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요한계시록 제7장 하늘에서 즉위하신 그리스도
 요한계시록 5장에 나오는 장면을 이해하려면, 요한계시록의 중요한 문학적 특징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계시록의 문학적 구조에서, 때때로 한 장면의 종결 문단은 바로 이전에 나온 부분을 요약하면서 동시에 그 다음 장면에 나타나는 것을 미리 보여 주는 역할을 한다(참고 계 1:20; 6:17; 11:19; 12:17). 요한계시록 3:21이 바로 그와 같은 구절이다. 여기서 예수님이 이기시고 아버지의 보좌에 함께 앉으신 것같이, 라오디게아 교회의 이기는 자들이 예수님의 보좌에 함께 앉을 것을 약속한다. 이 문단(계 3:21)은 일곱 교회에 보낸 기별들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또한 그 다음에 나오는 4-7장의 내용을 예고한다. (102.1)
 예수님이 이기는 자들에게 하신 약속, 즉 그들이 그분의 보좌에 함께 앉으리라고 하신 약속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를 계시하기 전에, 요한은 어떻게 예수님이 이기시고 아버지의 보좌에 함께 앉으셨는지를 보여 준다. 계시록 4-5장은 하늘 보좌실의 장면을 총괄적으로 보여 준다. 4장은 보좌와 거기에 앉으신 하늘 아버지께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에, 5장은 이기시고 승천하신 후에 아버지의 보좌에 함께 앉으신 예수님에게 초점을 둔다(계 5:5). 구속받은 자들이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경배에 참여하는 일은 7장에 와서야 비로소 나타난다. 5장7장 사이에 있는 6장에는 일곱 인(印)을 떼시는 장면이 묘사되었다. 이리하여 그 인들은 이긴 자들의 승리의 경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또 그 장면은 그들이 예수님의 보좌에 함께 앉을수 있음을 증명해 준다. (102.2)
계시록 4-5 장 그리스도께서 이기시고 하늘 아버지의 보좌에 함께 앉으심.
계시록 6장 일곱 인(印)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이기는 과정을 묘사하고.
그리하여 그들이 예수님의 보좌에 함께 앉을 수 있음을 보여 줌.
계시록 7장 하나님의 백성이 예수님의 보좌에 함께 앉음.
(103.1)
 요한계시록 4-5장을 연구할 때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계시록 3:21이다. 이 구절은 4-5장에 나타난 장면의 의미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한다. (103.2)
 성경절 : 요한계시록 5:1-14 (103.3)
 요한계시록 5장은 앞장에서 시작된 하늘 보좌실 장면의 계속이다. 계시록 4장은 하늘 보좌실의 전반적 광경과 거기서 정규적으로 일어나는 것들을 보여 주는 반면, 5장은 어느 특정한 시점에 발생한 하나의 사건을 묘사하고 있다. 영광스러운 보좌가 4장에 묘사된 이상의 맨 중심이었는데, 이제 5장은 하나님의 우편에 있는 보좌에 놓인 일곱 인으로 봉함된 두루마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4.1)
 일곱 인으로 봉함된 두루마리(5:1)
 모든 사람의 시선이 하늘 보좌에 집중된 가운데, 그 보좌실의 장엄한 예배행사가 잠깐 중단되었다. 요한이 자세히 보니까, 하나님의 오른편의 보좌위에 하나의 두루마리가 있었다. 요한의 시대에 두루마리는 글을 쓰는 일반적 매체였다(계 6:13). (104.2)
 그리스어 성경 본문은 그 두루마리가 여러 성경 역본들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하나님의 오른손에”가 아니라, 하나님의 오른쪽에 있는 보좌 위에 놓여 있었음을 보여 준다(계 5:1). 고대 이스라엘에는 보좌는 넓고 커서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앉을 수 있었다. 왕의 오른편에 앉는 것은 최고의 영예였다(참고 왕상 2:19). 이스라엘 백성은 이스라엘 왕이 하나님과 함께하는 공동통치자(co-ruler)로서 하나님의 오른쪽에 앉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시 80:17; 110:1). 두루마리가 보좌 위에 놓여 있는 것은 그 두루마리를 취하는 자가 보좌를 차지하게 될 것을 암시한다. 그리하여 잠시 후에 예수님이 그 두루마리를 집어 들었을 때(계 5:8) 하늘 아버지의 보좌의 오른편 자리에 앉으셨는데, 이것은 그분이 다윗왕 계통의 새로운 통치자로서 행하는 역할을 의미한다(계 5:5). (104.3)
 그 두루마리는 앞면과 뒷면에 즉 “안팎으로”(계 5:1) 기록된 문서(opisthograph)로 묘사되었다. 양면에 기록된 두루마리라는 것은 많은 양의 내용이 적혔음을 시사하지만,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아 갖고 내려온 언약의 두 돌판을 상기시키는데, 이것 역시 “그 판의 양면 이편 저편에 글자가”(출 32:15) 기록되어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에스겔은 이스라엘의 심판에 대한 계시 속에서 두루마리가 그의 앞에 펴 있는 것을 보았고, “그 안팎에 글이 쓰여 있는데, 애가와 애곡과 재앙의 말이 기록되었”다(겔 2:9-10). 이것은 요한계시록 5장의 두루마리가 하나님이 그의 백성과 맺은 언약 그리고 미래에 대한 예언적 계시와 관계가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105.1)
 이 두루마리는 “일곱 인으로 봉함”되어(계 5:1) 있었다. 고대에 법적 문서의 내용을 비준하기 위하여, 그 문서의 끝에 반지로써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어떤 때는 그 문서의 위조를 막기 위하여, 그 문서를 말아서 실로 맨 다음, 그 실의 매듭 위에 진흙이나 밀랍을 붙이고 그 위에 반지의 도장을 찍었다. 이렇게 인봉한 문서는 인장이 찍힌 밀랍을 깨지 않고는 그 문서를 열 수도 없고, 그 내용을 펼쳐 볼수도 없었다. 오직 그 문서를 열 수 있는 권한을 받은 사람만이 그 인봉을 떼고 그 문서를 열 수가 있었다. (105.2)
 그 두루마리가 일곱 개의 인으로 봉함되었다는 사실은 그것이 온전하고 확실하게 인봉된 것을 보여 준다. 왜냐하면 온 우주에서 아무도 그 두루마리를 열 수도 없고, 그 속의 내용을 읽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계 5:3). 요한의 시대에 문서를 두 개 이상의 인으로 봉하는 것은 드물지 않은 관례였다. 그 당시 로마의 법은 유언이나 증언의 내용이 유효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일곱 명의 증인들의 인으로 봉함되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요한이 그 계시 속에서 본 상징적 두루마리는 그 당시의 법적 문서와 같이 두루마리를 끈으로 둘러 맨 후, 그 끈의 매듭과 그 두루마리의 바깥 가장자리에 밀랍을 붓고 인으로 봉함한 법적 문서와 같은 두루마리였다. 그런 두루마리는 그 문서를 봉한 일곱 개의 인봉을 떼기 전에는, 그 문서를 펴 볼 수가 없었다. 일곱 인을 떼는 것은 그 두루마리를 열어 그 속의 내용을 읽기 위한 전초 작업이다(계 6).1 (105.3)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에서 볼수 있는 인으로 봉한다는 것은 그 기록된 계시를 감춘다는 뜻으로 그 정하신 때가 오기 전에는 인간이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단 12:4, 9; 계 10:4). 요한계시록 5장의 두루마리는 그 속의 내용을 감추고 가리기 위한 분명한 목적 때문에 봉함되었다. 그 두루마리가 봉함되어 있으므로, 아무도 그 속의 내용을 “펴거나 보거나 할 자가 없”었다(계 5:3-4). 이 인봉된 두루마리는 권한을 가진 존재가 그 모든 인들을 뜯기까지는 아무도 열어서 그내용을 펼쳐 볼수 없었다. (106.1)
 이 인봉된 두루마리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 10:7은 그 두루마리의 내용이 죄의 문제를 해결하고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며 그분의 영원한 왕국을 세우시는 하나님의 목적과 관련된 “하나님의 비밀”과 관련된 것임을 보여 준다(계 10:7). 이 비밀은 여러 시대를 통해서 숨겨져 있었으며, 그 일부는 예수님의 초림과 복음의 선포를 통해 부분적으로 밝혀졌다(롬 16:25-26; 고전 6:10; 엡 3:1-12). 그러나 이 비밀은 일곱째 나팔 소리와 함께 궁극적으로 실현될 것이다(계 10:7). (106.2)
 엘렌 G. 화잇은 인봉된 두루마리는“대쟁투”의 기록을 담고 있으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106.3)
“하나님의 섭리의 역사, 나라들과 교회에 대한 예언적 역사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 그분의 권위, 그분의 계명과 율법, 영원하신 분의 모든 상징적 권고 그리고 세상의 모든 나라들의 통치세력들의 역사가 포함되어 있다. 그 상징적 언어에는 지구 역사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나라와 방언과 백성의 영향의 흐름이 포함되어 있다.” 2
(106.4)
 이리하여 이 봉함된 두루마리는 하나님의 구원의 경륜에 대한 상징적 기록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 두루마리가 봉함되어 있다면 구원의 경륜은 아직도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곱째 나팔소리가 울리면서—예수님의 재림 때에—일곱 인봉을 깸으로써 그 두루마리의 인봉이 열릴 때, 그때 구원의 경륜은 궁극적으로 실현될 것이다(계 10:7). (106.5)
 하늘 보좌실의 위기(5:2-6)
 요한이 하늘 보좌를 주시하고 있을 때, 그 보좌실에서 위기가 발생했다. 한 강한 천사가 큰소리로 “누가 두루마리를 펴며, 그 인을 떼기에 합당하냐?”라고 모인 무리에게 외쳤을 때, 모든 예배는 중단되었다. 그 보좌에 놓여 있는 두루마리를 취하고 열어서 그 내용을 읽기 위해서는 합당한 자격과 권위를 가진 분이 있어야 했다. 요한의 시대에 사용한 “합당하다”라는 용어는 한 사람을 높고 명예로운 직분에 적합하게 하는 특별한 자격이 있음을 의미했다. 이러한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은 주로 전쟁에서 기지와 용맹을 떨쳐 위대한 업적을 이룬 특유의 자격을 가진 자를 뜻하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4:11에는 하나님의 창조의 능력에 기초하여 오직 그분만이 영광과 존귀와 권세를 받으시기에 “합당하다”라고 하였다. 그분은 우주를 다스리는 보좌에 앉아 통치하기에 합당하시다. 그러므로 그 두루마리를 취하여 펴보는 일은 신성하신 분만이 소유한 독특한 자격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바로 어린양의 보혈이다(계 5:9). (107.1)
 그러므로 우주에 있는 어떠한 피조물도 이 자격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은 이해할 만하다(계 5:3). 이런 사실은 요한을 슬프게 하였고, 그래서 그는 울기 시작하였다(계 5:4). 24 장로 중의 하나가 요한에 가까이 와서 말하기를 “울지 마라. 유다 지파의 사자, 다윗의 뿌리가 이기었으니, 이 책과 일곱 인을 떼시리라”(계 5:5)고 했다. (1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