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병거 제7장 구원의 병거(兵車)
 하나님께서 인간사에 개입하여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을 마침내 구원하신다는 사상은 “야훼의 전쟁”에 관한 이스라엘의 고대 역사와 “야훼의 날”에 관한 이스라엘의 예언적 전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131.1)
 고대 이스라엘은 결코 하나님을 하늘에서 외로이 거하시는 분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선지자 미가야는 “하늘의 만군이 그 좌우편에 모시고 서 있는 가운데 그의 보좌에 앉으신 여호와를 보았다”(왕상 22:19). 그분은 천지의 창조주로서, 승리한 전사들의 하늘 군대를 구성하는 수많은 거룩한 천사들과 그룹들에 둘러싸여 계신다(욜 2:11; 시 80:1; 103:20; 148:2; 슥 14:5). (131.2)
 이러한 측면에서 시편에 자주 나타나는 “만군의 여호와” 혹은 “전능하신 여호와”(시 24:10; 46:7, 11; 48:8; 69:6; 84:1, 3, 12)로 번역된 야훼 사바옷(Yahweh Sabaoth)이라는 하나님의 칭호는 특히 중요하다. 우리는 이것에 “만군의 여호와(LORD) 하나님” 그리고 “전능하신 여호와(LORD) 하나님”(시 59:5; 80:4, 7, 14, 19; 84:8; 89:8)으로 번역된 “만군의 하나님 야훼”(Yahweh God of Sabaoth)라는 더 큰 칭호를 덧붙일 수 있다. “만군”(saba)이라는 히브리어는 군대와 같은 말이다. 다윗은 야훼를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삼상 17:45)과 “그의 하늘 군대” 즉 그의 강한 천사들(시 103:20, 21)의 사령관이라는 칭호로 부른다. (131.3)
 모세는 야훼께서 “남쪽에서 수많은 거룩한 자들과 같이” 시내산에서부터 이스라엘과 승리의 행진을 하였으므로 그분을 찬양했다(신 33:2; 참조. 갈 3:19). 드보라는 이 역사적인 하나님의 현현을 적대적인 가나안 왕들로부터 야훼께서 구원하시는 새 행동을 위한 보증이 된다고 진술한다(삿 5:4, 5, 19, 20). 또한 다윗은 시편 68:7-10에서 야훼의 승리의 행진을 자랑스럽게 기억했다. 그는 수 많은 천사 전사들이 하나님을 호위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즉 “하나님의 병거가 천천이요 만만이라 주께서 그중에 계심이 시내산 성소에 계심 같도다 주께서 높은 곳으로 오르시며 사로잡은 자를 끌고”(17, 18절)라고 하고 있다. 예루살렘 성경은 이 절을 다음과 같이 번역한다. (132.1)
하나님의 병거는 수천 대 수만 대
주님은 자기 성소를 향해 시내산을 떠나시고
하나님 당신은 높은 곳에 오르시며
포로를 잡으셨도다.
(132.2)
 모세와 다윗 모두 그들이 곤란 중에 하나님을 부를 때 이스라엘 하나님을 자기 백성을 구출하러 오시는 천상의 구름탄 자로 묘사하고 있다(신 33:26; 시 68:4, 33). 이스라엘은 그들의 경배와 찬양 가운데 “여호와의 사자가 주를 경외하는 가를 둘러 진치고 저희를 건지실”(시 34:7) 것이라는 영감된 확신을 신뢰하였다. 다윗은 자기의 도와달라는 부르짖음에 하나님께서 실제로 응답하신 것을 하나님의 현현에 관한 반(半) 시적(詩的)인 영상 표현으로 묘사하였다. (132.3)
거가 또 하늘을 드리우시고 강림하시니
그 발 아래는 어두컴컴하도다.
그룹을 타고 날으심이여
바람 날개로 높이 뜨셨도다.
저가 혹암으로 그 숨는 곳을 삼으사
장막같이 자기를 두르게 하심이여
곧 물의 흑암과 공중의 빽빽한
구름으로 그리하시도다.
그 앞에 광채로 인하여 빽빽한 구름이 지나며
우박과 숯불이 내리도다.
여호와(LORD)께서 하늘에서 뇌성을 발하시고
지존하신 자가 음성을 내시며 우박과 숯불을 내리도다.
그 살을 날려 저희를 흩으심이여
많은 번개로 파하셨도다(시 18:9-14).
(132.4)
 선지자 하박국도 또한 하나님의 구원에 관하여 매혹적으로 묘사하면서 야훼를 이스라엘의 전사, 구원자로 언급한다. 여호와를 우주의 전사로 말하는 그의 세밀한 묘사는 아훼의 우월성을 차근히 납득시키기 위해 당대의 종교 세계에서 몇 가지 특징들을 차용하였다. (133.1)
여호와여 주께서 말을 타시며 구원의 병거를 모시오니
하수를 분히 여기심이니이까 강을 노여워하심이니이까
바다에 대해 성내심이니이까
(133.2)
주께서 활을 꺼내시고
살을 바로 발하셨나이다
(133.3)
주께서 하수들로 땅을 쪼개셨나이다
산들이 주를 보고 흔들리며
창수가 넘치고 바다가 소리를 지르며
손을 높이 들었나이다
(133.4)
주의 날으는 살의 빛과
주의 번쩍이는 창의 광채를 인하여
해와 달이 그 처소에 멈추었나이다
(134.1)
주께서 노를 발하사 땅에 둘리셨으며
분을 내사 열국을 밟으셨나이다
(134.2)
주께서 주의 백성을 구원하시려고
기름받은 자를 구원하시려고 나오사
악인의 집머리를 치시며
그 기초를 끝까지 드러내셨나이다
(134.3)
그들이 회리 바람처럼 이르러 나를 흩으려 하며
가만히 가난한 자 삼키기를 즐거워하나
오직 주께서 그들의 전사의 머리를
그들의 창으로 찌르셨나이다
(134.4)
주께서 말을 타시고
바다 곧 큰 물의 파도를 밟으셨나이다
(합 3:8-15. 예루살렘 성경).
(134.5)
 하박국은 그의 예전시(禮典詩)에서 이스라엘이 그 역사에서 애굽으로부터 탈출한 것에 관한 하나님의 옛 명성을 기억하면서 시작한다. 하박국은 결론적으로 하나님께 예루살렘을 위한 그분의 해방의 행위를 즉시 재현할 것을 간청한다. “우리의 때에 주의 일을 부흥케 하오소서 ∙∙∙ 진노 중에라도 긍휼을 잊지 마옵소서”(2절). 하박국은 자신의 간청에 긍정적인 대답을 기대하면서 이훼께서 압제받는 자들을 해방시키고 압제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장엄한 광휘 가운데 오실 때에 인상적인 하나님의 현현이 있을 것을 예견한다(3-7절). (134.6)
 하나님의 전사로서 야훼의 등장을 묘사한 후에, 하박국은 구원 행위를 광범위하게 묘사한다(8-15절: 위 본문을 보라). 이 단락은 야훼께서 말과 “승리의 병거”를 타시고, 단순하게 고대 가나안 종교 사상을 반향하여 주는 그 혼돈의 바다와 강들(8절)에 대해 형벌의 집행을 지시했었는지에 대한 수사학적 의문으로 시작된다.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악한 땅의 지도자를 갑작스럽게 쳐부숨으로 자신의 백성과 자기의 기름부음받은 자를 구원하기 위해 오셨다고 대답한다(13절). 하박국이 야훼의 승리를 표현하는 방법은 의미심장하다. “그들이 회리바람처럼 이르러 나를 흩으려 하며 ∙∙∙ 그들의 전사의 머리를 그들의 창으로 찌르셨나이다”(14절). 이 묘사는 이교적 신화 혹은 추상적 시가 아니다. 야훼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자신을 출애굽의 하나님, 시내산의 하나님, 가나안을 정복한 하늘 군대의 사령관으로 나타내셨다. 선지자는 역사 위에, 이스라엘 과거에 있었던 실제 사건의 역사 위에 이스라엘의 새 구원에 관한 자신의 신학과 희망을 구축하고 있다. (135.1)
 도날드 고원(Donald E. Gowan)은 이 교훈을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용한다. “우리는 그분이 행해오신 것에 의해 하나님을 압니다. 그리고 그것에 기초하여 그가 미래에 무엇을 행하실 것인지를 믿습니다.”1) 하박국서에 나오는 승리의 병거 혹은 구원의 벙거는 다윗의 유명한 전사 시편(68편)에서 직접 차용된 듯하다. 심지어 헤르만 궁켈(Herman Gunkel)은 이 유명한 시를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이스라엘이 출애굽을 할 것에 관한 “종발론적 찬송”이라고 불렀다. (135.2)
 흥미로운 사실은 라쉬(Rashi)와 같은 몇몇 유대인 주석가들이 시편 68편을, 사도 바울이 에베소서 4:8에서 밝힌 견해인, 오실 메시야 시대에 관한 언급으로 본다는 점이다. 유대인 학자 움베르토 카슈토(Umberto Cassuto)는 시편 68편하박국 3장의 기도와 같이 이스라엘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였을 때에 “주께서 야훼의 신실한 언약 체결자들이 신뢰를 가지고 기다린 구원을 앞당기길 구하는” 다윗의 절박한 기도로 보기를 더 좋아한다. 시편 68편“기도이고 믿음의 표현이다.”2) 그는 시편 68:17에 나오는 “하나님의 병거들”을 시온산에 거하기 위해 시내산으로부터 온 하나님의 임재의 영광을 호위하는 천사들의 병거로 해석한다.3) 흠정역(KJV) 성경은 이 구절을 유사하게 해석한다. “하나님의 병거들은 이만이요 수천의 천사들이라 야훼께서 거룩한 곳 시내산에서처럼 그들 중에 계시도다.” 이 본문에 나오는 “천사들”이라는 번역은 추측이고, 이 구절은 우가릿(Ugaritic) 상응어 구에 따라 “하나님의 전사들, 천사들의 군대”를 뜻하는 “전사들”로 번역되는 것이 옳을 것이다.4) (1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