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 올라간 사람에게만 떨어질 위험이 따르듯, 희망을 가진 사람만이 낙망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 때문에 더 높은 희망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그 믿음이 약해질 때 더 깊은 낙망에 빠지는 것도 그 까닭이다. 하늘로부터 갈멜산 꼭대기에 불이 내려오게 하고, 3년 반 동안 닫혔던 하늘을 열어 비가 오게 한 믿음의 거인 엘리야였지 않은가. 그러나 그의 기대대로 극적인 종교개혁이 온 나라에 번지기는커녕, 자신의 생명마저 위협을 받자 낙심 천만하여
“생명을 위하여 도망하여 ∙∙∙ 로뎀나무 아래 앉아서 죽기를 구하”(
열왕기상 19장 3, 4절)는 어이없는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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