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부갓네살은 침상에서 일어나 조복으로 갈아입기가 바쁘게 수많은
“박사”들을 호출하였다. 국비로 양성된 박사들은 신(神)을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꿈과 징조들의 해석 자료들을 풍부히 가지고 있었다. 박사들은 느부갓네살의 호출을 받고 두려운 고요만이 감도는 어전(御殿)으로 공손히 들어와 배알하였다. 그러나, 잔뜩 신경이 곤두섰던 왕의 심경은 꿈의 내용을 알아야 어느 자료에 근거해 꿈을 해몽해야 할지를 알겠다는 박사들의 답변에 더욱 뒤틀렸다. 왕은 진노하였다. 꿈의 내용도 알아내지 못하는 저들이 어떻게 그 꿈을 해몽인들 할 수 있으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왕은 다시 추상같이, 꿈을 알아내어 해몽해 내라고 재촉했다. 그러나, 박사들이 계속하여 오직
“육체와 함께 거하지 아니하는 신(神)들 외에는(단 2:11)” 그 요구를 응할 수 없다고 대답하자, 왕은 크게 노하여 시위대 장관 아리옥에 명하여 박사들을 멸하라고 하였다. 그 시대의 전제 군주들에게는 가능한 명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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