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확대경 - 사무엘 상∙하 제 Ⅰ 부 사무엘: 왕도 없고 여호와의 말씀도 희귀함 (삼상 1-7) 제 2 장 법궤: 무가치한 매력, 거룩한 공포 (삼상 4-7)
 사무엘의 지도하에서 그의 백성을 돕고자 하시는 여호와의 마음은 백성의 놀라운 두 가지 반응과 연결되어 있다. 첫째, 그들의 무조건적인 회개; 둘째, 오직 여호와만 섬기겠다는 그들의 결심, 이 결심의 강조점은 오직에 있다. 사사로서의 사무엘의 지도력은 사사기에 여러 차례 반복되는 배도—압제—부르짖음—구원의 사이클로 돌아간다. 그러나 현저한 차이가 있다. 사무엘의 지도하에서 백성들은 회개한다. 사사기에서 하나님이 그 백성을 위하여 여러 차례 개입하신 그 많은 “사이클” 중에서 이스라엘이 회개했다는 분명한 기록은 단 한 군데밖에 없다(삿 10:10-16). 그런데 그것은 무례하고 피상적인 것이었다: “우리가 범죄하였사오니 주의 보시기에 좋은 대로 우리에게 행하시려니와 오직 주께 구하옵나니 오늘날 우리를 건져내옵소서”(10:15). 대조적으로 사무엘 지도하에서의 회개는 진정이었고, 여호와 앞에서 겸비함이 드러난 것이었다(7:4-8). (76.1)
 어떤 종류의 회개라 할지라도 주목할 만한 것이로되 이 여호와께로 “돌아감”을 참으로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이라는 수식어 때문이다. 신명기로부터 열왕기하까지의 하나님의 백성의 역사 속에서 이스라엘은 자주 다른 신들 대신에 여호와를 섬기라고 권고받았다. 그러나 7:3, 4만이 오직 여호와만 섬기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다(Polzin, Samuel, 74). 이스라엘은 그것에 반응하였고, “바알과 아스다롯을 버리고 오직 여호와만 섬겼다”(4절). (76.2)
 폴친은 오직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사무엘상 7장에서 ‘하나님만 섬기라’는 것은 ‘이방신을 섬기지 말라’는 뜻일 뿐만 아니라 ‘왕들도 섬기지 말라’는 뜻이다”(Polzin, Samuel, 78)라고 주장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사무엘상의 작자는 우상 숭배와 왕정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사무엘은 이상에 맞는 지도자이다. 은사가 있는 사사로서 자기 백성을 위하여 여호와께 중재한다. 그는 그들을 위하여 제사를 드린다. 그는 여호와만을 순결하게 섬기라고 백성을 부른다. (76.3)
 그런 해석을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근거는 아마도 백성들이 왕을 요구한 후 8장에서 볼 수 있다. 사무엘에게 전해진 여호와의 반응은 그들의 요구는 우상숭배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 내가 그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날부터 오늘날까지 그들이 모든 행사로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김같이 네게도 그리하는도다”(7, 8절). 폴친은 이렇게 요약한다: “왕을 섬기겠다고 제안함으로 사사 사무엘을 이스라엘이 배척한 것은 다른 신들을 섬기기 위하여 여호와를 버린 것과 같다”(Polzin, Samuel, 78, 79). (77.1)
 사무엘상의 저자가 사사 사무엘을 묘사하는 가운데 이상적인 지도력을 제시한다면 사무엘상 7장은 그런 지도자 아래 있는 공동체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온전히 여호와를 섬기는 것으로 “돌아감”, 여기는 이방신도 없고, 왕도 없다(3, 4절);

 (2) 죄의 고백(6절);

 (3) 여호와 앞에서의 겸비와 두려움, 뽐내는 오만함이 없음(7, 8절);

 (4) 이웃과의 평화(12-14절).

 제사는 있었으나, 궤도 없고, 형식적인 성전에서의 예배도 없었다. 이리하여 사무엘상의 작자는 왕도 없고 성전도 없는 현 상태를 이스라엘이 의연히 대처해가기를 바라며 초기의 이상향에 젖게 한다. 사실상 그는 하나님의 백성은 왕의 권력 없이도, 보이는 성전이 없이도 꽤 잘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반드시 여호와께로 돌아와야 하며, 그분만 섬겨야 한다. (77.2)
 이스라엘의 종교적 경험 속에서 방향 전환은 7장에 묘사된 블레셋과의 설욕전(雪辱戰)에서 생생히 그려져 있다. 궤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다른 평행들과 대조점들은 두드러진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 한번 큰 대중 집회를 열었고, 이번에는 미스바에서 모였으며, 전쟁을 위한 회합이 아니었다. 사무엘은 진실된 영적 쇄신의 경험으로 백성을 인도하고 있었다. 블레셋은 이스라엘의 집회 소식을 들었고, 공격을 감행하였다. 궤를 빼앗겼을 때에, 그 당시에는 이스라엘이 확신에 차 있었고, 블레셋은 두려워했다. 이번에는 사정이 바뀌었다—적어도 이스라엘이 두려워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이 기도하였고, 여호와께서 천둥을 발하셨고, 이스라엘은 대승을 거두었다. (77.3)
 사무엘상 7장에서 그 백성을 위한 하나님의 이상(理想, ideal)을 묘사하는 저자의 의도는 이스라엘을 위한 예언적 이상(異像, vision)과 관련되어 있다. 하나님의 첫째 목적은 옳음과 그름에 대한 예민한 감각이며, 공의와 의에 대한 깊은 이해이다. 이 이상을 추구함에 있어서, 비록 그들이 원해서 하나님이 주셨다 하더라도 거룩한 예식이나 거룩한 물건들은 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사무엘상에서 궤가 빼앗기고 돌아오고 하는 사이에 일어난 놀라운 표적과 기사는 참 신앙을 쇄신하는 것에는 아무 불을 일으키지 못한 것이다. 성경에 따르면 쇄신은 20년이 지난 후에야 이르러 왔다고 하였다. 궤 속에 들어 있는 언약의 돌비를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그 궤가 그의 백성들이 그분과 가지는 관계와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도덕적인 것과 인격적인 것의 초점이 되기를 바라셨다. 그러나 반대로 궤는 마술적인 것, 기계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그 궤가 없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 (78.1)
 어떻게 보면 예레미야 3:16요한복음 3:16을 위한 필연적 준비였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궤가 기억되지도 않고 그것을 찾지도 않을 때가 올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예수의 제자들은 그런 때를 만날 것이다. 한 때 돌에 새겨졌던 언약의 원칙들이 하나님의 선물로 다시 인간에게 주어질 터인데 이번에는 인간의 몸으로 구현될 것이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 1:14). 예수는 우리에게 더 좋은 길을 보여주신다. 하나님을 금 상자 속에 넣으려는 시도는 문제가 있다. 사무엘상 4-7장은 그 이유를 말하고 있다. (78.2)
 사무엘상 7장의 이상(理想)은, 비록 그것이 여리게 그리고 드물게 이해될지라도, 하나의 놀라운 이상이다. 이제 저자는 정말 그 이상을 타협하는 것은 궤와 성전과 심지어 고국마저 빼앗기게 하는 무서운 실수라는 것을 설명하는 이스라엘의 역사의 다른 장을 시작하려고 한다. (78.3)
 ■ 말씀을 적용함
 1. 성물 앞에서. 사무엘상 4-7장의 이야기들은 거룩한 것을 일상적인 것으로, 무의미한 것으로 만드는 부주의와, 거룩한 것을 매우 위험한 것으로 만드는 부주의를 드러내고 있다. 오늘날, 나의 부주의가 어떻게 거룩한 것을 위험한 것으로 만들까? 내 생애 속에서 오랫동안 부주의함으로 거룩한 것을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린 적이 있는가? 무엇이 어떤 물건이나 사건을 거룩하게 하는가? (독자의 연구 노트에 몇 문단으로 요약하여 정리하라). (79.1)
 2. 지도자들. 사무엘상에서 하나님은 우상 숭배뿐만 아니라 잘못된 지도자를 숭배하는 것이 문젯거리라고 생각하신다. 세습적 지도권이 이스라엘을 위한 이상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이유들을 열거하라. 오늘날 기독교계에 있어서 어떤 유사한 경우들을 생각할 수 있는가? 교회는 막강한 지도자 때문에 더 위험한가 아니면 막강한 지도자가 없어서 더 위험한가? (79.2)
 3. 블레셋인들 중의 하나님. 궤를 빼앗고 돌려주고 하는 과정에 드러난 블레셋 사람들의 좋은 점들을 보면서 잠시 동안 그들을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라. 하나님께서 그들을 다루신 방법은 현재 내가 사는 세상에서 나 자신이 현대적 블레셋인들과 더불어 어떻게 지내야 한다고 가르치는가? 내가 참 하나님을 더 충성스럽게 경배함에 있어서 블레셋인들로부터 배울 교훈은 무엇인가? (79.3)
 4. 과장. 내 신앙 경험에 있어서 “과장”이 나를 안정되게 하고, 흔들어 깨우고, 혹은 격려하는 등 좋은 효과를 낸 적이 있는가? (79.4)
 5. 대치. 내 생애에 있어서 성물은 무엇인가? 어떤 경우에 나는 진실한 신앙적 경험 대신에 이것들을 사용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는가? 그런 시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어떤 구체적 단계를 밟을 수 있는가? (80.1)
 ■ 말씀을 연찬함
 1. 법궤. 성구 사전을 이용하여 언약궤가 언급된 문맥들을 살펴서 여러 경우에 관한 목록을 만들라. 자신의 구분 범주를 사용하여 정리하라(예컨대, 성소 건축, 백성 인도, 결정). 궤가 관련된 이 성경의 경험을 사용하여 개인의 영적 경험과 구체적 성물을 관련짓는 일의 강점과 약점을 생각하라. 독자의 생각을 노트에 기록하라. 성물을 유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며,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대는 아마도 예레미야 7장에 나오는 예레미야의 성전에 관한 말씀을 포함시키고 싶을지도 모른다. (80.2)
 2. 인간의 회개, 하나님의 계획. 사사기에 기초하여 인간의 “회개”와 하나님의 구원 행위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라. 회개는 어느 정도로 구원의 선결 조건인가? 그대는, 회개와 관계없이 하나님이 그의 백성을 구원하심으로 그분의 은혜가 그들의 회개를 촉발하기를 바라신 경우들을 발견할 수 있는가? 그대는 그분이 개입하시기 전에 마음의 변화, 행실의 변화를 요구하신 경우를 찾을 수 있는가? 이스라엘을 구원한 사사들의 경험을 기초하여 그대의 목록을 만들라. 그리고 그대의 결론을 노트에 요약하여 기록하라. (80.3)
 ■ 말씀의 추가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