 것을 들었는데, 이것은 지상의 거민들에게 더욱 엄중한 형벌이 이르러 온다고 경고하는 것이다(계 8:13). 성경에서 독수리는 임박한 심판의 상징이다(신 28:49; 호 8:1). 여기서 성경 본문은 다음과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상기시킨다. “주검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들이 모일 것이니라”(마 24:28). 이 땅의 거민들에게 아직도 최악의 화가 임할 것이다. (158.1)
 다섯째 나팔(9:1-12)
 다섯째 천사와 여섯째 천사가 예고한 재앙에 관한 묘사는 더욱 더 자세하고 두려운 것이다. (158.2)
 성경절 : 요한계시록 9:1-21 (158.3)
 다섯째 나팔 소리가 날 때 하나의 별이 땅으로 떨어졌다. 이 별은 셋째 나팔을 불 때에 물의 근원과 샘들에 독을 뿌린 그 동일한 별이다(계 8:10-12). 이 별은 “공중의 권세를 잡은 자”(엡 2:2)인 사탄 자신이다. 본문의 뒷부분에서는 이 별이 “무저갱의 사자(the angel of the abyss)”이며, 마귀 군대의 “왕”이다(계 9:11). 그의 이름은 히브리어로 아바돈(Abaddon, “파괴”)이고, 그리스어로는 아불루온(Apollyon, “파괴자”)이다. (159.1)
 이 별은 무저갱을 여는 열쇠를 가졌다. 무저갱을 열었을 때, 요한은 거기서 연기와 황충[메뚜기]들이 섞여 나오는 것을 보았다. 이 황충들은 전갈과 같은 힘을 가졌는데, 전갈은 성경에서 마귀의 상징이다(눅 10:17-20). 무저갱은 사탄과 타락한 천사들이 하늘에서 추방당한(계 12:7-9) 때로부터 머무는 거처이다(눅 8:31). 그들은 벌을 받을 때까지 임시로 그곳에 갇혀 있다(벧후 2:4; 유 6).1 그러나 다섯째 나팔을 불 때, 그리스도께서는 마귀의 세력을 억제하는 손을 떼심으로써 그들이 해악을 끼치는 행동을 할수 있도록 그들에게 자유를 허락하신다. (159.2)
 무저갱으로부터 거대한 메뚜기 떼의 구름이 올라와서 하늘을 두꺼운 암흑으로 덮는다. 이것은 이집트에 내린 메뚜기의 재앙으로 하늘이 어두워졌던 것을 상기시킨다(출 10:15). 이 장면은 또한 메뚜기의 재앙이 해와 달과 별들을 어둡게 할 것이라던 요엘의 예언의 메아리이다(욜 2:2, 10). 메뚜기 재앙의 상징을 이용하며, 요한은 세상의 마지막 때가 가까울 때 세상에서 작용할 초자연적 악마의 세력들을 묘사하였다. (160.1)
 악마적 메뚜기들이 나타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그것들을 묘사하면서 요한은 여덟 가지의 유사한 표현들을 사용하였다(계 9:7-10).

   (1) 그 메뚜기들은 전투를 위해 준비된 말과 같다.

   (2) 머리에 금관을 썼다.

   (3) 얼굴은 사람 같다.

   (4) 머리털은 여자의 머리털 같다.

   (5) 그 이빨은 사자의 이빨 같다.

   (6) 철로 만든 호심경[흉패]을 가졌다.

   (7) 날개 소리는 병거(兵車)와 말들이 달리는 소리 같다.

   (8) 꼬리는 전갈과 같아서 쏘는 데 사용된다.

 여기서 악마 같은 메뚜기에 대한 상징적 묘사는 요엘 2:2-11의 곤충 묘사와 흡사하다. (160.2)
 요엘서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섯째 나팔을 불 때 나타난 악마적 메뚜기 떼는 군대와 흡사하다. 그러나 이것들은 실제의 군대가 아니다. 이 메뚜기들은 군사적 의미가 아니라 영적 의미를 갖는다. 이것들의 무기는 전갈과 같은 꼬리이며, 이것을 사용하여 사람들을 괴롭힌다(계 9:10). 성경에서 꼬리는 기만의 상징이며, 사탄은 이것을 이용하여 사람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떠나서 자기를 따르게 한다. 이사야는 거짓 가르침으로 사람들을 기만하는 거짓 선지자들을 “꼬리”라고 일컬었다(사 9:14-15). 하늘에 있는 존재들의 3분의 1을 꾀어 하나님께 반역하게 한 것은 바로 용(龍)의 “꼬리”이다(계 12:4, 9). (160.3)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악마의 메뚜기 떼가 먼저 어둠을 가져온다는 것이다(계 9:2). 어둠은 빛의 반대이다. 빛은 복음을 상징하며, 어둠은 복음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넷째 나팔을 보라). 이 다섯째 나팔의 악마의 메뚜기들은 복음의 빛을 제거하고, 그 대신 합리주의와 인간의 철학을 대치하여 진리의 궁극적인 표준으로 삼는다. 그 결과로 이 세상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에서 그리스도가 소멸되고 말았다. 이것에 뒤따라 일어나는 현상은 황폐케 하는 영향력을 가진 영적 고통과 지적 고뇌이다. 악마의 메뚜기들은 그 꼬리의 독으로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수는 있으나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허락은 받지 못했다. 그들의 고통은 분명히 영적—지적인 것이어서 수 많은 사람을 자살로 몰아간다. 사람들은 죽기를 구하지만 죽을 수가 없다(계 9:6). (160.4)
 이 악마의 메뚜기들이 인간을 괴롭히게 허락된 기간은 5개월 동안이다(계 9:5). 5개월의 기간은 또한 홍수 기간인데, 이 기간에 노아와 그의 가족들을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어서 홍수의 물줄기가 그들을 해치지 못했다(창 7:24; 8:3). 노아와 그의 가족들처럼 하나님의 백성도 이 악마의 세력이 주는 고통으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다. 나팔의 재앙들은 복음을 거절한자들에 대한 것임을 기억하라. 이들 악마의 메뚜기들은 하나님의 백성의 상징인 풀이나 푸른 식물이나 수목들을 해칠 허락은 받지 못했다(첫째 나팔을 보라). 이 메뚜기들은 오직 그 이마에 하나님의 인을 받지 아니한 자들만 해칠 수 있었고(계 9:4),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인으로 말미암아 메뚜기들의 해치는 활동으로부터 보호를 받았다. (161.1)
 다섯째 나팔은 계몽주의(Enlightenment)의 여파로 형성된 세계의 영적 상태를 묘사하는데, 이 시대의 특징으로 나타난 것이 합리주의, 회의주의, 인도주의, 상대주의, 자유주의 등이다. 이러한 추세의 결과로 마침내 등장한 것이 세속주의와 그것이 그리스도교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이다. 하나님 중심의 신학은, 하나님에 대해서는 거의 또는 조금도 여지를 주지 않는 무신론적 인간 중심의 철학으로 대치되었다.2 이 무신론적 철학은 사람을 하나님으로부터 격리시켰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떼어 놓음으로써 그들의 삶 속에 공허함과 무의미함의 고뇌를 안겨주었다. 이것은 물을 잘 공급받는 푸른 풀과 수목들의 상태와는 대조를 이룬다. (161.2)
 세속적인 사람들은 비록 하나님께로부터 격리되어 있으나, 그들의 삶 속에 있는 공허함을 채울 영적 가치들을 여전히 열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복음의 변화시키는 능력에 저항함으로써 사탄과 그의 악마적 세력이 그 공허를 채우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구약의 아모스가 기술한 이스라엘의 상황이 현세대의 영적 상태를 잘 그려주고 있는데, 다섯째 나팔도 바로 이런 것을 상징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정의를 쓸개로 바꾸며 공의(公義)의 열매를 쓴 쑥으로 바꾸”었을(암 6:12) 때, 하나님께서는 메뚜기 떼를 그들의 땅에 내리셨다. 복음을 거절함으로써 이 세상 사람들은 악마의 활동에 대하여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161.3)
 인류를 위한 유일한 안전책은 그리스도와 복음 안에 있다.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어떠한 종교—주로 감성에 기초한 종교를 포함하여—도 이 세상의 필요를 공급해줄 수가 없다. 오늘날 이 세속에 사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복음을 분명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만이 그들의 삶 속에 있는 공허감을 채울 수 있고, 초자연적 세력이 일으키는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162.1)
 다섯째 나팔의 화(禍)는 무서운 것이다. 하지만 최악의 것은 아직도 여섯째 나팔과 일곱째 나팔이 울릴 때 있게 될 것이다. (162.2)
 여섯째 나팔(9:13-21)
 성경절 : 요한계시록 9:13-21

 (162.3)
 여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 때, 요한은 하늘 성전의 성소[첫째 칸] 안에 있는 금향단에서 나오는 음성, 곧 유프라테스 강둑에 묶여 있는 네 천사를 풀어주라고 여섯째 천사에게 명하시는 음성을 들었다. 여섯 번째 나팔의 장면이 금향단에서 시작되는 사실은, 하나님은 여전히 그분의 백성의 기도를 기억하고 계신다는 사실과, 구원의 문은 아직도 열려 있고, 사람들은 회개하고 그리스도와 복음을 받아들일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계 8:3-4). (163.1)
 구약 시대에 유프라테스 강은 하나님의 백성과 그들의 원수들을 분리하는 경계선이었다(사 7:20; 렘 46:10). 하나님의 백성의 원수들은 이 큰 강으로부터 왔다. 이 원수 민족들의 공격은 유프라테스의 강물이 유다의 땅을 휩쓸어 창일(漲溢)한다는 말로 묘사되었다(사 8:7-8). (163.2)
 네 천사는 지정된 년, 월, 일, 시에 인류의 3분의 1을 죽일 악마의 세력을 풀어놓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나님이 지정하신 시간, 곧 악의 세력을 풀어 놓을 때가 왔다. 요한계시록 9:18-19은 죽이는 행위를 하는 자들은 천사들이 아니라 악마의 세력임을 보여 준다. 악마의 세력은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때가 오기까지는 그들의 해치는 일을 시작하도록 허락받지 못했다. 여섯째 나팔 소리가 나자 그들을 제지하는 천사들은 악마의 군대가 인류의 3분의 1을 죽이도록 풀어 놓으라는 명령을 받는다.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